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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그리고 노인시대김인주 목사의 제주도 편지
김인주 목사  |  thpr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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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4.11  09: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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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익장 그리고 노인시대

/ 김인주목사(제주 봉성교회, 독일 에어랑겐 수학)

십자군 원정은 빗나간 학살과 약탈로 점철되기 일쑤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추한 약탈로 비판받는 경우가 네 번째 원정이다. 베니스가 주축이 되었던 원정대는 성지로 향하는 길목에서 동로마의 중심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그곳에 자기들의 나라를 건설하였다. 동로마의 보물들을 빼앗아 온 것 말고도, 지중해 동부의 해상패권을 차지함으로써 베니스는 영광의 시대를 열어가게 된다. 당시 베니스 총독이었던 엔리코 단돌로는 전쟁영웅으로 기록되었다.

정확한 생몰연대가 분명히 남아있지 않긴 하나, 출정당시 단돌로는 꽤 많은 나이였다. 여든은 훌쩍 넘긴 고령이었고, 백 살 가까운 나이였다고 추정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무장을 한 채로 뱃전의 최선두에서서 전투를 지휘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시각에 장애가 있는 상태였다. 완전히 실명한 상태였음에도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였다는 기술들은 적잖게 과장된 찬사일 것이다. 큰 일을 감당하기에는 무시할 수 없는 장애가 있었음은 분명하다. 노익장을 과시한 역사상의 인물로 꼽힐만한 인걸이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 귀감이 될만한 인물은 아닌 것이 아쉽다 하더라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줄기차게 활동한 사람들을 우리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제주와 관련하여서 돋보이는 인물은 김만희이다. 황해도 월성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후, 고려 말기에서 조선 건국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격변기에 그는 활동하였다. 신돈의 개혁에 반대하여 탄핵을 주청하는 상소를 공민왕이 거부하자, 관직에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신돈이 권세를 잃고 처형당한 후에 나라의 부름을 입었고, 좌정승에 제수되었으나 병을 사칭하고 귀향하였다. 고려왕조가 문을 닫고, 조선조를 창업하면서 태조 이성계는 그를 중용하고자 하였지만, 불복하였다. 이에 격분한 태조는 그를 제주로 귀양 보내었다. 이때 그의 나이가 80이었다.

애월읍 곽지리에서 그는 11년간 귀양살이를 하게 된다. 아내와 아들은 이미 별세한 터라, 손자만을 데리고 입도하여 제주의 산천에 정착하여 살았다. 해벌되자, 그는 홀로 황해도 고향으로 돌아갔다. 손자 예와 증손자 봉은 제주땅에 정착해 살도록 하였기에, 이들이 김해김씨 좌정승공파의 선조들이 되는 셈이다.

예전에 비해 훨씬 풍성해진 먹거리와 보편화된 의료서비스의 덕택으로 우리나라의 평균수명도 매우 늘어났다. 70세 이상이면 장수한 것이라는 말은 이제 옛이야기일 뿐이고, 큰 탈이 없으면 누구나 그 이상 살아가는 시대가 되었다. 문화적인 수명도 한 세대 이전에 비한다면 크게 불어났다. 마리아 칼라스는 40세가 되면서 은퇴하였는데 당시 성악가들에게는 보통 환갑으로 일컬어지던 나이였다. 우리나라의 운동선수들도 30세가 가까워지면 노장이라 불리우면서 은퇴할 날을 계산하던 시대였다. 격세지감이 든다.

기대할 수 있는 수명이 늘었다고 하지만, 끝까지 왕성한 활동으로 삶의 보람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매우 적다. 위에 예로 제시된 두 사람은 이러한 측면에서 상위 1%에 드는 경우에 해당된다고나 할 것이다. 대다수의 노인들이 빈곤과 외로움 속에서 연명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것이 과연 축복스러운 일인가는 곤혹스러운 질문도 제기된다. 이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와 투자가 시급하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이 거쳐가야 하는 인생의 마무리이다. 현재 경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세대가 자신을 위한 과제로 이를 해결해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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