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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배우 권병길 형을 보내며
유재무 편집인  |  ds2sg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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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12  23: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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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소년 배우 권병길 집사 77세로 소천
 

   
                           *  고인과 마지막 연극에 함께 한 후배들이 추모 연극을 준비했다. 
   
                                * 2022년 10.28-29 '사천의 선인' 에서의 고인의 마지막 무대

소년 처럼 맑은 미소를 간직한 영원한 광대 권병길 연극 배우가 너무 갑짝스럽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 연극인으로는 드물게 깨여있는 의식으로 우리사회 민주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에 기독교인으로 적극 나섰다. 고인은 1946년 충남 청양읍에서 출생하여 초등학교 4학년 모친과 가족들이 서울로 와 청진동 삼육학교를 거쳐 서라벌예고 10회로 졸업한다(동문 수학한 연예인으로 한인섭, 서인석, 전아(송세윤목사)등이 있다) 

어려서 재능이 많은 어린이 권병길은 초등 시절 웅변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중저음의 안정된 목소리로 청담교회에서의 기억으로는 당시 한완상장로(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지휘하는 성가대에서 서울대생 이근식과 없어서는 안되는 베이스였다. 당시 연극을 하다가 돈이되는 TV로 간 친구들이 많았지만 순수 연극에 대한 애정을 갖고 가난한 삶을 이겨나갔다. 

   
                          * 부친과 함께한 권병길의 어린시절 

그러나 자신이 맡은 일에는 열정을 다하여 대본과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천상 배우였다. 그러면서 원저자나 연출자의 의도를 다면적으로 이해하면서 자신의 색채를 입히지 않으면서도 연기자로 자기 보이스를 보여주는 연극인이었다. 한 때 권병길 형과 연운경 배우가 출연한 연극으로 자유극단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날까" 를 당시 성공회 세실극장에서 봤는 데 의식을 깨우는 내용으로 기억된다. 

1968년 차범석 작 ‘불모지’ 출연으로 극단 ‘신협’을 거쳐 극단 ‘자유’(대표:김정옥)에 입단해 지금까지 활동해 왔으며 수많은 연극무대에서 열연했다. ‘거꾸로 사는 세상’, ‘따라지의 향연’, ‘햄릿’, ‘대머리 여가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 등 130여 편의 무대에 섰다. 영화는 장산곶매의 16mm 장편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 강우석 감독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 임상수 감독 ’그때 그 사람들‘(2005), ’돈의 맛‘(2012),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 등 30여 편에 출연했다. 

   
                        * 웅변대회 초등부 우승(왼쪽 뒷줄 3번째 종이 관 쓴 어린이) 

이런 공로로 대한민국연극제 신인상,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연기상, 영희연극상, 최우수예술가상, 평론가가 뽑은 최우수 배우 등을 수상했다. 해외 공연도 많이 다녀왔는 데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튀니지 하마맡 연극제에 출연했다. 고인은 1987년 전두환 정권 말기 4.13 호헌조치에 반대하는 연극인 시국선언을 주도했고,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후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캐랙터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또 적극적인 사회활동으로 민주화운동과 시위에 향린교회 교인들이나 연극인들과 앞장서 나섰다. 또 후배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관심으로 따르는 이들이 많았다. 항상 수줍은 웃음과 유머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노배우였으나 소년같은 마음으로 있는 분인데 너무도 경황없이 가 아쉼이 많다.  

   

  *고인의 형 권병홍(이름 오류) 대학졸업후 귀향하여 고향 청양서 문화활동 40세에 소천(청양문화원장 역임) 

1989년 영화운동단체 장산곶매가 당시 결성된 전교조를 소재로 제작한 '닫힌 교문을 열며' 에서 교감 선생님 역을 맡아 열연을 보였고, 한국영화의 스크린쿼터폐지반대운동에도 참여했다. 박근혜 정권 탄핵 촛불 시위와 최근의 윤석열 정권 규탄 집회, 지난해 국립극단 자리에 민간자본으로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하는 정부 방안에 반대하는 연극인들의 시위 등에 함께하며 행동하는 삶을 멈추지 않았다.  

