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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시작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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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0  23: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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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시작에 불과하다

작년 12월 9일 국회의원 총 299명 중 234명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므로 탄핵안이 통과했다. 그리고 지난 92일 동안 온 나라와 국민에게 큰 혼란과 갈등을 유발한 박근혜는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 사상 초유의 파면된 대통령이 되었다. 이에 대한 대가 사회적 비용은 이루 환산할 수 없다. 헌재도 탄핵하는 것이 탠핵을 하지 않는 것 보다 유익할 것이라는 의미의 말을 했다.  

   
 

지난 92일 간 연인원 1500만명이 광장의 촛불을 켜자 소위 '탄기국'의 태극기도 등장했다. 극단적 분열의 국민이 광화문과 시청앞으로 양분 되었다. 지난 92일간 대한민국의 시계는 멈춘듯 했다. 그러나 단 하나의 불상사나 사고 없이 마무리된 것도 기록이지만 탄핵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도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오늘 종편 MBN이 리얼미터를 통해 조사한 결과가 헌재의 대통령 탄핵 인용결정에 찬성 92%, 반대6%, 인용결정 잘했다 86%, 잘못했다 12 %, 구속수사 69.4%, 구속반대 17.8%로 나왔다. 몸과 마음이 따로 간 것으로 보인다.

박이 세계 역사에 초유인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이 된 것은 솔직히 기쁨보다는 슬픔이 앞선다. 어떤 이는 촛불의 승리니 최고로 좋은 날이니 하는 데 이러한 진영 논리는 위험하다.  촛불의 승리는 아직 이르기 때문이다. 아직은 박을 떠받치던 검찰과 국정원 고위 공무원들이 요소요소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극단적인 박의 지지자들이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박의 뻔뻔함은 여전하여 일언반구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정의 운영은 그가 임명한 황교안 권한대행을 통하여 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안은 공범이다.

일부 시민들은 "황교안도 공범이다" "당장 물러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금 차기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것을 즐기며 박근혜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은 교묘하게 피하면서 몸값을 올리고 있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시계를 돌리고 자신의 어록을 대통령기록물에 올리려고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선 관리의 공정을 말하지만 지난 대선에서의 국정원과 군사이버사의 댓글사건에서 볼 때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걱정이다.

그 동안 법무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를 거처면서 종교인 못지않은 매너와 처신 이면의 본질에서 드러난 모습을 볼 때 그가 무슨 일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가 보인 청와대 압수수색의 방해, 특검연장 거부 등 일련의 과정에서 올바른 국정운영을 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국회조찬기도회에서 의미심장하게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는 성경귀절도 언급한다.

황교안 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이제 광장의 시민들은 국회와 정부를 믿고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식으로 타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말을 들을 시민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하고 그 시기를 저울질 하던 여야는 자당의 득실을 따지며 반신반의했고 시민촛불의 강력한 탄핵의지 주장에 마지못해 탄핵을 가결한 것을 기억한다.

처음 탄핵이 가결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꼬리를 내리고 대국민 담화에서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특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 수사에 불과했다. 특검의 대면조사를 거부했고 공중파 공영방송을 제외하고 극우적 성향의 개인 인터넷 방송(정규재)을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해명하므로 오히려 전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박근혜 한 사람 탄핵이 목적은 아니다.

이번 3월 10일 오전 11시에 발표된 헌재의 파면선고를 보고 온 국민은 사필귀정을 외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승리의 함성을 발했만 우리가 박근혜 한 사람 탄핵이나 하려고 촛불을 들고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탄핵이 인용된 날 저녁 7시 촛불시민연대 상황실장 이태호 씨는 광화문광장에 나와서 그런 우려를 언급했다. 우리 국민은 이제 세계에 할 말이 있다. 우리는 잘못된 권력을 심판했고 승리했다. 촛불의 승리이고 민주주의 승리다. 지난 50년 동안 왜곡된 박씨 부녀의 신화를 청산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러나 탄핵은 끝이 아니고 시작이라고 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헌법재판관 8인 전원 일치의 탄핵 인용의 의미는, 가장 알아듣기 쉬운 말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이지만 새누리당 추천 재판관이며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어 온 안창호 재판관의 의외의 보충의견으로 가장 큰 소득으로 보인다. 그리고 박근혜 씨에게 남은 것은 검찰 수사를 받고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실형을 사는 것이다. 

   
 

또 이번 결정에서 재판부는 탄핵인용의 중요한 결정 가운데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고 하는 주문에서 앞으로 이념논쟁이 불식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보인다.

이제 대선 시계는 작동하게 되었고 차기 대선에서 집권이 유리한 후보가 되려는 이들로 인하여 정당과 국민은 또 한번 분열과 갈등의 늪으로 들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이런 갈등의 시간에 우리 기독교는 어느 자리에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런 점을 예측해야 한다.

