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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이후의 교회를 소망하며
이종록 교수  |  (한일 장신대 구약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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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18  17: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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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이후의 교회를 소망하며


1. 얼마 전 한 공영방송이 내가 아는 어느 교회에서 발생한 문제를 다루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웠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게 한 교회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교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양상이고 경향이라는 점에서, 한국 교회 앞날이 심히 염려스러웠다.

2. 그 교회 담임 목사가 순전히 교회를 자신의 재테크 방편으로 삼았다는 게 쉬 믿어지지 않지만, 이러저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모든 혐의를 다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3. 내가 보기에 그 목사는 상당히 개방적이고 참신하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진 분이어서, 교회에 여러 유명 강사들을 초청해서 설교와 특강을 하게 했는데, 특히 나에게는 어느 해 가을 주일 저녁 예배에 10 주간 연속으로 성경강해를 하는 특별한 기회를 주었다. 그런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고마운 분이다. 

4. 그 목사가 부동산에 밝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마 그가 갖고 있는 그런 개인적인 능력이 그로 하여금 교회 자산을 여러 가지 양태로 활용하게 하고, 그러다 결국 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으로 목회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한 때이다. 

5.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다른 교회들도 상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교회들, 특히 중대형 교회들이 교회를 목회가 아니라 경영의 대상으로 보고, 돈 빌려서 교회 본당 건축하고, 그 건물을 담보로 융자 받아서 복지관 세우고, 그 복지관을 담보로 융자받아서 다른 시설을 세우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6. 그리고 교회들이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지면서까지 무리하게 건축을 하는 원인은 교회들간에 조장되는 무모한 경쟁심, 그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건축을 해야 교회가 존속할 수 있다는 강박증 때문이다. 그리고 원금은커녕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평생 빚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다르겠지"라는 막연한 낙관주의 덫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7. "믿음은 모든 걸 가능하게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 이렇게 목회자들이 자기 최면을 하면서, 철야 금식기도를 하고, 특새를 시도때도 없이 하면서 성도들을 닥달하면 재정적인 압박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 그건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한다. 오히려 교회가 쉼을 주는 곳이 아니라, 목회자와 평신도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안겨주는 곳으로 변했다.

8. 이런 상황에서, <교회 이후의 교회>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형교회를 염원하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대형교회를 꿈꾸고 상업적 코스프레를 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교회는 경쟁을 부추기고 욕망을 증폭시키는 곳이 아니라, 주 안에서 쉼을 누리는 곳이고, 주님 말씀따라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교회의 본질임을 재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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