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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휘 선생 세월호 연구로 성공회대서 박사 학위 받아
유재무 기자  |  ds2sg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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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2  23: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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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건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 

 고성휘 선생 세월호 연구로 성공회대서 박사 학위 받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증유의 사건으로 마음이 뜨거움이 식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의 생명도 소중하건만 무려 304명의 소중한 목숨들이 구조를 기다리다가 서서히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국가가 국민에게 무엇인가를 근본적으로 질문하게 한 일이다.  바다의 교통사고,  아직까지 세월호 이야기냐?, 고 물었던 이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4년 동안 충분히 세월호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우리는 묻고 싶다. 무려 4년이 되어 감에도 침몰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고 304명의 소중한 목숨을 잃었는데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역사와 국민은 아무리 시간이 가고 돈이 들더라도 온전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원한다,  그리하여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는 모습을 보기 원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은 역사에 각인되고 우리들의 가슴에 남겨지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성공회대 일반대학원의 박사과정의 고성휘 선생이  "세월호 담론투쟁과 주체의 전이현상"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8월 초에 냈다. 양권석 교수의 지도를 받아 지난 2년간의 연구와 현장조사. 가족면담을 통하여 완성된 세월호 관련 최초의 학술연구 논문이다. 그동안 피해자의 관점에서 약간의 감정과 동정의 지지에서 이성과 학문의 영역으로 분석한 것으로 의의가 있다 하겠다. 

고 선생은 고 고영근 목사의 여식으로 서울신대에서 교회음악을 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는 교육학을 전공하고 음악학원을 경영하면서 부친인  "고영근 목민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또 갈릴리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을 하는 가운데 세월호 가족들과 현장활동을 하다가 다시 성공회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박사 학위 받은 것이다.

고 선생은  세월호 사건이 나고 신학자들과 광화문 현장에서 가족들과 동거동락하며 봉사하고 활동을 하다가 성공회대에 입학하여 이 주제를 갖고 노력 끝에 학위를 받은 것이다. 세월호는 시간이 갈수록 잊혀지는 사건이 아니다. 국민들의 관심과 힘으로 세월호를 건져냈고 조사했고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질 것으로 보인다. 
   
                            *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중 이 주제에 대한 연구발표를 하기도 하였다
세월호 사건은 하나의 사고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는 분기점이다. 가족들의 진실규명을 위한 피나는 노력과 특별법, 조사위 구성 그야말로 단일 사건으로는 기록을 남길 일들을 만들어 냈다. 세월호는 "천개의 바람" 이라는 노래도 낳았고 4.16 합창단을 창단했고 이외에도 유가족들의 삶과 투쟁을 담아낸 독립영화 "나쁜 나라"  도 있다. 

이외 호남신학대학교 오현선 교수와 학생들은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전 국민들에게 알리고 기억하기 위하여 팽목항에서 안산까지 보도순례를 하기도 하였다. 안산에서는 장신대 함하렛츠등 학생들이 매주 1회씩 기도회를 갖었고 광화문 현장에서도 천주교(목) 개신교(금)가 번갈아가면서 광장을 지켰다. 촛불집회의 동력도 바로 세월호 사건의 진실규명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리없다. 

여러분야에서 이 주제들에 대하여 기억과 자료로 남겨지기 위하여 연구와 애들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페이스 북에서 광주의 장헌권 목사는 세월호의 아이들의 얼굴과 기록과 추억을 올리고 가족들과 친두들의 안부를 묻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 의하여 세월호는 시간이 갈 수록 되살아 나고 있다. 

논문을 내면서....

2014년 7월. 광장의 찜통 같은 더위 속에 유민아빠의 단식을 지원하기 위해 너도나도 단식을 자청하며 모여 든 사람들의 열정을 잊을 수가 없다. 낮에는 얇은 천막을 관통하는 강한 햇빛과 싸워야 했고 밤에는 양옆으로 지나가는 차량들의 땅을 뒤흔드는 진동을 견뎌야 했던 사람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사람들이 거리로 나섰을 때 속으로는 절망감을 느꼈다. 역사가 퇴보하는 수도 있구나. 절망과 감상을 오가는 사이, 유가족들은 온갖 편견과 욕지거리, 그들을 막아서는 권력과 사투를 벌였다. 부끄러웠다.  

2015년 영석, 민우 아빠 힘내시라고 잘 하지도 못하는 음식을 광장으로 끌고 왔던 일이며 2016년 광장신학을 진행하는 중에 어버이 연합 소속의 몸집 큰 남자 세 명이 중간에 끼어들어 의자를 집어 던지며 난동을 부리는 통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던 광장의 밤. 그 많은 광장의 시간들이 혹 논문을 쓰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보여 지지나 않을까 하는 소심한 갈등을 뒤로 한 채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서 유가족의 절절한 호소와 치열함에 많은 시간을 눈물로 채웠다. 그래서 이 논문은 유가족들이 쓴 논문이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수많은 분들의 열정으로 채워진 논문이다.  

진실을 향한 욕망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도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배움의 기회를 늘 갈급해 하셨던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목사 고영근에게 이 논문을 바친다.
   

* 고 고영근 목사님과 목민선교회 활동을 도우신 분들 뒷편 좌측부터 인명진,
송정홍, 김동엽 목사, 하단 좌로 부터 임형천, 고영근(고성휘) 이해학 목사

세월호의 안전담론과 죽음담론의 상호성 

고성희는 이 연구서의 서론을 안전담론과 죽음담론이라는 축으로 시작하고 있다.

담론은 동일한 언어체계를 다르게 사용하는 방식을 의미하는 데 즉 단어, 표현, 명제 등이 그것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취하는 입장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언어체계를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이유는 담론의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는‘이데올로기적 입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즉 이데올로기적 입장에 의해 담론의 의미가 생산되는 사회적 과정이 ‘담론과정’이다. 담론과정(discursive process)은 담론의 의미생산 방식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맥락에 기초한 의미화 과정이다. 이러한 관점은 담론의 주체형태를 구성하는 담론구성체와 이데올로기 구성체의 관계를 통해 보다 구체화된다(강진숙 '질적연구방법론')

담론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 것인지를 분석하여 그 말 속에 나타나는 기표의 연결구조를 찾아내는데 있다. 예를 들어 지배이데올로기가 안전담론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할 때 기표는 ‘안전-자유-투기자본-배제-통치-권력의 확산’이라는 기표를 연결시켜 이들 의미망 안에 시민들을 가두려 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주체의 저항으로서의 안전담론은 또 다른 기표의 연결 구조를 갖게 되는데‘안전-생명-존엄-죽음의 숭고-배제에의 저항’이라는 기표의 의미망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분석의 과정들은 사태 그 자체가 아니라 사태를 의미론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에 주안점을 둔다.  

