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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호교수의 기후재앙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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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10  23: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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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기후재앙의 현실에 대한 오늘의 과제와 윤리적 책임

정경호복사/ 영남신학대학교 은퇴 교수, WCRC세계개혁교회연맹 실행위원, 대구 교회협 대표 역임, 생명평화마을 연구소(현), 영남신학대학교, Union Theological Seminary, New York, NY에서 Christian Social Ethics(Ph.D) McMaster University, Hamilton에서 Religious Education/Theology 전공

   
 

오늘날 지구촌 세계의 곳곳에서 기온의 상승으로 인한 기후 재앙의 소식들을 접할 때마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익히 아는 바대로 지구 온난화의 원인 물질로 손꼽히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중 하나이다.

이런 온실가스의 배출로 산업화 이후 지구의 온도는 1℃ 상승했는데 지구 온도가 1℃ 더 오르면 가뭄이 지속되고, 농부들은 농토와 거주지를 잃고, 물 부족 인구는 5천만 명으로 증가하며, 킬리만자로의 만년빙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만약 기온이 2℃ 상승하면 사용 가능한 물은 20~30% 감소하고, 해빙이 녹아 해수면이 7m나 상승할 것이어서 남태평양의 섬들을 대부분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재앙은 가난한 남반구의 나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은 너무나 뻔한 사실이다.

기후변화의 문제가 기후위기의 문제로 그리고 기후 재앙의 문제로 나타난 것은 2009년 9월 필리핀에 퍼부은 홍수로 인한 이재민의 수가 무려 28만여 명이나 되었고 2010년 7월 파키스탄에 찾아온 몬순 호우는 파키스탄 국토의 5분의 1을 침수시키고 2천만 명의 이재민을 낳기도 하였다. 2020년 6월엔 중국에서 두 달 이상의 장마로 353만 헥트아르 농경지가 침수되었고 28,000여 가구가 침수되어 4000만 여명의 이재민들 낳았다. 우리 또한 두 달여간의 장마로 부산과 곡성에서는 1230명의 이재민과 1,114억의 피해를 보았음을 우리는 경험하였다.

이러한 기후재앙의 문제는 세계 전역에 퍼져 있어 어느 곳도 안전한 곳이 없을 정도이다. 2019년 그리고 2020년 겨울 북극의 온도가 영상 30도 이상이 되는가하면 북극의 얼음이 녹아 러시아 해안가 북극의 얼음이 떠내려 와서 무더운 여름을 서늘한 여름이 되기도 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호주는 2019년 9월 가뭄과 불볕더위로 인해 시작된 대규모의 산불이 약 6개월 동안 계속되는 바람에 남한의 면적보다 더 넓은 1억 3400만 헥트아르 삼림이 사라져버렸다. 해마다 미국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대형 산불이 2019년 어김없이 캘리포니아 지역에 발생하여 서울의 6배나 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세계의 뉴스들은 이러한 재앙이야말로 기후온난화의 저주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을 불러온 장본인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으며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5개국 중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집계된 26개 나라 가운데 미국은 50억8,770만 톤, 일본은 11억7,660만 톤, 독일은 7억6,380만 톤에 이어 한국은 네 번째로 6억7,970만 톤을 기록했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수도권에서 절반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집계에서 빠진 중국은 2018년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2억 970만 톤이며 인도는 22억 3400만 톤이며 러시아는 16억9700만 톤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나라는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 한국이지만 나라의 면적과 인구를 비례하면 우리나라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 중에 하나인 것만은 확실하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그 형상들이 부수어져 가고 있는 것은 물론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이 생명파괴의 현실과 생명 죽임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대적 징조인 것이다. 비비엔 라이크(Vivienne R Reich)는 코로나19(COVID-19)의 이름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보낸 편지”를 우리 인간들에게 보내왔다. “... 지구가 소리쳐 외쳤을 때 당신들은 오히려 귀를 막았습니다.... 지구는 도와 달라 외쳐왔습니다. 대규모 홍수로 외쳐도 당신들은 듣지 않았고, 큰 산불들로 외쳐도 당신들은 듣지 않았고, 강력한 폭풍과 돌풍에도 당신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해양 오염으로 바다 생물이 죽어가도 당신들은 여전히 지구의 외침을 듣지 않았습니다. 빙하가 녹아내리는 심각한 경고에도, 혹독한 가뭄에도, 지구가 얼마나 심각한 폐해를 당하고 있는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욕심은 멈추지 않고, 무수한 증오에도, 매일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도 당신들은 그저 당신들의 삶을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

그녀는 코로나의 입을 빌려 오늘의 시대적 징조에 대한 올바른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인간 자신만의 안전과 편리함, 인간의 생명과 행복한 삶만 추구하는 사회경제정치문화 심지어 신앙을 위해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공동체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자연을 마음껏 파괴하여 높은 시멘트 건물을 세우거나 전력 공급을 위해 무분별하게 화력발전소를 세우곤 하였다. 뿐만 아니라 북반구의 사람들은 편리한 생활을 위해 타고 다니는 수많은 자동차들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는 인간과 하나님 보시기에 좋다고 하신, 자연의 모든 생명공동체들이 인간에 의해 겁탈당하여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자연만 신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마저도 기후 재앙으로 절규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은 오늘의 사회⸳정치⸳경제 그리고 과학과 기술문명 심지어 기독교 신앙 속에 물질을 우선으로 하는 맘몬(mammon)이라고 신(mammon god)을 섬기는 반(反) 하나님적이며 반(反) 창조적인 삶을 마음껏 살아왔던 죄성의 결과인 것이다. 특히 이는 사회적⸳경제적⸳문화적으로 윤택한 삶을 살아가는 선진국 북반구의 사람들의 책임이다. 우리 한국도 경제적으로 윤택한 북반구에 속하고 있는 것이기에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북반구의 사람들의 소비지향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삶의 형태 때문에 극빈의 남반구의 이웃들은 물론 숨을 쉬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공동체들이 자연재앙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보고 있기에 그것은 곧 우리들의 책임인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고 질문하는 율법학자를 향해서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도만나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는 사람의 소리를 듣고 즉각적으로 신음하며 절규하는 그곳으로 달려가서 응급치료를 한 후 작은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게 하였다. 그리고 치료비가 더 들면 돌아올 때 자신이 그 치료비를 모두 지불하겠다고 한다.(눅 10: 25-37)

