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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왜 다시 읽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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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31  10: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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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균, 쇠“ 왜 다시 읽히나?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의 지리학 교수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1997년 낸 문화 이론서이다(한국에는 2005년 번역) 저자는 '모든 이들의 최근 1만 3천 년간의 짧은 역사(A short history about everyone for the last 13,000 years)'라는 별도의 제목을 붙였다. 유라시아 문명이 다른 문명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라시아 인종의 지적, 도덕적, 유전적 우월성 때문이 아니라, 지리적 차이에 있다는 결론을 저자 특유의 간결한 문체와 폭넓은 자료 분석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그리고 인간 사회 사이의 힘과 기술의 차이는 주로 다양한 긍정적인 피드백 고리에 의해 증폭되는 환경적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문화적 또는 유전적 차이가 유라시아인을 선호할 때(예를 들어, 문어 또는 유라시아의 풍토병에 대한 저항력 발전), 그는 이러한 이점이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지리적 영향(예를 들어, 다른 문화 사이의 상업과 무역을 용이하게 함)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다이아몬드는 유라시아 문명이 독창성의 산물이 아니라 기회와 필요성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즉 문명은 우수한 지능으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 특정한 전제조건에 의해 가능하게 만들어진 일련의 발전의 결과인 것이다. 문명을 향한 첫걸음은 유목 수렵 채집자에서 뿌리내린 농경사회로의 이동이다.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저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건조한 기후, 그리고 가축을 사육할 수 있을 만큼 온순하고 다재다능한 동물에 대한 접근. 농작물과 가축의 통제는 식량 과잉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이 생계유지 이외의 활동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고 인구증가를 지원할 수 있다는 설이 있다.

전문화와 인구 증가의 결합은 서로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기술적 혁신의 축적으로 이어진다. 큰 사회는 지배계급을 발전시키고 관료주의를 지원하며, 이는 결국 국가와 제국의 조직으로 이어진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농업이 발생했지만, 유라시아는 가정화에 적합한 식물과 동물의 종들이 더 많이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일찍이 우위를 점했다.

특히 유라시아에는 보리, 밀 2종류, 식용으로 단백질이 풍부한 3종류, 섬유류, 염소, 양, 소가 있다. 유라시아의 곡물은 미국의 옥수수나 열대 바나나보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씨를 뿌리기 쉬우며 저장하기 쉬웠다. 초기 서아시아 문명이 교역을 시작하면서, 인접한 영토에서 특히 수송에 사용할 말과 당나귀들을 추가로 발견했다. 다이아몬드는 유라시아에서 길들여진 100파운드(45kg) 이상의 큰 동물 13종을 식별하는데, 남미의 한 종(라마와 알파카를 같은 종으로 분류)과 비교했을 뿐 나머지 세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호주와 북아메리카는 플레이스토케인이 멸망한 직후, 아마도 인간 사냥에 의한 멸종으로 인해 유용한 동물들의 부족을 겪었고, 반면에 뉴기니의 유일한 길들여진 동물들은 약 4,000-5,000년 전 오스트리아 식민지에서 동아시아 본토에서 왔다. 얼룩말과 새끼들을 포함한 말의 생물학적인 친척들은 헤아릴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아프리카 코끼리는 길들일 수 있지만, 사육되는 그들을 번식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유라시아인들은 가죽, 옷, 치즈를 얻기 위해 염소와 양을 길들였고, 젖소는 우유, 밭의 경작지와 수송을 위한 황소, 그리고 돼지나 닭과 같은 순한 동물들을 길들였다. 말과 낙타 같은 대형 가축들은 이동수송의 상당한 군사적 경제적 이점을 제공했다. 유라시아의 큰 대륙과 긴 동서 거리는 이러한 장점을 증가시켰다. 이 지역은 넓은 지역에 서식하기에 적합한 더 많은 식물과 동물 종들을 제공했고, 이 지역 사람들이 혁신과 질병 모두를 교환할 수 있게 해주었다. 동서로 방향을 잡아서 대륙의 한 지역에서 길들여진 품종은 기후와 계절의 순환의 유사성을 통해 다른 곳에서 사용될 수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은 다른 위도에서 사용하기 위해 한 위도에서 길들여진 농작물을 적응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는 북쪽에서 남으로 기후의 극단적인 변화로 인해 분열되었다. 한 지역에서 번성하는 농작물과 동물들은 결코 그들이 번성할 수 있는 다른 지역에 도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 개입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럽은 유라시아의 동서 지향의 궁극적인 수혜자였다. BCE 1천년에 유럽의 지중해 지역은 서남아시아의 동물, 식물, 농업 기술을 채택했고, 1천년 CE에서는 나머지 유럽이 그 뒤를 따랐다.