개개인에게 모든 말은 자신의 것과 남의 것으로 나뉘지만, 그 사이에서 경계는 이동하고, 그 경계 위에서는 긴장된 대화적 투쟁이 발생한다. 이렇게 형성된 담론을 분석한다는 것은 내외부의 조응관계 속에서 뒤엉켜 있는 권력의 지형, 갈등양상, 저항의 계기, 그 안에 발화하는 개인들의 변화들을 발견하는 탐구의 작업이 된다.  

푸코는 담론 분석을 통해 권력이 일정한 방식에 따라 사회구성원들의 에피스테메를 구성하고 있다고 보았다.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 교환의 법칙, 생물의 규칙성, 말의 연쇄와 말이 갖는 재현의 가치가 질서의 양태에서 유래한다는 것이 우리의 문화를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는지를 연구한 그는 담론분석은 말과 사물의 질서, 타자에 대한 한계, 경험에서부터 지식을 구성하는 형태들까지 분석하여 우리의 밑바탕에 단절, 불안정성, 균열을 되돌려주는 일이라 여긴다.

담론에 관통하는 권력관계를 잘 들춰내고 있는 푸코의 담론연구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의미의 대립과 주체화 과정에서 이뤄지는 실천적 장에 대해서 간과한 측면이 있다. 이를 보완해 주는 담론연구를 본 연구자는 좀 더 주체화 과정에 집중하여 주체의 말을 통해서 문득문득 드러나는 무의식의 과정부터 전이현상까지에서 드러나는 실천적 함의들을 살펴보려 한다.  

고성희는 세월호를 관통하는 7가지 담론분석을 통하여 이 논문을 완성하고 있다.

구자는 세월호 관련 선행연구를 위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국회도서관을 통해 2014년 참사 직후부터 2017년 7월까지 수록된 자료를 검색하였다. 검색 결과 세월호 관련 연구들은 학위논문과 학술지 등에 실린 논문들만 해도 약 2,800여 건에 육박하였다. 이 많은 논문들의 양을 보아도 세월호 참사가 우리나라에 준 충격과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다뤄져왔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세월호를 둘러 싼 지배와 저항의 담론 간 싸움이 전개되는 현상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신학 뿐 아니라 다양한 학술영역에서 세월호 참사는 초미의 관심사와 고민의 대상이 되었다.  

2014년 참사 직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세월호 관련 학술논문은 총 2,800여 편으로 이 중 간접적인 인용논문을 제외하고 직접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다룬 논문 626편을 중심으로 그 흐름을 파악하였다. 논문의 주제어와 논문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분류한 결과 7개의 담론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안전담론, 미디어 담론, 기억담론, 생명 윤리담론, 공동체담론, 치유담론, 죽음담론 등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이 분류과정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우선 2,800여 편의 논문보다 더 많은 수의 논문이 있을 수 있으며, 간접인용을 제외시켰을 때 발생하는 누락의 요소가 있을 수 있다. 또 7개의 담론을 분류함에 있어 연구자의 주관적 견해로 분류되어졌기 때문에 안전, 미디어, 치유, 기억담론처럼 확실한 경계가 나타나지 않는 생명윤리, 공동체 등의 논문들에 대해서는 연구자 본인이 주관적인 판단 아래 담론영역에 위치시켰다.  

7가지의 담론을 분류기준으로 삼은 것은 담론들의 변형과 상호연관성에 있다. 세월호 관련 연구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최근에 논의되는 여러 정치철학자들의 텍스트부터 저 먼 과거의 텍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텍스트를 사용하여 어떻게 독자의 관점에서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지를 연구하여 왔다. 이러한 시도는 담론의 사회적 실천으로서 유의미하다. 페어클라우는 이데올로기의 과정적, 변형적, 유동적 측면을 조명하면서 이데올로기를 사회적 구조가 아닌 담론적 사건에 위치시킨다.  

이는 일반적으로 이데올로기를 구조의 속성으로 파악하는 것과 대조되는 입장인데, 이데올로기의 단순한 재생산보다는 변형에 관심을 갖는다. 담론을 생산하고 통제하며 선별하고 조직하여 재분배하는 일련의 담론형성의 과정들은 헤게모니의 문제와 연결된다. 헤게모니는 부분적이고 일시적으로 획득되며 불안정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헤게모니를 얻기 위해서는 연합을 구성하거나 균열시키기 위한 경쟁(struggles)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와 같은 헤게모니 경쟁 개념은 권력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텍스트들이 이전 텍스트나 관습과 접합되거나 상호텍스트성을 형성한다는 담론적 관점에 부응한다. 예를 들어 안전담론 안에는 기억과 생명윤리, 죽음담론의 상호적 연관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세월호 담론형성 과정의 특이성으로 나타나는 상호텍스트성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권력관계의 협상이나 재생산, 이데올로기적 과정, 이데올로기적 투쟁의 실제에서 담론이 적극 활용된다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비판적 담론분석은 담론 자체가 권력 효과를 발생시키는 요인이자 헤게모니 경쟁이 벌어지는 무형적 공간이 된다고 전제한다.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해 담론과 권력불평등 관계를 규명하고, 담론을 구조이면서 과정으로 정의하며, 담론 간의 갈등을 통해 사회적 역사적 변화를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담론이 언어화된 상징적 매개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그 자체로서 사회적 실천의 형태이며, 담론을 통해 얻어지는 권력의 실질적 이해관계와 지배, 담론의 생산, 유포, 변형에 따른 힘의 불균등한 분배와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세월호 담론의 헤게모니를 둘러 싼 이데올로기의 충돌과 경쟁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변혁의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힘의 불균등한 체계들에 대항하여 이를 균열시키고 사회적 변화를 시도하는 담론들의 변형과 상호적 관계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담론으로서 7가지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변형되면서 새롭게 생산되는 담론의 가장 주요한 핵심을 죽음담론으로 보았고 이는 연구의 참여주체가 극소수였음에도 유가족이 논쟁의 핵심이라 여기는 죽음정치에 대한 저항에 집중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 당 해인 2014년, 1주기가 지난 2015년, 2주기 2016년, 3주기 2017년과 최근 논의되고 있는 4.16 생명안전공원에 이르기까지 세월호 참사의 전환기마다 다수가 참여하는 연구주체로서 주된 흐름이 바뀌어가고 있으며 이 흐름들은 상호 연관성 속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저항담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연대기적 계보로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연도별로 나타나는 저항의 양상들에 대한 연구의 흐름을 묶고 그 속에서 저항담론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정치사회적 관점들에 대한 독자의 해석에 초점을 맞춰보려 한다.

