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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에서의 기독교 정당한국에서의 기독교 정당 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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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29  13: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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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기독교 정당, 그 가능성 

 [글 싣는 순서] 

 1. 유럽에서의 기독교 정당
 2. 우리역사 속의 기독당
 3. 기독교 정당의 출현
 4. 대중정당이 되기 위하여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들은 현재 국민을 위한다는 이유로 극한적인 대치를 하고 있다. 그리고 '기독당'은 분열되어 있으며 전체 기독교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정치 환경과 풍토 속에서 종교적 편향을 갖는 정당은 대중 정당으로 서기 어려울 것이다. 정당이라는 역사와 시스템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고 특정 종교 이익보다는 종교 본연의 책임과 사명을 앞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독당과 관련한 그간의 모든 평가와 자료들을 정리해 본다. 

1. 유럽에서의 기독교 정당
 
/ 김영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역사신학)

크리스천은 참정권을 가진 시민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뿐더러, 원한다면 정치 활동도 할 수 있다. 크리스천들 각자가 일하는 영역에서 믿음으로 살아야 하므로 정치 분야에도 많은 신자들이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면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 정치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일까?

다종교 사회의 특성을 이해

유럽의 기독교 이름을 띤 정당을 예로 들면서, 한국에서도 기독교 정당이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유럽에서 기독교 이름의 정당을 가진 나라는 별로 없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유럽의 상황은 우리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독일에는 기독교의 이름을 가진 정당이 있다. 보수성을 띤 기독교기민당(CDU)과 기독교사회당(CSU)이 있다. 양당 모두 같은 성향을 지녔으므로 CSU는 바이에른의 CDU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와는 상반된 진보적 성향의 사회당(SPD)이 있고 자유민주당(FDP)이 있으며, 환경 보호를 정책으로 내세우는 녹색당(GP)이 있다.

그러나 ‘기독교’ 이름을 띤 CDU 및 CSU라고 해서 특별히 기독교적이거나 기독교인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80% 이상이 신·구 교회에 속해 있어 어느 정당이든 구성원 대다수가 기독교인이기는 마찬가지다. 국민들은 정치 문제를 두고 정강과 정책에 관심을 둘 뿐 종교를 의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독일에선 기독교 이름을 가진 정당을 교회와 관련해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는 ‘기독교 정당’이라고 할 때 ‘기독교’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즉 종교적인 특색을 표출하는 정당이 된다. 그 당원은 기독교인일 것이고 지지자 역시 기독교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기독교 정당의 배후에 교회가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 점에서 독일의 경우와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그러므로 한국뿐 아니라 우리와 같은 다종교 사회에서 만일 기독교 정당이 생긴다면 불교, 유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정당을 가지려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종교 정당들 때문에 정계는 더 혼란스럽게 될 뿐이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이 기독교 정당을 기독교인들의 모임인 교회와 동일시하거나 특별한 유대를 가진 것으로 인식한다면, 정당이 정쟁을 일삼거나 거기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 교회의 위상은 실추될 것이다.

유럽의 교회는 거의 모든 주민들이 교회에 소속돼 있는 국가 교회이거나 국민 교회인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독일의 교회는 신·구교로 나뉘어 있으나 양자 모두 국민 교회로서 교회 안에 분파나 불협화음은 없다. 반면에 한국에는 많은 교파 교회들이 있으며, 가장 큰 교파인 장로교는 부끄럽게도 수많은 교단들로 분립돼 있어서 교회가 내적으로 통일돼 있지 못한 상태이다.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통일된 목소리나 결집된 힘을 과시하기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처지에서 기독교를 대표하는 정당이 가능하리라곤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신정 정치는 실현 불가능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오래 참으심과 구원의 복음을 전파하며 만민을 전도의 대상으로서 온 국민을 포용하고 끌어안아야 하는 기관이다. 중세 시대의 로마 가톨릭 교회는 정치와 밀착돼 있어서 종교 재판과 세속 재판의 구분이 없었으며, 교황은 교회 국가를 통치하는 한편 유럽의 정치에 개입하고 나라간의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도 했다.

이런 상태가 십자군 운동 이후 르네상스와 인문주의 사상으로 인해 변하게 되었다. 교황의 권세는 도전을 받게 되었고, 종교개혁으로 인해 교회가 분립했다. 계몽 사조 이후 이탈리아가 독립하면서 교황의 영토는 교황청이 위치한 좁은 영역으로 줄어들었고, 동시에 교황의 권세는 완전히 실추되었다.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 교황은 영적 지도자로서 다시 그 위상을 회복했다. 하지만 로마 교황의 권세가 왕권을 제압할 때나 혹은 영적인 지도자로서 다시 추앙을 받게 된 이후, 로마 가톨릭 교회는 정치 위에 있거나 정치를 포용하는 위치에 있었다. 즉 모든 정치적인 세력 위에 교회 세력이 군림하거나 혹은 끌어안으려고 했던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흔히 칼빈이 제네바에서 성경 말씀에 근거하는 신정 정치를 실현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적인 사실이 아니고 신정 정치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말이다. 칼빈은 정치에 참여한 일도 없으며 정치 개혁을 위해 목회한 것도 아니다. 구약 시대의 사사들이 신정 정치를 구현하려 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신약 시대에 구약의 성전(聖戰)이 성립될 수 없듯이 신정 정치도 성립될 수 없다.

신정 정치가 군주 정치 혹은 민주 정치에 대치될 수 있는 정치 이념이나 제도일 수가 없다. 그것은 실제로 지상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정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대행자가 없으므로 신정 정치라는 말은 허구적인 개념일 뿐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정치적인 개념이 아니고,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스리시며 사람과 만물을 구원으로 완성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를 말하는 종말론적인 개념이다.

일반인도 참여하는 정당 이름이 적합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희구하는 자유, 평등, 민권 등의 사상은 성경에서 온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성경이 그런 사상의 유일한 원천이 아닐 뿐 아니라, 그런 사상의 발전 과정에 기여한 사람들이 모두 기독 신자도 아니었다. 자유, 평등, 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한 사람들 가운데 무신론적 인문주의자들도 있었고 계몽주의의 합리주의자들도 있었다. 여성의 평등 사상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를 일깨우고 발전시킨 사람들이 모두 기독 신자가 아니었다.

일반 은총의 삶에 유익한 성경의 교훈이 기독교인들의 독점물일 수는 없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눠야 하며 더불어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국민들의 유익이나 혹은 특정 계층의 유익을 도모하거나 대변하는 정당에 구태여 ‘기독교’란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된다. 19세기 네덜란드의 목사요, 신학자인 아브라함 카이퍼는 정당을 조직해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 그런데 그의 정당 이름은 ‘반혁명당’이었다. 영국에선 요한 웨슬리의 부흥 운동의 영향으로 노동 조합이 결성되고 노동당이 출범했다. 그러나 노동당이나 보수당이나 종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으며 현재도 없다.

한국 정치계의 정화를 위해 혹은 고상한 정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뜻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정당을 조직한다 해도, 종교를 불문하고 그런 이념에 뜻을 같이 하는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해서 일하는 이름을 가진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는 자연 은총 즉 일반 은총의 분야이고 과업이지 특별 은총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교회의 과업은 선교와 구제 봉사이므로 교회는 직접 사랑을 나누는 사회봉사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정당은 권력 장악을 지향하며 따라서 정쟁을 하게 마련이므로 기독교 이름을 띠는 것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기독교의 이름으로 사회와 만인을 위해 사랑으로 봉사하는 사회단체나 시민 단체는 많을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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