풍부한 식량 공급과 그것이 지원하는 밀집된 인구는 분업을 가능하게 했다. 장인과 낙서 등 비농업 전문가의 등장은 경제성장과 기술발전을 가속화했다. 이러한 경제적, 기술적 이점은 결국 유럽인들이 총과 철을 사용함으로써 최근 수세기 동안 다른 대륙의 민족들을 정복할 수 있게 했다. 유라시아의 밀집된 인구, 높은 수준의 무역, 가축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질병을 광범위하게 전염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는 동물과 인간의 밀집된 개체군 사이에 근접하게 발생한 결과였다. 자연 선택으로 인해 유라시아인들은 광범위한 병원균에 대한 면역력을 갖게 되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과 접촉했을 때, 유럽 질병(아메리카인들이 면역력이 없는)은 다른 방법보다는 토착 아메리카 인구를 황폐화시켰다(질병에서의 "거래"는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 조금 더 균형을 이루었다: 풍토적인 말라리아와 황열병은 이 지역을 "백인의 무덤"으로 악명높게 만들었다).와 매독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래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에 있는 세균인 유럽 질병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유럽인들이 그들의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원주민 인구를 소멸시켰다. 다이아몬드는 또한 중국과 같은 다른 유라시아 강대국보다는 서유럽 사회가 왜 지배적인 식민지 국가였는지에 대한 지리적 설명을 제안한다. 유럽의 지형이 산, 강, 해안선의 자연 장벽에 접해 있는 더 작고 가까운 국가들이 있었다.

직접적인 이웃에 의해 야기된 위협들은 경제 및 기술 발전을 억압한 정부들이 그들의 실수를 곧 바로잡거나 상대적으로 빠르게 경쟁하는 것을 보장해 주었고, 반면 그 지역의 주도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었다. 다른 선진 문화들은 대국적이고 단일화된 고립된 제국에 도움이 되는 지역에서 발전했다. 서유럽은 또한 강력한 농업이 궁극적으로 환경을 훼손하고 사막화를 조장하고 토양의 풍요를 해치는 서남아시아 보다 더 온대 기후의 혜택을 받았다.
   
* Jared Diamond: Guns, Germs, and Steel: The Fates of Human Societies. W.W. Norton & Company, March 1997. ISBN 0-393-03891-2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총, 균, 쇠》. 문학사상사, 2005년 12월

책의 내용(설민석의 책 읽어 드립니다  인용)

1부에서는 한 전쟁을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 군대와 잉카제국의 전쟁으로 당시 스페인 군대의 수는 168명, 반면 잉카제국의 수는 8만명이었다. 1대 500이라는 말도안되는 수의 전쟁이었지만 결과는 스페인의 압승 그 이유를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우선 정보의 차이라고 한다. 잉카제국은 스페인군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었던 반면 스페인군대는 선조들의 기록을 통해 잉카제국을 알고 있었다.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 또 하나의 차이는 바로 '전쟁의 준비'다.

스페인 군대는 완전 무장을 하고 잉카제국에 갔던 반면, 잉카제국은 스페인 군대에 환영행렬로 나아오고, 2000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빗자루(?!를 들고 황제의 길을 예비하면서 나오는 모습이었다. 전쟁이 시작되자 이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바로 총소리 때문이다. 말을 타고, 총을 쏘며 달려오는 군대의 모습을 처음 본 잉카제국 사람들은 모두 도망치고 전쟁은 정오에 시작해 밤이 오기까지 원주민 학살이 계속되었다.