 

항목

2014 (212건)

2015 (200건)

2016 (146건)

2017(68건)

1

안전담론

38.97%

39.5%

39.7%

38.2%

2

기억담론

7.98%

10%

9.6%

17.6%

3

생명, 윤리담론

9.86%

14.5%

3.4%

5.9%

4

미디어 담론

11.27%

17%

20.5%

10.3%

5

치유담론

10.8%

6.5%

8.2%

10.3%

6

공동체 담론

21.12%

12.5%

15.8%

16.2%

7

죽음담론

 

 

2.7%

1.5%

 위의 흐름을 살펴볼 때 매 해별로 담론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담론들은 학술지나 학위논문에 실린 논문을 중심으로 분류한 것이지만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담론이 변형하며 진행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흐름들은 세월호 사건의 공동연대행동의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2014년 4.16일 참사 당일 진도 팽목항에 아무런 시설이나 조치도 없이 찬바람에 떨면서 아이를 기다리며 울부짖던 유가족들의 절규는 ‘이것이 국가인가?’였다. 그 어느 누구와도 협의하지 않았음에도 터져 나왔던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는 전국을 뒤흔들었다. 우리 사회에 너무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곧 국가권력이 우리 자신들에게 했던 말임을 직감하였고, 아이들을 버리고 탈출하기에 바빴던 선원들의 모습에 국가권력자들에 대한 불신이 교차되었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관료주의적 속성으로 인한 조직문화에 대한 불신, 총체적 부실이라는 임계사회를 직감하는 심리적 불안감, 공적인 자아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 이데올로기적 환상 속에 눈먼 자아상의 발견 등의 논의들이 쏟아져 나왔던 국가 및 공동체 담론은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어 2014년 후반기에서 2015년의 기간 동안에는 국가 및 공동체에 대한 반성에서 우리 자신의 자화상에 대한 반성적 흐름이 주류를 이룬다. 자본주의적 논리에 발맞춰 참사 당일부터 빠르게 계산되었던 보험금이나 손배상에 대한 관심에 대비되는 생명윤리 문제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반성의 문제들이 크게 대두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 사회를 구조 짓는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되었고 인간의 존엄성, 경제적 인간에서 호혜적 인간상에 대한 방향성 고찰이나 악과 고난에 대한 신학적 재해석 등의 고민이 나타나게 된다.  

2015년 후반기에서 2016년의 연구경향은 우리 사회의 표면적인 내, 외적 반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담론적 논의들에 깊숙이 발을 들여 놓는다. 참사 당일부터 왜곡된 보도로 일관해 온 미디어에 대한 반성은 201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반성적 담론이다. 지난 해 권력을 수호했던 거대적폐 언론 중심부에서 KBS, MBC 파업이 시작되었다. 이를 지지하면서 부르짖던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의 언론인들의 가슴을 파고드는 이야기는 언론의 횡포에 맞서서 싸워야 했던 세월호 유가족의 피눈물 나는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권력과 이에 편승한 미디어와의 싸움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언론과 싸워가야 하는 주체들의 의지 또한 엿보인다. 언론의 왜곡보도에 대한 반성은 우리 사회를 지배와 저항으로 가르는 담론의 싸움으로 한 발 더 나아간다. 지배담론으로서의 미디어담론이 사회의 중심이 될 때 미치는 폐해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왜곡된 기억과 강요된 망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서 연이어 기억담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에 이른다.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논의의 중심은 기억담론에 대한 것이다. 4.16 기억저장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왜곡된 기억과 단지 외현기억으로만 존재해 있는 기억을 어떻게 암묵기억으로서 현실화시키고 그 기억들을 보존하면서 저항 담론화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흐름은 2014, 2015년에서 보이지 않았던 죽음담론이 2016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는 생명윤리담론이 윤리적 측면의 반성을 넘어서 죽음의 존엄에 대한 문제로 확대,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죽음담론이 나타나게 된 배경은 4.16 생명안전공원을 둘러 싼 죽음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터부의식, 자본의 논리로 보았을 때 죽음이 소비 가치적 측면에서 상품화된 죽음만 부각되는 현실, 탈맥락화 한 죽음에 맞부딪치게 되면서 죽음의 역사성과 숭고함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게 된다. 죽음을 탈맥락화하는 정치적 계산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생명안전공원을 둘러싼 큰 이슈로 등장하게 된다.

 (1) 안전담론

참사 당 해인 2014년에는 세월호 사건을 사고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총 83건의 논문 중 세월호를 사고로 명명한 논문이 27건, 사건으로 본 논문이 5건, 재난으로 명명한 논문이 27건, 이 외 기타 안전관련 논문이 24건이다. 기업형사책임문제, 재난 거버넌스, 승객안전의식, 피난안전설계, 여객선 힐링각 변화, 피난경로 등의 선박사고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과 대응미흡에 대한 제안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2015년에는 세월호를 바라보는 시각이 현저하게 변화한다. 재난안전관리, 지휘체계와 정부신뢰문제가 제기되었다. 참사 직후에는 사고의 측면, 보이는 사실만을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건의 진상을 살펴보게 되며, 이 사건으로 인해 파생되어지는 여러 가지 측면의 문제들을 보게 된다. 특히 재난안전의식에 대한 논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게 되는데,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넘어가면서 안전에 대한 정치적 문제의식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종교, 교육, 사회, 지자체, 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안전관리체제의 확립이 주요 쟁점화 되었다. 결과적으로 안전담론은 사고에서 사건으로, 재난컨트롤타워의 부재와 정부대응양상의 불신에서 사회 각 영역에서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할 기본체제로서의 안전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핵심어는 다음과 같다.

