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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남북관계 개선만이 종북몰이 끝낼 수 있다"재미교포 신은미와 '종북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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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16  21: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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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남북관계 개선만이 종북몰이 끝낼 수 있다"

재미교포 신은미와 '종북몰이'

김두현 /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우려했던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예상되었던 대구가 아니라 전북 익산에서 10일 진행한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의 토크 콘서트에서 인화물질이 투척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 달(11월) 19일 서울 조계사를 출발으로 시작되었던 '신은미&황선 전국 토크 콘서트'(이하, 토크 콘서트)에 대한 종편TV의 종북몰이와 보수단체라 불리는 수구반북단체들의 위협이 계속되면서 충분히 예상되었던 일이다.

   
신은미씨와 황선씨의 통일 토크콘서트(2014.12.9. 대구 동성아트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사실상의 정치테러를 저지른 이는 수구반북단체 회원이 아닌 고교 3학년 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네오아니메'라는 이름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인화물질을 투척하기 하루 전 "집 근처에 신은미 종북 콘서트 여는데 신은미 폭사 당했다고 들리면 난 줄 알라"며 테러를 사전 예고하였고 직접 사제 폭발물을 제작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다. 신은미 씨를 향한 '폭발물 투척' 소식이 전해지자 '일베' 회원들은 용의자 A(19)군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예고글이 올라온 커뮤니티로 '성지순례'를 하고 있고, 그를 윤봉길 의사에 빗대 '의사(義士)'라고 부르기도 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 없는 일이다.

   
 긴박했던 테러 현장

'토크콘서트‘는 결국 마지막 예정이었던 11일의 부산 콘서트가 취소되면서 막을 내렸다. 남북관계가 끊긴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신분인 재미 교포 신은미 씨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6차례의 방북 경험을 나누며 평화와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박한 자리가 '종편'의 종북몰이와 수구반북단체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이은 어린 고등학생의 테러로 인해 중단되는 비극적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분단과 반공, 가족애도 넘어서는 괴물

지난 9일(화) 대구에서 북녘 어린이를 돕기 위해 열렸던 '토크 콘서트‘는 다행히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물론 처음 행사 장소로 예정되었던 ’경북대‘도 취소되고 다음으로 빌렸던 ’대구 YMCA'에서도 행사 불허 통보를 받아 마지막까지 행사가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했었다. ‘경북대’와 ‘대구 YMCA'의 불허 통보 이후 여러 군데 수소문을 했지만 쉽사리 장소사용 허가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행사 사흘 전인 6일(토) 저녁이 되어서야 겨우 '동성 아트홀'로 장소를 최종 확정지을 수 있었으며 여러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장소를 대여해준 동성 아트홀 측이 버텨주어 행사가 성사될 수 있었다. 

물론 행사 당일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의 협박 전화와 행사장 앞에서 벌어진 수구반북단체들의 행사장 원천봉쇄, 극장 난입을 불사한 막무가내식 행동으로 인해 행사가 과연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행사를 주최한 단체들의 치밀한 준비와 경찰의 적절한 협조로 전국에서 가장 보수 반공 분위기가 강한 대구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행사가 치루어지는 역설이 발생하였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내려진 분단과 반공이라는 괴물의 실체를 분명히 볼 수 있었다. 행사를 며칠 앞둔 자리에서 옆 사람과 신은미 씨 관련 대화를 나누다가 ’빨갱이 새끼‘라는 폭언도 들었고 행사를 앞두고 ’당신도 종북이냐‘며 다자고짜 따지는 전화도 받았다. ’신은미&황선 토크콘서트‘에 참여해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전에 종편의 종북몰이로 이미 사람들은 신은미, 황선 씨는 물론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과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을 ’종북‘으로 낙인찍고 있었던 것이다. 

행사 후 신은미씨는 "이번 소동을 겪으면서 재미 동포로서 막연했던 우리사회의 분단체제의 강고함에 대해 확실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말도 했다. “이번 소동을 겪으며 가족들과의 관계가 매우 힘들게 되었다. 내가 다른 범죄를 저질렀으면 가족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나 볼텐데 이번에는 그것도 잘 안 되더라.”며 “우리사회에서 반공이라는 가치는 ’가족애‘보다 위에 있는 것 같다”고. 

그렇다. 우리시회에는 과거에는 ‘빨갱이’, 지금은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으면 그렇게 낙인 찍힌 사람은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권리도 박탈 당한 채 정당한 절차 없이 처벌해도 된다는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다. 그러한 인식이 지난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시기의 민간인 학살로 나타났으며 지난 해의 ‘통진당 사태’와 이번에 벌어진 종편의 ‘종북몰이’, 그리고 결국에는 고등학생의 테러로 이어진 것이다. ‘빨갱이’와 ‘종북’은 말할 권리도 없으며 법에 의해 보호받을 권리는 더더욱 없다는 것이다. 

