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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0.30  11: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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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예배를 드렸다고?

   
 

정종훈 교수(연세대학교 교수)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성북구에 있는 영암교회에서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무속신앙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가 어렸을 때 교회를 다녔다는 기억을 운운하며 필요한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교회를 방문하고 있다. 그가 교회를 방문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위기를 넘기기 위한 일종의 제스처처럼 보인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표를 모으기 위한 목적이었고, 대통령이 된 후에는 기독교 우파의 지지를 다지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어제는 참사 1주기에 무언가를 했다는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나 싶다.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영암교회 예배에 참석해서 추도사를 전했다고 한다. 종교개혁기념 주일의 예배에 참석해서 추도사를 전했다는 것이 매우 생뚱맞다. 그냥 예배를 드리면 되었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추도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예수께서는 예배와 관련해서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네가 제단에 제물을 드리려고 하다가, 네 형제나 자매가 네게 어떤 원한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나거든, 너는 그 제물을 제단 앞에 놓아두고, 먼저 가서 네 형제나 자매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제물을 드려라(마태복음 5:23-24).”

윤석열 대통령, 그가 진정으로 예배드리기를 원했다면, 참사당한 유가족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그동안 맺힌 한을 풀어주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나 그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예식에 두 번이나 정중한 초청을 받았음에도 ‘정치 집회’라 명명하며 외면했다. 그가 유가족 한 명 없는 교회 예배에 참석해서 추도했다는 것은 진정성을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159명 희생자와 유가족을 우롱한 것이라고 사료(思料)된다. 그는 “지난해 오늘은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라고 말했는데, 정말 그것이 사실이라면 1년이 지나도록 눈물이 닦이지 않은 유가족을 만나서 ‘우는 자와 함께 우는 마음‘으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난해 참사가 발생했을 때 영정사진도 없는 분향소를 만들어 추모한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유가족 한 사람 친히 만나지 않은 것과 맥을 같이 한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소위 ‘추도예배’는 사실상 예배였다고 말할 수가 없다. 예배를 예배가 되지 못하게 하는 짓거리를 허용한 영암교회 담임목사와 주변 인사들의 처사를 생각하면, 나는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예수께서는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태복음 7:21)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하나님의 긍휼과 인자의 마음도 지니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의 실천도 외면하는 자들의 예배란 실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예배라고 단언하지 않을 수 없다. 회개하라, 진정으로 회개하라. 지금이라도 회개하면 한 올의 기회라도 열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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