 

2014

2015

2016

2017

안전 담론

위기,재난관리 35.8%, 사고책임 12.34%, 순수 안전의식재고 51.85%, 안전관리, 위기관리, 사고 공중인식, 선박 안정성, 현장지휘체계, 선박사고 인명피해, 기업형사책임, 응급대피, 조난통신, 수색구조작업, 재난관리법제, 재난현장지휘, 인명피해자 구제권리, 지휘관 의사결정, 미필적 고의적용, 학교안전교육, 선장직무, 재난안전인식과 정부신뢰, 비상대비업무, 구성원 핵심가치인식, 재난 거버넌스, 시티즌 십, 승객안전의식, 한국관광안전이미지변화, 피난안전설계, 학교안전전략, 여객선 힐링각 변화, 피난경로, 배제의 정치

재난안전관리, 책임성, 구조 통제단 운영개선, 지휘체계, 리더십, 조직몰입관계, 청소년 재난안전 교육, 재난컨트롤타워, 긴급통신망 구축, 재난 형법, 수색구조체계, 위기관리커뮤니케이션, 안전인식과 정부신뢰문제, 국가위기관리시스템, 국가의무로서 안전

종교시설 안전관리, 신고접수시간 단축 방안, 민첩성 기반, 안전산업, 여객선 안전관리, 재난관리조직, 국제안전관리규약, 재난현장 골든타임확보 개선방안, 고박장치 하중 산정기법, 선원형사책임, 안전의 실존심리학, 코어시스템, 크루즈관광 위험지각, 생활안전, 해양방재정보화, 책임보험, 손해배상책임, 통치성으로서의 안전, 생명관리권력

재난대응지휘체계, 협력적 거버넌스, 재난안전교육, 안전관리평가 지표개발, 응급대응 시스템, 위기관리체계, 조직 유효성, 제도적 환경인식, 제도 공정성 인식, 성과관리 인식, 피난장비분석, 해경홍보조직

 

재난안전의식, 정부신뢰, 배제의 정치→

국가의무로서 안전→

통치성으로서 안전과 권력의 문제→

제도공정성 인식

 〔표 Ⅱ-2〕 안전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안전담론은 김대근의 “안전개념의 분화와 혼융에 대한 법체계의 대응방안”에서 처음으로 안전의 정치사회적 문제제기로 나타난다. 그는 안전의 의미가 혼용되거나 오남용 됨에 따라 재난 및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안전이라는 규범적 명령 혹은 국가적 책무가 통치술로서 내면을 규율하거나 복종시키는 도구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허완중은 “국가의 목적이면서 과제이고 의무인 안전보장”에서 국가 안전과 국민 안전으로 개념을 나누어 누구를 위한 안전인지를, 안전을 빌미로 국가가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의 문제점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이어 하승우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의 안전담론”에서 국가가 안전담론을 내세워 시민의 삶을 관리할 뿐 아니라 이를 자본 축적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허완중에 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하승우는 안전담론을 지배담론의 소산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안전담론에서 소외되는 노동을 보았다. 가장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은 정작 안전에 대한 권리에서 완전히 배제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에서의 안전담론은 안보담론과 결합되어 확산을 막고 노동을 배제하며 고립과 경계지우기를 우선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안전담론이 통치수단의 일환으로서 긴 역사성을 갖고 있음을 지적하며 통치성의 원리를 냉철하게 살펴 본 김정경의 “미셀푸코의 통치성 개념 연구”는 근대국가의 생명박탈 권력적 특성을 가진 규율권력과 현대 국가의 생명관리 권력과 규율권력의 복합적 사목 권력의 형태를 지적하면서 신자유주의의 통치성이 미시적인 간섭까지 미치고 있음을, 미시권력의 탈피를 위한 새로운 형식의 주체성을 추구해야 함을 제시하였다.

안전담론이 지배담론으로서 참사 초기에 사고로서의 세월호를 거론했다면 2016년으로 넘어 오면서 사건으로서의 세월호를 통해 저항담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둠으로써 안전은 이제 시민의 권리를 대변하는 새로운 담론으로서 부각되기에 이른다.  

(2) 미디어 담론

미디어 담론에 대한 논쟁은 2014년 참사 직후 참사보도의 행태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소통의 문제점과 재난 방송에 대한 수용자 미디어 평가, 언론의 추한 민낯을 비판하였고 재난보도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대두되었다. 보도형태의 프레임에 대한 문제제기의 형식이 나타나기 시작하다가 2015년에는 보도형태의 비판을 넘어서 재난보도의 정치성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은 내용을 차지하였다. 또한 재난보도의 정치적 입장에서 나타나는 프레임이 얼마나 사건의 사실에서 벗어나 있고 교묘한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는지를 제시해주고 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언론 프레임 분석을 넘어서 비판적 담론 분석으로서의 언론 및 미디어 분석이 나타났다. 2017년에는 미디어담론과 언론의 정치적 조절행위에 대한 비판이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참사 초기에는 보도윤리와 정확성에 대한 문제를, 중기에는 언론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프레임의 분석을, 후기에는 담론중심적 비판의 흐름으로 바뀌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2014

2015

2016

2017

미디어와 언론프레임

재난보도의 공정성, 재난보도과제, 미디어 패러다임 변화, 소통, 비주얼 뉴스 프레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도구, 수용자 평가, 추한 언론 민낯

언론, 정부불신형성, 비주얼프레임, 재난보도 정치화, 프레임과 텍스트, 참사보도 구성문제, 사건보도의 정치 경제학적 편향, 피해자 비난보도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략, 언론윤리, 방송심의 의미연결망, 비판적 담론분석, 언론의 정치적 기능, 언론피해구제, 정책네트워크, 시기별 뉴스프레임, 재난보도컨텐츠, 기독교 담론, 매체의 정치성, 정치뉴스프레임, 수용자 해석적 프레임

추모의도, 애도분석, 재난보도 자극적 표현, 사회갈등의 의미연결망, 미디어 담론

보도의 공정성→

정치경제적 편향→

비판적 담론, 해석적 프레임→

사회갈등의 의미연결담론

 〔표 Ⅱ-3〕 미디어 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미디어 담론은 보도의 공정성으로 출발하다가 비주얼 프레임으로 굳어진 재난보도 정치화담론의 문제가 제기된다. 맨 처음 보도의 공동성에서 출발하였으나 담론을 형성하는 공동체의 움직임이 시간이 지나면서 텍스트의 상호작용과정으로 변하고 있으며 텍스트를 이해하고 세월호라는 상황에서 새로운 재해석을 해나가면서 그들만의 담론을 만들어가는 변화양상을 주요 쟁점화한다.  