결국 이 전쟁에서 유럽은 발전된 기술, 총과 칼, 갑옷 뿐 아니라 정보, 문자의 힘에 의해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럽이 아메리카를 정복할 수 있었던 진짜 힘은 '균'이라고 하는데요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통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유이 어떻게 아메리카나 아프리카보다 뛰어난 기술을 가질 수 있었는가? 그 시작은 '농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농업이 만들어낸 거대한 나비효과를 보게 된다. 농업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정착생활을 하고, 인구가 증가한다. 사람이 모이고 마을, 도시, 제국이 형성되면서 사람들은 '협업'과 '분업'을 한다. 분업이 시작되면서 각 사람이 한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가 되게 되고, 이 전문가들에 의해 기술은 발전한다.

또 농업을 시작하면서 이 농작물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문자'가 탄생합니다. 인류 최초의 문장이 보리 몇 자루, 밀 몇 되 이런 내용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농업이 가져다준건 비단 기술의 발전 뿐만이 아니었다. 농업을 시작하면서 가축을 기르게 되었고 이 가축으로부터 여러가지 전염병, 곧 균을 얻게 되죠. 가축이 없는 지역에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의 미대륙개척 과정에서 전염병에 의해서 말그대로 '몰살'당한다.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도 농사를 짓기는 했다, 그러나 확산이 되지 않았기에 기술의 발전속도가 유럽보다 뒤쳐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확산이 되지 못한 이유로는 지리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세로로 긴 대륙의 형태를 가진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는 한 대륙안에서 위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기후 식생이 달라 농업이 확산되기 어려운 환경적 요인을 가지고있고, 가로로 긴 형태를 가진 유라시아대륙은 농업이 확산되기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에는 또 한가지 행운이 있는데, 바로 가축이 될 수 있는 포유류가 많다. 아프리카, 아메리카에도 물론 포유류는 많지만 가축이 되는 조건에 부합하는 동물이 적었다. 가축의 조건 첫번째는 '식성'인데  초식이냐 육식이냐의 문제를 떠나서 잡아먹을 수 있는 정도로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양의 사료, 즉 먹이가 필요한가의 문제다.  사자와 소를 비교하면서 설명하는데 같은 양의 고기를 제공하는 사자와 소를 키운다고 할 때 소 한마리를 키우는데 옥수수 4500kg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사자에게는 소 10마리가 필요하다고 했을 때 사자한마리를 키우는데는 옥수수 45000kg이나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성비가 중요하다는 것이 첫번째 조건이다. 두번째 조건은 '성장속도'인데 잡아먹을 만큼 자라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야 한다는 것인데 고릴라와 코끼리를 예로 들고 있는데 성장속도가 느린 동물은 가축으로 기르기 적합하지 않다. 세번째로는 '성격'이다.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는 성격을 타고난 동물은 가축으로서 부적한데, 이 외에도 세 가지 조건이 더 있고 그 조건에 부합해야만 가축으로써 유용한 동물이 된다.

유라시아대륙에는 이 조건에 해당하는 동물이 13종류에 달하지만 아메리카 대륙에는 한 종의 동물만 가축이 될 수 있다. 유라시아 대륙의 사람들은 13종에 달하는 가축들에 의해 '균'을 얻게 되었다. 지리적요인, 환경적 요인이 만들어낸 이 '균'의 차이가 이후 미대륙 개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

총균쇠의 4부에는 유라시아 대륙 내에서의 비교설명도 하고 있다. 기술적인 차이로 따지자면 유럽보다는 아시아, 중국이 훨씬 먼저 발전했음에도 왜 중국은 미대륙을 발견하지 못했을까에 대한 설명이다. 불과 200년 전까지도 줄곧 세상의 중심이었던 아시아, 세계의 4대 성인 중 3명이나 아시아인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에게 뒤쳐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도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중국은 그 당시 유럽보다 훨씬 더 뛰어난 조선력과 기술력이 있었지만 명나라때 중국의 통일과 쇄국정책으로 인해 중국은 그대로 고립되고 만다. 자기들이 세계의 중심이며 최고라고 자부한 중화사상. 다른나라들은 오랑캐라며 무시한 중국의 오만이 불러온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다.

