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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시는 하느님유경재 목사의 10분 설교
유경재 목사  |  yukj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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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17  23: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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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으시는 하느님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

창세기 16장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여종 하갈의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약속을 받은 지 10년이나 지났는데도 사라가 아들을 낳지 못하므로 다급해진 나머지 자기의 여종인 하갈을 남편에게 첩으로 주었습니다. 하갈이 잉태하면서 여주인 사라를 멸시하므로 화가 난 사라가 그 여종을 학대하자 하갈은 그 집을 나와 광야로 도망하였습니다. 그 때 하느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집으로 돌아갈 것과 그가 나을 아들을 통하여 큰 민족을 이룰 것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가 다시 돌아와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이스마엘이라 지었는데 ‘하느님께서 들으셨다’는 뜻입니다. 하갈의 이야기는 창세기 21장에 한 번 더 나옵니다.

창세기 12장부터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계속되는 중간에 두 장씩이나 그 여종 하갈의 이야기가 끼어 있습니다. 우리는 하갈의 이야기 속에서 하느님이 어떻게 그에게 응답하셨으며,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여야 할 것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지연되는 약속 앞에서
먼저 우리는 이 이야기에서 하느님의 약속을 기다리는 아브라함과 사라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라”고 약속하셨는데, 그 약속 이후 십년이나 지나 아브라함의 나이 벌써 86세요 사라의 나이 76세나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 아들을 낳을 아무런 징조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 약속을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다림’은 신앙의 근본인데 아브라함과 사라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10년 동안 고통스러운 가운데도 잘 참고 기다려 왔던 이들이지만 이제는 그 신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사라는 마침내 용단을 내려 눈물을 머금고 몸종인 하갈을 남편에게 첩으로 내어주었습니다. 아브라함도 아무 말 없이 아내의 제안을 받아드립니다. 한편으로 보면 사라는 참으로 위대한 여인이라 하겠습니다. 그는 지금 뼈를 깎는 듯한 아픔으로 하느님의 약속을 성취시키기 위한 위대한 협력자가 되려고 결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길일까요?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무엇입니까?

임신한 여종 하갈의 오만과 주인에 대한 멸시, 이러한 모멸을 견딜 수 없다고 항변하는 사라, 배 다른 형제 사이의 갈등, 이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브라함의 고뇌, 그리고 하갈의 탈출과 추방당함 등이 연속적으로 아브라함의 가정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평화롭던 아브라함의 가정이 순식간에 갈등과 고뇌의 먹구름이 낀 불화한 가정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사라의 그 영웅적이며 희생적인 선택의 결과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하느님의 역사는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지 인간의 어떤 정책이나 계략으로 앞당길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하느님의 약속의 성취가 지연되고 더디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할 일은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 기다리는 시간이 비록 고통스럽고 견디기 어렵다 할지라도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말고 줄기차게 기다려야 합니다.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에 대한 분명한 신앙을 가지고 그 때를 기다리며 그 뜻을 따라 가야 합니다.

우리의 가는 약속의 길이 멀고 험해도 굽히지 아니하고 나갈 때 마침내 그 약속 성취의 날이 동트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비록 어둠에 쌓여 있다할지라도 희망을 갖고 아침을 향해 이 어둠을 뚫고 전진해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이 밤이 길다 하더라도 마침내 동트는 아침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들으시는 하느님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던 하느님이 보잘 것 없는 여종 하갈에게도 나타나셔서 그에게 갈 길을 일러주시며 동시에 번성한 민족의 조상이 될 것을 약속해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는 동안 야훼 하느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삭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으로만 인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바로 이 하갈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민족을 초월해 계신 하느님을 뵈옵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이심과 동시에 이스마엘의 하느님도 되십니다.

사라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하갈의 부르짖음도 들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만 사랑하시고 아랍은 미워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하갈에게 돌아가라고 명하신 것은 사라와 함께 살라는 명령입니다. 공존을 원하신 것입니다. 구약 예언자들이 추구한 종말의 세계는 모든 나라가 야훼 하느님의 통치 아래 모여 함께 사는 세계입니다(사 19:24-25). 하느님은 사람들이 이념을 따라 나뉘어져 싸우는 것을 기뻐하시지 아니하십니다. 이념을 초월하여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시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하느님을 독선적이고 편협한 하느님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만 사랑하시고 아랍은 미워하시는 하느님, 기독교인만 사랑하시고 불교인은 싫어하시는 하느님, 자본주의자들은 좋아하시고, 공산주의자들은 멸하시는 하느님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느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민족과 이념과 빈부의 차이를 초월하여 만민을 똑같이 사랑하셔서 그의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고 내어주신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오늘 바로 이런 하느님을 믿는다고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가 이런 신앙고백을 바로 할 때 이 땅에 있는 모든 차별을 극복해 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의 사명입니다.

만민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은 그 만민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갈의 고통소리를 들으시고 그 아들의 이름을 이스마엘이라고 짓게 하셨습니다. 야훼 하느님은 민족을 구별하셔서, 종교를 보아가면서 그 부르짖음을 들으시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곤궁한 처지에서 부르짖을 때 은총으로 응답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예배당에 찾아 나와 부르짖는 자의 기도만 들으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공장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도 들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광야 같은 사회 속에서 신음하며 부르짖는 모든 하갈의 소리를 들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약속이 지연되는 것 같은 고통의 시기에도 우리의 소리를 듣고 계신 하느님이십니다. 이제 우리가 서두르지 말고 그 약속을 기다리면서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쉬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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