(3) 기억담론 

기억담론은 강요된 망각과 왜곡된 기억과의 대립적 양상을 띠는 담론이다. 세월호 담론에 있어서 기억에 대한 것은 참사 초기에는 공감의 필요성부터 대두된다. 권력이 강요하는 기억에 대한 망각과 왜곡은 사건의 본질을 내부로 깊숙이 인지하는 것을 막고 사고의 외현적 현상으로만 기억하기를 종용한다.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사고로서 기억되는 외현적 사실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의 폭을 줄이고 그저 사고나 사건의 나열로만 인식하게 한다. 세월호 기억담론은 우선 이 외현적 사실로 기억을 분리해 내는 왜곡에 맞선다. 왜곡된 기억과의 대립적 양상에 대한 접근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국가폭력에 의해 강요되는 망각으로부터 기억을 소환하는 문제와 왜곡된 기억에 대한 기억의 재구성, 공감의 필요성을 다룬 부분이며 다른 하나는 기억하기를 위한 실천적 양상으로서 기록정리, 기억저장과 기억 공간 설립의 중요성, 추모관 설립 등으로 나눠진다. 2014년에서 2016년까지는 공감과 기억소환의 문제가 주류를 형성하였고 2017년에는 기억의 영토화 작업으로서의 기록화 과정의 중요성과 추모로서의 기록, 기억공간 형성 등으로 관점이 옮겨진다.

참사 초기인 2014년 기억에 대한 담론은 공감과 치유의 측면이 강하다. 참사 당일부터 권력과 언론은 기억을 탈맥락화시키고 왜곡된 사실인식을 강요하면서 기억하기가 암묵기억으로 전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강요하거나 왜곡해왔다.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정치적 사건을 기억한다는 것의 위험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권력은 기억하기의 고립을 통해 연민이나 나르시시즘적인 ‘타자의 고통을 힐끗 바라보기’로 대체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앞서 미디어 담론에서 제시된 것처럼 기억의 왜곡은 권력이 국민에게 향하는 억압의 출발지점이다. 2015년이 되어서야 세월호 기억담론의 흐름은 기억에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2015년 권수영의 논문은 기억담론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그는 기억의 두 종류, 즉 외현기억(explicit memory, 서술적 기억)과 암묵기억(implicit memory, 비서술적 기억)을 설명한다. 세월호의 기억을 외현기억으로만 존재하게 하려는 권력의 의도와 그 외현기억마저 왜곡된 사실로 일관하게 조작된 언론의 공작에 매개하여 기억하기의 실천적 함의를 축소시키려 하는 것에 문제제기를 한다. 또 한 편의 논문은 미디어 담론과 연관 있는 것으로서 피해자를 오히려 비난하는 언론의 왜곡된 기억에 관한 것이다. 암묵기억으로서의 중요성과는 달리 외현기억을 기록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룬 논문들도 있다. 2017년부터 기록의 저장과 추모의 문제들을 다룬 이들 논문들은 왜곡된 사건과 결별하고 기록화 과정의 충실함과 기억의 영토화, 재영토화 작업들의 중요성을 제기한 흐름이다.

 

2014

2015

2016

2017

기억담론

공감의 길, 고통 내러티브, 공감과 주시의 희망, 잃어버린 인간, 기억저장소, 참사기록, 사건담론의 내용분석, 의미의 동역학, 안전담론, 아카이빙 활동과 성장, 비판적 담론 분석

국가 재난 추모기념관, 슬픈 기억 파토스, 도착의 시대, 시대의 실재, 트라우마, 기억의 재구성, 담론경쟁; 비판적 담론 분석, 기억과 망각

개인의 대안적, 사회적 공감, 사별경험, 융의 집단 무의식, 개성화 사유, 추모기록물, 기억저장소 기록수집활동, 기억의 영토화, 공감능력 상실시대

추모관, 기억하기 실천, 추모활동경험, 공동체, 악과 폭력, 형이상학적, 정신분석적, 정치신학적

 

고통 내러티브, 공감→

기억과 망각, 기억의 재구성→

기억의 영토화와 재영토화작업→

기억하기와실천, 추모활동

 〔표 Ⅱ-4〕 기억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이상의 기억담론의 흐름은 기억이 왜 중요한지, 기억의 단절은 어떠한 억압의 산물인지, 이러한 억압적 망각의 강요가 권력을 어떻게 유지시켜주고 강화시켜주는지 등에 대한 정치사회학적 분석적 측면을 드러내는 담론이다. 기억담론의 저항적 역할은 기억과 망각이라는 대치구조의 역사를 반추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기억의 단절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역사적 관점으로도,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당한 억울한 죽음에 대한 망각의 요구와 왜곡된 기억이 시민들로 하여금 어떠한 심리적 현상을 갖게 하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4) 생명, 윤리담론 

본 연구자는 신학담론의 대다수 논문들을 생명, 윤리담론으로 분류하였다. 그 중 세부적인 분류기준은 생명윤리, 주체, 신정론을 비롯한 신학담론이다. 이들 논문들은 특히 2014, 2015년 두 해에 걸쳐 집중적으로 발표되었는데 그 중 생명윤리를 주제로 한 접근들은 대부분 윤리적 측면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함축하는 신자유주의 질서의 모순에서부터 정치권력과 자본의 유착관계, 경쟁의 논리에서 밀려난 사회적 약자의 정치적 위치, 안전문제에 대한 신학적 재해석 등 좀 더 포괄적인 담론의 흐름들에 다가서지 못한 한계들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를 통해 신학이 사회 안으로 구체적으로 들어 온 측면에서 생명윤리의 긍정성이 나타나지만 좀 더 거시적 담론에 접근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 한계는 세월호 사건이 함축하는 정치권력이 작동하는 사회, 문화, 종교적 의식의 흐름을 신학적 측면에서 재해석해야 하는 과제를 남긴다.