반면 유럽은 수없이 많은 국가로 분열되어있고, 각 국가가 옆 나라에 비교하며 서로 경쟁하는 사회였다. 자신들보다 앞서가는 나라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경쟁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탐구하고,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회의 모습. 이것이 유럽과 다른 아시아국가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백인과 흑인의 차이 유럽과 아프리카, 유럽과 중국, 아시아와 아메리카의 차이는 신의 축복, 저주나 유전자와 같은 선천적인 차이가 아닌 환경적 요인이고 그 환경에 살아가게 된 유럽인들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의 굿모닝 2020s

”오늘부터의 세계는 ‘팬데믹 일상화’ 위기 인정이 먼저다“ (경향신문 3월 31일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이채로운 지식인이다. 두 가지 점에서 그러하다. 첫째, 그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공적 지식인’이다. 전문적 지식인이 지식사회 안에서 학술 연구로 주목받는 이들이라면, 공적 지식인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적 담론을 펼쳐 대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이다. 다이아몬드는 2005년 미국 ‘포린 폴리시’와 영국 ‘프로스펙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공적 지식인 가운데 아홉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둘째, 다이아몬드는 생리학ㆍ지리학ㆍ인류학ㆍ역사학 등을 포괄하는 ‘빅 히스토리 문명학자’다. 자신의 존재를 알린 ‘제3의 침팬지’ 이후 그는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대변동’ 등을 발표해 인류 문명의 역사에 대한 통찰과 흥미를 선사했다.

이 가운데 ‘총, 균, 쇠’는 다이아몬드 초기 문명 연구를 대표하는 저작이다. 이제까지 그 누구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문명의 기원과 발전, 그리고 불평등에 대해 그는 지리학ㆍ인류학ㆍ고고학ㆍ언어학ㆍ역사학ㆍ생물학ㆍ유전학ㆍ병리학ㆍ생태학 등에 기반해 거시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분석을 시도했다. 문명의 역사에서 왜 어떤 민족은 지배하고 어떤 민족은 지배 받게 됐는지의 원인을 박진감 있게 추적함으로써 ‘총, 균, 쇠’는 인류의 역사와 문명 이해에 한발 더 가깝게 다가서게 했다.

‘총, 균, 쇠’를 관통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민족마다 역사가 다르게 진행된 것은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는 그의 가설이다.

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다이아몬드는 먼저 700만년 전부터 1만3,000년 전까지의 인류 진화의 역사를, 그리고 지난 1만3,000년 동안 각 대륙의 환경의 영향을 살펴본다. 이어 그는 문명의 불평등을 가져온 궁극적 원인으로 식량 생산의 차이, 가축과 농작물의 가축화 및 작물화의 차이를 주목한다. 흥미로운 것은 식량 생산의 전파에서 각 대륙의 ‘축의 방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가정이다. 유라시아의 동서 방향이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남북 방향보다 유리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는 문명 불평등의 직접적 원인을 분석한다. 대륙에 따른 지리적 환경의 차이는 병균의 진화, 문자의 발명, 기술의 발전, 정치의 등장에서 차이를 가져왔고, 이 차이는 유라시아가 아메리카를 정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정리하면, 환경의 차이는 특히 유럽으로 하여금 총기, 병균, 철제 무기 등을 갖게 함으로써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지배하게 만들었다는 게 다이아몬드의 결론이다.

‘총, 균, 쇠’의 후속 연구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붕괴’와 ‘어제까지의 세계’를 내놓았다. ‘문명의 붕괴’가 위기와 몰락을 겪어야 했던 문명들의 역사에 대한 탐구를 통해 그 교훈을 도출한다면, ‘어제까지의 세계’는 과거 문명과 현재 문명에 대한 비교를 통해 전통과 현대의 화해 및 공존을 모색한다. ‘총, 균, 쇠’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는 다이아몬드의 인류 문명 연구 3부작을 이룬다.

이러한 다이아몬드의 문명 연구에 대해선 활발한 논쟁이 진행됐다. 특히 환경결정론은 뜨거운 쟁점이었다. 다이아몬드는 자신이 말하는 환경을 좁은 의미가 아니라 넓은 의미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다. 그가 말하는 환경은 생태적 환경과 지리적 환경을 모두 포괄했다. 인간이 환경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동시에 그 환경에 구속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을 주목할 때, 다이아몬드의 문명 연구는 인류와 환경 간의 장구하고 드라마틱한 역사를 분석해온 셈이다.

