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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치와 성경적 가치김판임(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이화여대, 독일 괴팅엔대학 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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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5  15: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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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치와 성경적 가치

/ 김판임(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이화여대, 독일 괴팅엔대학 신학박사)

   
 
세상에서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가 있다. 요즘 한국 사회에서 최고의 가치는 ‘행복’이 아닌가 싶다. 몇 년 전만 해도 “부자되세요”가 축복의 말이었다면, 요즘은 “행복하세요”라는 인사가 더 많이 회자되는 것 같다. 물론 행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건강이고, 건강하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돈이라는 가치관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신약성서가 기록되던 1세기, 선교의 붐이 일었던 지중해 지역, 특히 그리스 지방에선 지혜(소피아)가 최고의 가치로 여겨졌다.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이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모두 지혜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혜를 추구했고, 지혜를 얻으면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것과 같다고 간주했다. 지혜를 얻으면 세상의 최고의 것을 얻었다고 자랑할 수 있었다.

지혜를 추구하던 그리스의 가치관은 소피스트들 (필자는 이 말을 궤변론자가 아니라 ‘지혜추구자’로 번역한다)을 양산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견해를 다 듣고 문제점을 파악한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를 이긴 진정한 지혜의 사람이었다. 그에게 많은 제자들이 따랐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기까지 아테네에는 아카데미아라는 학교가 세워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화권 안에서 배움이 없던 코린토스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복음을 받아들여 새사람이 되었다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었어도, 당시 세상의 가치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그들은 교회에서 지혜의 말을 전하는 아볼로(아폴로)에게 열광하였다. 지혜를 얻었다고 자랑하였다. 코린토스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는 바울의 첫 번 째 편지 1~4장을 보면 아볼로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에 의해 파벌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복음을 받아들인 그리스도인일지라도 세상적 가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이 문제에 봉착해서 바울은 “예수를 잘 믿으면, 네가 원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식으로 감언이설하지 않는다. 바울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지혜에 대항하여 십자가를 내세운다. 십자가는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정반대의 것, 어리석은 것이다. 세상의 가치로 보면 십자가는 어리석은 것, 비참하고 참혹한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는 하나님의 구원능력이다. 세상이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것으로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이것이 성경적 가치관이다.

바울은 좀 더 쉽게 대립적으로 설명한다. 바울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지혜를 ‘세상의 지혜’로 표현하고, 십자가에 담긴 역설적 복음을 ‘하나님의 지혜’로 대립시킨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추구하는 지혜에 대항하여 성령을 대립시킨다. 그리고 지혜를 추구하며 지혜를 자랑하는 그들을 향해 크나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인들의 정체성이라 할 만한 명제를 내놓는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무조건 잘 살고 봐야 한다는 가치관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경제적으로 부를 누리기 위해서는 정치가의 비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경제인들은 정경유착을 당연시했었고, 개인이나 기관이나 정부나 예외 없이 돈이 되는 일이라면 윤리적인 반성 없이 주저 없이 실천에 옮기곤 했던 것 같다.

우리가 고린도 교회에 보낸 바울의 편지에서 배워 행동방침을 세운다면, 예수 잘 믿으면 얻게 된다는 감언이설로 세상의 가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최고라고 여기는 것이 별 게 아니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오히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역사는 사람들이 가치 없게 여기는 것에서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이미 그리스도인들은 필요한 모든 것, 아니, 가장 가치 있는 것(성령)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매우 비참한 환경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랫동안 세상적 가치와 성경적 가치가 혼용된 모습을 보여 온 한국교회에서 이제 교회 여성들은 더 이상 길들여지려고 하지 말고, 성경적 가치를 굳게 붙잡고 세상의 가치와 대결해나가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특히 올해는 선거를 통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기회의 때이니 말이다./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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