에릭 프롬은 예수의 이야기인 “선한 사마리아 사람”을 통해 다섯 가지를 역설하면서 우리들의 생각을 넓혀주고 있다. 첫째, 생명을 존중(respect for person); 둘째, 보살핌(care); 셋째, 신음하는 사람 또는 생명체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를 아는 지식(knowledge of a person’s need); 넷째,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ability to respond); 다섯째,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는 일과 그 이후의 비용을 약속하는 일(giving and promise)이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여기서 강도만나 신음하며 절규하고 있는 사람 대신에 인간의 이기주의, 욕심과 강탈에 의해 찢기고 부서져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자연생태계와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공동체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에 의해 성폭행 당해 신음하고 울부짖고 있는 그들에게 우리 모두 마음 모아 달려가야 한다. 오래 전 서남동 교수는 강도만나 신음하며 절규하는 그 소리야 말로 그곳에서 함께 아파하며 신음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절규의 소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제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인간에게 배달된 편지의 마지 부분을 함께 음미해보자. “더 이상 지구를 오염시키는 것을 멈추어 주십시오. 더 이상 전쟁을 멈추어 주십시오, 더 이상 탐욕에 넘쳐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타자라고 하는 이웃과 사회를 환대의 마음으로 나누고 사랑하십시오. 우주 안에 있는 모든 생명공동체를 배려하고 보살펴 주십시오. 더 이상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조주를 의지하고 신뢰하십시오. 그렇지 않는다면 내가 다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생태환경 파괴라고 하는 반 하나님적인 시대적 징조를 보면서도 신앙의 깊은 잠을 잤던 지난날에서부터 깨어나야 하고(reawaken), 우리 자신의 신앙과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뉘우치면서 되돌아보아야 하며(review), 그리고 생태정의를 수반하는 생태신앙으로 새로운 삶(renew)을 살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여야 한다. 그런 후, 하나님이 바라시는 아름다운 세상(인간 중심의 세상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 생태계와 그 속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공동체를 섬기고 봉사하는 종으로서의 사명에 새롭게 초점을 맞추어(refocus) 살아가야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믿는다.

여성신학자요 동시에 기후변화 시대의 신학은 어떠해야 하는 지를 모색하였던 샐리 맥페이그(Sallie McFague)는 오늘의 세계 속에서 신학을 한다는 것은 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기후위기의 시기⸳기후재앙의 시기에 올바른 신앙의 삶을 살아가도록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신학은 바른 신학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세상을 향하여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교회와 기후재앙의 시기에 윤리가 담겨 있지 않는 신앙은 참 신앙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적어도 기후위기⸳기후재앙의 세상에서 인간은 물론 숨 쉬며 살아가는 모든 생명공동체들이 안전한 생명과 온전한 생명 그리고 풍성한 생명을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바라시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21세기 오늘 우리들의 과제요 신앙인의 책임인 것이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출범 기자회견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출범

한편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 기독교회 시민단체가 지난 3월 9일에 종로 5가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출범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전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에 교회가 앞장서기를 선언했다. 기후위기의 원인은 생존이 아닌 더 잘먹고 잘살기 위한 풍요에 눈먼 인류의 어리석음과 창조세계를 온전히 지키지 못한 죄악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한빛 집행위원/ 기후위기 기독교비상행동, 한국YWCA연합회
"한국 기독교 교회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사건은 창조세계의 온전함을 회복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기후위기라는 파국의 상황 앞에서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창조세계의 일원이 되어 창조세계를 지키고 돌보는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기독교비상행동은 또, 교회, 교단, 연합기구 등 각 단체에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구를 조직하고 실천 가능한 행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하면서 2년 앞서 출범해 국내 300여 시민사회단체들이 연대하고 있는
'기후위기비상행동' 도 기독교계의 이번 선언에 큰기대감과 연대를 보였다. 

민정희 공동운영위원장 / 기후위기 비상행동
"기독교 신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실천하게 하고 영적 전환을 이뤄내는 과정이 굉장히 필요할 것 같고요. 또 한 가지는 우리사회가 전환하는데 있어서 일회적이고 생태적인 관점에서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지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 같습니다."

기독교비상행동에는 현재 24개 단체와 39개 교회, 82명의 개인이 참여하기로 했으며, 참여단체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 등 연합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각 교단들의 공감과 적극적인 동참도 요청할 예정이다. 

유미호 공동집행위원장 / 기후위기 기독교비상행동, 환경교육센터 살림
"사순절 기간 동안 지금 많은 교단과 교회들이 탄소금식을 통해서 참여하고 있는 걸 본다면 적극적으로 이 비상행동에 참여해서 활동하려는 의지들은 충분하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비상행동은 조만간 간담회를 열어 정책의 방향성을 정하고, 정책홍보, 교육, 조직행동 등 3개 팀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구체적 대응계획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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