신학담론으로서는 신정론이 단연 우세하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논쟁된 아픔의 신학, 십자가 신학과 마찬가지로 세월호 참사 이후의 부재하는 신에 대한 연구는 그 의의가 크다. 하지만 신학담론은 지극히 정치적이어야 하며 피해자의 입장에 서야 하는 것을 전제할 때 세월호 사건의 밑바탕을 이루는 정치담론들에 단절을, 불안정성을, 균열을 주어야 하는 담론이 되어야 함에도 고난 그 자체에 머물러 있다는 측면에서 신학적 논쟁은 너무나 미약하다. 아픔의 신, 십자가에 달린 신으로 우리 자신과 유가족을 위로할 것이 아니라 세월호 전체 담론에 관통하는 권력구조, 즉 담론의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권력이 기표를 재배열하고 조절하고 통치전략을 변형, 확대하고자 하는 통치 이데올로기적 구조에 저항할 수 있는 정치신학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 또한 이 정치신학담론이 저항담론으로서 자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담론의 실천적 행위에 보다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

생명윤리 담론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주체연구이다. 이 일은 민중 신학의 맥을 잇는 후속연구로서 가치 있는 일이라 하겠다. 2016년 후반을 지나면서 신학담론은 생명윤리에서 목회적 돌봄과 같은 치유담론으로 성격을 전환하는 측면이 강하다. 참사 직후 폭력의 비윤리성과 생명의 존엄성은 어떤 영역에서든지 연구될 수 있는 주제이나 시간이 지나면서 거대담론에 정면 대치되는 주체의 정치적 담론형성에 힘을 기울여야 함에도 오히려 생명윤리에서 치유로, 목회적 돌봄 사역으로 전환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2014

2015

2016

2017

생명, 윤리담론

변신론, 수치심, 급진적 분할의 주체, 생물여성정치, 행정윤리와 타자성, 신정론, 자연의 타자화, 인간의 사물화, 생명정치, 기독교 생명, 교회와 세상, 근본주의적 윤리, 예수의 윤리, 기업윤리, 생명과 정의, 공리주의 비판담론, 한국교회의 침몰

자본주의와 정의, 배제와 포용, 교회의 공적 실천, 악과 고난, 신정론, 성만찬, 감성적 소비사회, 교회윤리적 과제, 인간존엄, 무사유의 삶과 악, 윤리적 의사결정, 내적억압, 경제적 인간에서 호혜적 인간, 공동체원리, 재난신학

사마리아인 비유, 민중신학, 세월호 주체, 상실의 시대, 국가폭력, 억압과 폭력, 명멸하는 부활, 인격성 폭력, 탈신화화, 신정론,

사회윤리,

 

생명과 정의, 인간의 사물화, 예수의 윤리→

악과 고난, 신정론, 재난신학→

억압과 폭력, 탈신화화, 세월호 주체→

사회윤리

 〔표 Ⅱ-5〕생명윤리 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5) 치유담론 

치유담론은 크게 두 가지로 심리적 외상, 트라우마 치유와 정치사회적 애도로 나누어 설명될 수 있다. 초기 연구는 트라우마 치유에 집중되어 있지만 2016년에 들어와서는 정치사회적 애도의 문제로 방향을 선회한다. 치유담론이 저항담론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심리적 외상에 대한 치유가 사회적 애도의 과정이 전제되어 있는 치유이어야 함이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권명수는 “사회적 애도 가능성 연구 : 세월호 사건을 중심으로”에서 목회적 돌봄의 3가지 패러다임, 즉 고전적, 임상목회적, 공동체적 상황적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또 전명희는 “근현대사에 한국인이 경험한 트라우마의 집단적, 역사적, 세대전이적 특성 연구”에서 생존과 안전만을 추구하는 상실의 시대로부터 치유와 회복으로 나아갈 때 기독공동체와 상담자들이 어떻게 도와야 할지에 대하여 제언하였다. 이상철은 한 발 더 나아가 “세월호, 우리의 애도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에서 안티고네의 폴리네이케스에 대한 애도는 크레온으로 상징되는 현실세계의 법칙을 뚫고 나온 실재(the Real)의 귀환이었으며 이는 상상계에서 상징계로 진입할 때 배제되었던 ‘그것(das Ding, the Thing)’이 현실의 질서 밑에 숨어 있다가 융기한 사건이었음을 제시하였다.

사회적 애도로서 치유담론이 제기되는 반면, 트라우마 치유로서 제기되는 치유담론은 개인내적 방향을 향한다.목회적 돌봄으로서 트라우마 치유담론은 사회적 애도와 개인내적 치유의 상호연결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공동체적 과제로서의 치유의 개념이 트라우마 치유담론에 필수적인 것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상담과 치료를 위해 의료진의 투입도 필요한 것이었지만 세월호의 집단적 외상은 진실을 왜곡할 뿐 아니라 진실을 요구하는 주체들을 시민과 분리시키고 그들의 진정성을 폄훼하며 왜곡된 언론으로 일관할 때 치유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게 된다. 따라서 치유는 사회적 애도와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하겠다. 치유담론의 흐름이 아래와 같이 개인내적 치유에서 사회적 치유와 애도, 그리고 집단적이고 역사적인 트라우마에 근거하여 세월호 참사 직후에 보인 한국인들의 집단적 기피현상의 분석 등으로 전환하는 것은 치유담론이 진실을 왜곡하고 봉합하려는 지배담론으로서 개인적 치유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치유가 공동체적인 실천의 장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는 저항담론으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일이다.

 

2014

2015

2016

2017

치유담론

성경적 내적 치유, 외상성 상실의 초기 개입, 멀티 트라우마, 애도에 대한 목회상담적 접근, 외상성 사건 경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유과정의 사회학적 탐색, 불안한 세상

고통의 의료화, 마음의 부서짐, 사회적 참여의식, 공동체 외상

상담경험, 간접외상 스트레스, 소진, 사회적 애도, 치유관계문화적 목회돌봄, 고통의 종교적 의미, 분노 고백 증언, 우울감, 대리외상, 성장경험

트라우마의 집단적, 역사적, 세대전이적 특성

인지적 정서조절전략, 트라우마 상징, 내적 경험, 희생학부모심리, 지역 커뮤니티, 치유공간 지리적 고찰, 가족치료, 목회적 돌봄

사회적 애도

사회적 트라우마

 