예언자적 상상력

미국의 신학자 월터 브루거만(Walter Brueggemann)은 1978년에 낸 그의 저서 <예언자적 상상력(Prophetic Imagination)>에서 예언자는 사회구조의 왜곡된 양상을 비판하는 동시에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실상을 적시(摘示)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장로교회에서 그나마 좀 제대로 배웠다고 할 수 있는 인명진, 서경석 목사와 김철홍 교수의 판단과 언행은 신앙 안에서 미래를 조망하며 주의 길을 예비하고 인도해야 할 지도자로서의 혜안은 빵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자기 드러내기, 권력과 명예에 대한 탐닉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상상력과 성직자의 존엄을 세속에 팔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자들이다. 이것은 삼손이 하나님이 주신 힘의 원천을 누설하고 포로가 되어 눈 마저 멀어 짐승처럼 연자맷돌을 돌리게 된 광경과 진배 없다.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 그는 지도자가 아니다. 그런 사람은 시류를 따라 사는 기회주의자다.

학자들은 브루거만의 이런 신학명제 구성의 원류는 개신교 조직신학(바르트)과 유대교 성서신학(헤셀)의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목회자들은 예언자적 상상력을 갖고 눈앞에 보이는 현실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과 약속을 보아야 한다. 마르틴 루터 킹은 그가 암살 당하기 직전에 한 연설에서 두려움 없이 자신의 미래를 역설하며 하나님이 약속의 땅(흑인인권해방)을 보여주셨다고 역설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대통령 탄핵과정의 끝판에 보인 3.1 구국기도회를 이용하여 탄기국 집회에 교인들을 대거 합류시킨 보수교회와 그 지도자들의 비성경적이고 비신앙적인 태도도 비판 받아야 한다. 언제나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종교권이 그  가치를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 되었다. 이는 순복음의 최성규 목사가 "국민통합위원장"으로 가서 순복음을 정치권에 끌어드려 태극기에 성조기까지 들고 거리로 나가게 한 것이다. 이런 정치성 짙은 행사는 앞으로 그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 노인과 교인, 군인이 문제라는 우스갯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미래권력지형도

이번에 헌법과 헌재가 채택한 선고는 박근혜 일개 대통령의 일탈에 대한 탄핵의 의미도 있지만 그 내용에서 볼 때 많은 시사점이 있다. 사실 우리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정치권력으로 꾸준히 비판받아 왔다. 이를 제어할 견제 장치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면이 이번에 언급되고 있다. 

이런 점은 앞으로 차기 정부가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시민들의 요구가 식어서는 안 된다. 제왕적 권력을 분산하고 통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와 언론의 감시가 필수적이다. 그것을 용납하지 않고 받아드리지 않은 정당과 후보에게는 절대로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도록 한 가장 큰 책임은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에 들어간지 이제 한 달도 안 된 비대위원장 인명진 목사는 마치 이 당의 주인인양 탄핵 결정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인 목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고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실 이런 사과는 인명진 목사가 할 대목인가 하는 의문이다. 그는 탄핵 문제로 분열된 당에 구원투수로 가서 나름대로 개혁을 한다고 한 것 밖에 없다. 지난 4년 간 박근혜의 측근으로 호가호위하며 권력과 명예를 누린 이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들은 인명진 목사를 이용한 개혁 쇼를 하면서 일부가 마지못해 사직서와 탈당계를 냈지만 여전히 놀고 먹으며 의원직을 유지하고 각종 예우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의 짐을 대신 지고 사과를 하는 인명진 목사의 언행을 보면 대속의 십자가를 지는 성직자의 모습인지, '바지 사장'인지 알 수 없다는 평이다.

이번에 판결에서 돋보이는 것

헌재 8인 재판관 전원 일치라는 것도 의외지만 민주주의의 원리인 소수자의 논리는 여전하다.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은 보충의견에서 아직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세월호 7시간’의 문제에 대하여 박 전 대통령의 무책임을 꾸짖고 있다. 다수 결정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직무 중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 원칙에 따라 위기 상황” 이라는 의무를 위반 것이라고 보았다.

그 내용은 이렇다. 당시 "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한 시점부터 약 7시간이 지나도록 직접 집무실로 가지 않고 여전히 관저에서 유선 상으로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 식의 소통을 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이라면 "위기에 국가지도자는 신속하게 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지시를 내려야 했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박근혜 한 사람을 응징하고 탄핵하자고 그 추운 겨울에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나간 것은 아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더 이상 정치인들과 정당에만 맡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제 지난 50년 박정희의 근대화 신화와 그 뒤를 잇는 적폐들을 이번에 단절하자는 것이다.

그것을 정치인들이 알아서 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촛불시민들의 의지다. 여야든 정치인들은 더 감시 받아야 하고 더 낮아지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자들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부당한 권력을 탄핵시켰으니 그 권력 밑에서 기생하는 작은 권력들에 대해서도 국민은 감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탄핵은 정당과 후보들에게 대선 시계를 앞당겨 주었지만 그 결과에 대하여 결코 그들의 것만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 탄핵의 승리자는 국민 자신들이고 그런 자신감과 의무를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촛불이든 태극기든 우리는 같은 국민이다. 이제 지긋지긋한 정치권력의 이해에 따라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공작 정치도 끝장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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