종편이 만들어낸 '종북몰이'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자. 사실 이번 ’토크 콘서트‘가 이렇게까지 전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언론이 하루종일 방송할 정도로 비중이 큰 것일까? 또 그들이 이야기하듯 북의 체제를 고무찬양하여 대한민국의 안보를 흔들 정도로 위협이 되는 것일까? 오히려 종편의 난리법석으로 각 지역마다 200~300명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소박한 송년모임으로 기획되었던 ’토크콘서트‘를 종북 소동의 희생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종편‘은 처음부터 마지막막까지 ’북한을 “지상낙원”이라고 표현했다느니, “삼대세습을 찬양” 했다느니, 심지어는 “북한 통전부의 지령을 받았다”는 등 ‘토크콘서트’에서 하지도 않았고 확인도 안 된 이야기로 종북 마녀사냥에 열을 올렸다. ‘재향군인회’, ‘고엽제 전우회’ 등 행사장 앞에서 행사를 방해했던 수구반북단체들의 회원들도 ‘토크콘서트’의 실제 내용은 모른 채 종편에서 허위왜곡보도로 방송된 내용을 사실로 확신하고 행사장 앞에서 소동을 벌였다. 하루 종일 편향적인 내용의 시사 프로그램으로 소위 보수적인 시청자들을 끌어들여 시청률을 올린 종편의 ‘안보 장사’에 이번 ‘토크 콘서트’가 이용된 것이며 수구반북단체들은 실체는 모른 채 괴물이 된 종편이 만들어 낸 종북 괴물사냥에 나선 것이다.

   
TV조선’, ‘채널 A' 등 종편들이 나서서 종북몰이에 앞장섰다. 

사실 신은미, 황선 씨가 ‘토크 콘서트’에서 한 북한 관련 이야기는 종편의 북한 관련 프로그램에도 수 없이 나온 이야기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세 쌍둥이’에 대한 북한의 특별한 지원 이야기다. 자기 방송에 나와 탈북자도 버젓이 한 이야기를 ‘종북 발언’으로 둔갑시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종편의 현실이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법이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종편의 마녀사냥과 수구반북단체들의 종북소동으로 인하여 이번 토크 콘서트가 ‘종북 콘서트’로 규정되어 버린 것이다. 법과 제도 위에 종편과 수구반북단체들이 존재하는 퇴행적 행태는 우리사회의 민주적 기초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만이 종북몰이 끝낼 수 있어 

알려지다 싶이 신은미 씨는 대구의 부유하고 보수적인 반공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 한 유명 '어린이 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하다 대학 졸업 후 미국에 건너가 성악가 겸 음악교수를 지냈다. 재미교포 사회에서도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외할아버지는 제헌국회에서 3선을 지냈고 ‘국가보안법’을 발의한 박순석 전 의원이다. 한 마디로 소위 진보좌파 또는 친북과는 거리가 먼 보수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본인도 보수적으로 살아온 분이다. 하지만 우연히 2011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이때의 북한 방문이 그를 변하게 했다. 뿔 달린 사람들이 사는 지옥으로 알았던 북한에도 우리가 사랑해야 할 ‘동포 형제’들이 있었다. 

이 경험담을 엮은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문화체육관광부 선정한 ‘2013년 우수문학 도서’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점차 알려지게 된 신은미씨는 때 마침 남북관계의 단절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북한사회의 현실과 변화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과 통일단체의 단골 초청 강사가 되었다. 이미 이번 종편의 종북 소동이 일어나기 전 2012년부터 수십 차례의 통일 강연을 다녔던 것이다.

대구에서도 지난 2012년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출판사와 함께 독자와의 간담회가 교보문고에서 열렸고 올해 초 경북대에서도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강연회가 열렸다. 그때 했던 이야기와 지금했던 이야기가 전혀 다르지 않다. '북한의 음식과 술를 비롯한 북한의 생활 문화가 우리와 그렇게 다르지 않고 민족적 동질성을 강하게 느꼈다'는 것이 이야기의 대부분이다. 

사실 재미 교포로부터 김정은 체제 이후에 달라지는 북한의 모습을 전해 듣는 것은 슬픈 일이다. 왜냐하면 남북관계가 단절되기 전인 2008년까지는 남한의 수 많은 사람들이 직접 가서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권 이후 악화된 ‘남북관계’는 남북간의 교류를 끊고 말았다. 북한의 현실이 어떤지 직접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 관련 정보는 오직 정부만이 독점하고 국민은 정부가 취사 선택해주는 관련 정보만 알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북한 출입이 자유로운 재미교포인 신은미 씨가 직접 보고 느낀 북한 이야기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운 것이다. 남북 해외 동포 모두가 통일의 주체이지만 분단된 한반도 남과 북에 사는 남북의 동포들이 분단 해결의 실질적 주체임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이유가 어쨌든 남북관계의 단절로 인해 개성공단을 제외하고 교류가 중단된지 6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런 시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한발 떨어져 한반도의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재미교포 신은미 씨가 남북을 잇는 오작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은 장려하고 고마워해야 할 일이지 종북으로 몰아갈 일이 결코 아니다. 다시 남북관계가 정상화 되어 남한 동포들이 자유롭게 북을 드나들며 북의 현실에 대해 직접 볼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신은미 씨의 오작교 역할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내년(2015년)이 그 때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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