내적 치유, 치유과정의 사회학적 탐색→

사회적 참여의식, 공동체 외상→

트라우마의 집단적, 역사적, 세대전이적 공동체적 특성→

사회적 애도, 사회적 트라우마

 〔표 Ⅱ-6〕 치유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6) 공동체 담론 

공동체 담론은 참사 초기에 세월호 유가족의 첫 마디,‘이것이 국가인가?’,‘이게 나라냐’에서 발화되어 전 국민들의 문제제기로 확산되었던 담론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잃어버렸던 공동체 회복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던 참사초기에 형성된 담론이다. 이 담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미디어, 생명윤리, 안전, 죽음 등의 담론의 토대를 제공해준다. 공동체 담론은 다른 담론과는 달리 지배담론과 저항담론 사이의 헤게모니적 갈등으로 지배이데올로기의 안정성을 흔들고 권력관계를 들추어내는 담론의 측면보다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절실하게 인식된 신자유주의질서에 숨겨져 있는 자본의 탐욕에 대한 반성이자, 저항담론이다. 신자유주의질서의 통치성에 있어서 가장 핵심개념인 경쟁의 논리에 저항하는 공동체적 실천의 요구와 다짐의 담론인 셈이다.

국가와 이데올로기, 즉 통치성에 대한 저항, 공동체성에 입각한 시민의식의 형성 이 두 가지 접근이 공동체담론의 핵심이 된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공동체성에서 멀리 떨어진 개별성에의 경쟁적 현실에 충실하였던 자신을 반성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체적 본질을 회복하면서 공리주의적으로 의무화된 개별성의 추락을 거부하고 오히려 개별성으로서의 주체가 공동체적 연대와 실천적 행위로 전환한다는 것이 얼마나 유의미한 일이지를 반성해가는 담론이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성적 고찰은 보다 세밀한 담론질서의 구조를 파헤칠 필요를 제기하였고 이는 곧 미디어, 안전, 생명, 치유, 죽음 담론으로의 토대를 형성하는 전제가 되었다. 특히 박숭인은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신자유주의의 야만적 얼굴”에서 세월호 사건이 보여주는 신자유주의의 민낯은 윤리의 문제, 가치의 문제가 이윤창출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원리 밑에 설 자리를 잃어 돈의 문제가 생명의 문제보다 우선시되는 사건임을 지적한다. 그리고 고통과 눈물의 현장이 신학의 중심주제가 되어야 할 때 근원적인 문제를 파헤치고 제도와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일이 신학의 임무임을 밝히는 것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할 세월호 이후의 신학의 중심주제가 될 것임을 밝힌다.

공동체성에 입각한 시민의식의 형성에 대한 연구에서 이정배는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에서 성서에서 제시하는 공동체는 우주 생명 공동체임을 밝히면서 공동체 역시 생명처럼 상호의존적 경험의 산물인 까닭에 자신의 중심을 항시 약자에 두어야 옳다고 지적한다. 약함에 근거하여 타자의 약함에 공감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며 인간의 약함을 바탕으로 타자들과 공감하게 되는 것이며 서로를 보듬는 새로운 공동체의 중요성을 제안한다.

 

2014

2015

2016

2017

공동체와 국가

조직문화, 조직침묵, 안전불감증, 저항의 일상화, 윤리적 필연, 눈 먼 자들의 국가, 내릴 수 없는 배, 시민성교육, 공적 자아 찾기, 이해와 이데올로기, 사회재건, 개인과 국가의 정치적 관계, 새로운 정치주체, 국가의 총체적 부실, 임계사회 혁신, 유민사회의 인문학적 재난, 국가와 이데올로기, 총체적 부실, 관료주의, 공동체 형성, 임계사회, 새로운 정치주체

국가범죄, 신자유주의와 국가, 마을공동체 자립적 성장, 학교공동체, 공감결함, 탐욕의 문화, 기독교변종성, 담화공동체, 집단정서역동성, 공공성, 인권선언, 공감, 연민, 공공신학, 위험사회

민주주의와 교육, 희생된 이들의 존엄함, 슬픔의 공동체, 공공영역의 종교역할, 애도, 학교공동체, 책임지지 않는 사회, 공동체 욕구, 교육의 정치적 침묵, 잔혹한 낙관주의

집합행동의 개인화, 공동체적 치유의 힘, 예외주의와의 결별, 조직시민행동의 조절효과

 

저항의 일상화, 임계사회의 혁신→

신자유주의와 국가, 공공성→

슬픔의 공동체→

공동체적 치유의 힘

〔표 Ⅱ-7〕 공동체 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7) 죽음담론 

세월호 선행연구에서 나타난 담론 중에서 제일 뒤늦게 나타난 담론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담론이다. 세월호 사건의 가장 핵심은 정당하게 죽을 권리를 빼앗긴 죽음의 사건이라는 것과 국가가 국민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건임을 생각할 때 죽음에 대한 문제들이 왜 뒤늦게 나타났는지 그 이유를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

첫째, 세월호 사건은 ‘죽음’의 사건이 아니라 ‘죽임’의 사건이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죽음에 대한 문제보다 사회적 저항담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4. 16 생명안전공원의 설립에서 불거진 ‘죽음’에 대한 문제는 ‘죽임’과 ‘죽음’을 통칭하여 정치적인 죽음에 대한 대립적인 담론적 지형을 형성하게 한다. 따라서 세월호 사건은 안전을 시작으로 죽음에 이르는 종착점까지 복잡하게 얽혀있는 담론투쟁의 사건이다. 둘째, 죽음을 언급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억압적인 심리현상이 고착되었던 문제와 이에 대한 회피현상이 있을 수 있다. 죽음의 문제는 4.3 제주항쟁, 여순 항쟁, 한국전쟁 전후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을 넘어 5.18 광주민주화항쟁까지 숱한 정치적 죽음에 대한 억압적 심리기제를 학습하여 온 것에 대한 문제로 제기된다. 비록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정치적 죽임과 세월호 사건의 죽임이 동일한 원인은 아닐지라도 통치성의 새로운 형태일 뿐 죽음에 대한 정치의 관여는 변함이 없어, 지배 이데올로기적 담론이 변형을 일으킨 통치성의 문제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조직적 은폐와 강요된 망각의 과정이 위의 학살사건들과 30여년이 지난 세월호 사건과 역사적으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2014

2015

2016

2017

죽음담론

 

 