2020년대와 국가의 미래
‘어제까지의 세계’ 이후 다이아몬드의 관심은 이제 문명의 미래로 향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와 ‘대변동’은 이 관심을 구체화한 저작들이다. 특히 지난해 나온 ‘대변동’은 문명의 위기와 해법을 국민국가적 차원에서 조명한다.

다이아몬드는 개인의 위기 대응 방식이 국가의 위기 대처 방법을 탐구하는 데 유용하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그는 세 쌍의 국가 위기를 주목한다. 다른 국가가 야기한 충격에 격변을 맞은 ‘핀란드와 일본’, 내적 갈등으로 갑자기 위기가 폭발한 ‘칠레와 인도네시아’, 제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점진적으로 확대된 위기에 시달린 ‘독일과 오스트레일리아’가 그것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일본, 미국, 세계사회의 현재진행형인 위기를 더한다.

위기를 극복하고 싶다면 위기 자체를 먼저 인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충고다. 이러한 다이아몬드의 탐구가 그렇다면 2020년대 인류의 미래에 함의하는 바는 뭘까. 다이아몬드는 위기 분석으로부터 여섯 가지의 미래 제안을 이끌어 낸다.

첫째,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변화를 주도할 책임을 수용해야 한다. 둘째,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대한 선택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셋째, 당면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표본으로 삼을 만한 국가를 찾아야 한다. 넷째, 문제 해결을 위한 첫 시도는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연속적인 시도에 대해 인내해야 한다.

다섯째, 국가에 어떤 핵심가치가 유효한지를 숙고해야 한다. 여섯째, 자신의 능력을 정직하게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다이아몬드의 제언이 다소 진부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자신이 지적하듯, 이 당연한 충고는 많은 경우 과거에도 무시됐고, 현재에도 무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재고돼야 한다. 나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미래의 세계사회에서 인류를 위협할 네 가지 문제인 핵무기, 기후변화, 세계적 자원 고갈, 세계적 차원의 불평등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다. 이 위기들을 대처하는 데 다이아몬드는 국가 간, 다자 간, 지역 간, 세계적 수준의 협정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그가 전망하듯, 파괴라는 말과 희망이라는 말이 벌이는 경마에서 우리 인류는 희망이라는 말의 승리에 기대를 품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위기에 대한 정직한 인식이다. ‘대변동’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국가가 위기의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위기를 담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다이아몬드는 솔직하게 ‘위기’를 인정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통해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 더 나은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대변동’의 부제가 ‘위기, 선택, 변화’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앞서 말했듯, 다이아몬드는 인류를 위협할 네 가지 문제로 핵무기, 기후변화, 자원고갈, 불평등을 제시했다. 이제 여기에 현재 진행 중인 팬데믹이 추가돼야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인류에게 비규칙적이지만 주기적인 바이러스 폭풍 시대가 열렸음을 알려준다.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균의 무서움을 이미 강조한 바 있다. 팬데믹의 위험이 일상화되는 ‘위험의 뉴 노멀 사회’로 우리 인류는 빠르게 진입해 들어가고 있다. 다이아몬드가 제시한 해법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결코 작지 않은 셈이다.

한국사회와 ‘대변동’
다이아몬드의 문명 연구가 우리 사회에 함의하는 바는 뭘까. 앞서 살펴봤듯, 다이아몬드는 ‘대변동’에서 오늘날 직면한 국가의 위기와 그 대처 방안을 제시한다. 2020년대를 여는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돌아보면, 1945년 광복 이후 우리 사회가 걸어온 산업화 30년과 민주화 30년은 자랑스러운 과거였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 고령사회, 경제적ㆍ정치적 양극화라는 현재와 미래에 적지 않은 국민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위기가 아니더라도 그 입구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 우리 사회가 마주한 시련은 지구적이자 일국적이다. 기후위기, 팬데믹과 같은 위험사회가 지구적 의제라면, 불평등, 고령화, 정치 양극화는 일국적 의제다. 다이아몬드는 위기에 대응하는 데 정부와 의회의 정치적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주장이 2020년대의 우리 사회에 함의하는 바는 분명하다. 정치사회의 선진화가 바로 그것이다. 혼돈의 총선을 지켜보는 안타까움이 더없이 크지만, 그만큼 더더욱 정치의 선진화가 너무나 중대한 과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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