1980년 청담교회서 조남기목사의 세례를 받고 입교하여 성가대 활동을 한다. 나는 그때 전도사로 함께 사역했으며 당시 이태원에 어머니와 함께 거주했다. 당시 기독교사상에 있던 박영주목사(기장), 이경성선생 부부, 오균현선배,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 일을 하는 윤창희, 유경희 부부와 함께 어울렸다.  

   
                                    * 조헌정목사와 함께 한 예수평화학당에서  

청담에서는 조남기 목사 은퇴후 1990년 고 홍근수목사님이 목회하시던 향린교회에 출석하면서 문화예술인으로 시민운동에 앞장 섰다. 그리고 그 후임인 조헌정목사와 함께 신앙생활과 사회 활동을 했다. 그리고 2020년 대학로 아트홀에서 ’별의 노래‘ 라는 제목의 자신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공연했고 ’빛을 따라간 소년‘ 이라는 제목의 책도 2022년에 출판했다. 2018년에는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를 도와 경기 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권병길의 신앙생활은 개인주의적이고 기복적인 신앙을 넘어선 사회선교적 지평으로 나갔다. 이미 청담교회 조남기목사의 신학이나 목회도 매우 진보적이며 현실 참여적인 메시지 때문에 모인 분들이 많았기 떄문이다. 그후 고 홍근수목사를 존경하여 향린교회 나가면서 사회 참여의 신앙은 더 확고해졌다. 이전의 전통적이고 외형적인 신앙관이나 잣대로는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그 자신은 이미 교회라는 틀을 넘어서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을 통찰하는 행동하는 신앙인이었다.  

   
 

지난 3월 1일에도 검찰독재민생파탄위기를 반대하는 '비상시국회' 추진위원회 주관 종로 탑골공원서의 주권선언 선포식과 임진각에서의 행사인 평화누리 행진이 마지막 대외 활동이었다. 소천후 고인의 유해는 3월 12일(주) 강동구 중앙 보훈병원에 안치되여 3월 13일(월) 오후 7시 향린교회 교우들과 김희헌목사의 고별 예식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13일(월) 늦은 9시 평소 함께한 연극계 후배들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사실 이런 공연은 쉽지 않은 데 후진들이 그 만큼 고인이 남긴 애틋한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 첫날 부터 고인과 함께한 원로 연극인들이 한걸음에 달려오셨고 자유극장 김정옥이사장과 배우 오영수, 난타의 송승환대표등 지인들의 조화가 고인의 가는 일을 환송하고 있다. 

특히 발인전 같은 일을 하는 분들이 준비한 추모제는 그야말로 권병길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 지를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자유극단 박정자 선생등이 참석한 가운데 극단 '경험과  상상' (대표: 유성) 후배들이 준비한 추모제로 늦은 저녁 9시임에도 많은 연극인 선후배들이 모였다. 이를 보면 권병길 배우가 평소에 어떤 생을 살아왔는 지를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고인은 독신으로 가족이 없다. 혈육으로는 여동생 한분이 계신데 평소 고인을 돌보며 지낸 유일한 가족이었다. 그리고 누님의 자제 조카분이 권병길 배우의 가는 길을 준비하며 애쓰고 있다. 옛말에 "정승네 개죽은 데는 문상을 가도 정승죽은 데는 안간다"는 말이 있는 데 되돌려 받을 길 없고 값을 길 없는 자리에 왕림하는 모든 조문객들의 사랑과 연민에 감사드리고 주님께 그 영혼을 맡기는 기도를 드린다. 

   
 
   
 

이후 고인과 마지막 연극에 출현했던 배우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연극을 고인을 기리는 후진들과 9시경 빈소가 있는 보훈병원에서 할 예정이다. 고인의 유해는 14일(화) 오전 7시 강동구 보훈병원에서 평소 관계하던 연극 영화계와 사회문화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재무목사의 집례로 양재추모공원으로 발인할 예정이다.  

   
 

연세대학교 출신 조성진 후배(마임 배우)와 함께(장청 부산 수안교회 청년대회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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