죽음의식변화, 피해자의 인권, 죽은 자의 정의, 죽음 현저성, 이타적 행위의도,

죽음과 기억의 쟁투,

2016년에 나타난 죽은 자의 정의나 죽음의 의식변화, 그리고 2017년에 나타난 죽음기억에 대한 담론투쟁에 대한 연구의 시점은 4.16 생명안전공원이 제기된 시점과 유사하다. 죽음에 대한 정치와 종교의 태도 때문에 발생하는 유가족들의 2차적 피해는 유가족들이 누누이 제기한 바와 같이 죽음을 투기로서 본다거나 죄악시 하는 것의 부당함에 대한 것이었다. 이들의 저항은 근원적으로 통치 권력이 죽음을 정치화 하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근대적 규율에 복종하지 않는 생명을 박탈하는 죽음의 통치와 근대적 규율의 시대를 지나 죽음을 방치하여 생명에게 윽박지르는 생명권력의 정치로서 삶과 죽음을 통치하려는 구조에 대한 더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하겠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과 마찬가지로 항상 정치적이었으며 통치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며 결국 통치권력의 정치성은 죽음의 문제로 종착되기 때문이다. 또한 죽음담론은 정치권력의 통치무기일 뿐 아니라 종교권력에게도 통치무기로 활용된다. 세월호 사건은 종교권력이 죽음을 매개로 종교적 권력을 유지하고 확산하려 한다는 것을 직시하는 저항을 이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죽음담론의 기저에 있는 통치권력의 정치성으로의 죽음에 대한 문제와 종교권력의 문제, 그리고 억압적인 심리기제에 무기력한 의식들을 분석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표 Ⅱ-8〕 죽음담론 주요 텍스트의 연도별 변화표

2. 죽음담론과 안전담론의 상호성 

본 연구자는 세월호를 관통하는 7가지 담론 중에 가장 핵심적인 담론을 안전담론과 죽음담론으로 보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통치성은 시대에 따라 변형되면서 나타나는 죽음의 정치에 기반한다. 이데올로기를 빌미로 발생된 죽음이 있었다면 신자유주의 질서 내에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는 안전에 밀려난 죽음이 있다. 세월호 사건은 통치성이 죽음의 정치에 대해 변형된 결과물이다. 이 통치성은 안전을 빌미로 사회적 약자들을 사회로부터 지속적으로 분리해 내면서 생명에서 죽음을 떼어 놓는다. 삶과 죽음의 분리, 죽음의 탈역사화, 탈맥락화를 통해 기억을 왜곡하고 망각을 부추기며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면서 또 다른 안전을 매개로 시민의 권리를 전취하고 권력의 범위를 확장하려 한다. 또한 죽음 자체를 존중받지 못하게 하는 심리적 기제를 적절히 활용하여 터부의식을 부추긴다거나 종교적으로 죽음 그 너머를 바라보게 하여 현실을 망각시켜 죽음의 실재를 무덤에 봉쇄하고자 한다. 그리고는 죽음을 무가치하게 만들거나 죽음을 투기의 대상으로 추락시켜 살아남은 자들이 서로를 향해 사소한 이익을 전취하고자 달려들게 만든다. 보험금 계산이나 죽은 자는 뒷산으로 가야한다는 주장들은 모두 권력이 죽음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은폐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들에 가장 이익을 보는 집단은 통치 권력이다. 따라서 죽음과 안전담론의 저항성은 통치 권력의 핵심을 다루는 담론투쟁이 될 것이다.

둘째, 세월호 유가족이 제기한 가장 큰 문제의 핵심이 안전과 죽음의 문제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 사회,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국가, 그리고 죽음의 무가치성의 강요, 그 무가치성에 대치되는 투기로서 자본의 대상으로 죽음을 조작, 삶으로부터 죽음을 배제하고 망각을 강요하는 국가와 종교에 대해 유가족들은 2차, 3차적 피해를 계속 당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많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접근방법으로 세월호를 논할 때 유가족들은 변함없이 안전한 사회와 죽음의 숭고함을 외쳤다. 누구를 위한 안전인가에 절규하였고, 정당하게 죽을 권리를 박탈당한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지도 못함에 통곡하였다. 그리고 ‘산 사람은 살고보자’나 ‘죽은 자는 뒷산으로’라는 막말이 지시하는 망각의 강요를 서슴지 않는 사회를 비판하였다.

신학의 문제에 있어서도 접근의 시점이 달랐다. 참사 직후에 유가족들은 하느님이 왜 우리 아이들을 구하지 못하였나, 그 자리에 왜 하느님이 안 계셨나를 절규했지만 1, 2, 3, 4주기를 지내오면서 꾸준히 비판하는 문제는 죽음에 대해 종교적으로 왜곡된 인식문제였다. 그들은 오히려 시간을 지나면서 자신들과 연대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하느님을 보았고, 고백했으며 그들을 비웃는 자들을 용서하는 고백을 한다. 세월호 이후의 신학에서 신정론은 중요한 문제제기였을지 모르지만 유가족의 요구와 비판의 목소리는 신정론에 있기보다 죽음의 인식을 바꿔나가 죽음이 살아있는 목소리로 우리에게 의미 있는 부활의 희망으로 나타나기를 바랐고, 어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안전한 사회를 주체의 힘으로 이끌기를 원했다. 그 과정에 하느님이, 그리고 기독교인들이 함께하기를 소원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오랜 기간 동안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하면서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 절실한 문제들에 신학은 답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신학이 유가족들에게 절실히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절실히 고민하고 싸워나가려고 하는 문제에 신학이 함께 고민하고 그들의 학문적인 힘이 되어주어야 하며 실질적인 실천의 영역에서 함께 동고동락해야 함이 더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였다.  

백 번의 묵상과 기도보다 한 번의 피켓팅이 더 절실하다고 말하는 유가족에게 신학이 실질적인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둘러싼 통치 이데올로기의 구조를 밝혀내고 밑바닥을 흔드는 치열한 싸움의 이론적 무기가 되어 주는 일, 유가족의 의지를 무력화시키려는 무의식적 억압기제가 그들의 일상적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밝혀내어 흔들리지 않을 자신의 욕망을 향해 가도록 돕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죽음은 잊혀진 것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서 우리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서 부활하는 살아있는 목소리임을 신학은 세월호 담론투쟁을 통해 드러내야한다. 이것이 신학의 자기 사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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