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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영광을 보게 하소서유경재 목사의 10분 설교
유경재 목사  |  안동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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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0.26  15: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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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영광을 보게 하소서

유경재 목사 (안동교회 원로)

사도행전 7장에 보면, 스데반이 유대인의 공의회 앞에 끌려 나가 종교재판을 받는 중에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하여 저들의 죄악을 지적하면서 ‘그들은 의인이 올 것을 예언한 사람들을 죽였고, 이제 당신들은 그 의인을 배반하고, 죽였다’고 직격탄을 날리자 유대인들이 이 말을 듣고 격분해서, 스데반에게 이를 갈았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 스데반은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쳐다보니, 하느님의 영광이 보이고, 예수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너무 감격하여 외쳤습니다. “아, 하늘이 열려 있고 하느님 오른편에 사람의 아들이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은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며 그를 끌어내어 예루살렘 성 밖으로 끌고 나가 돌로 쳐 죽였습니다. 스데반은 초대교회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이야기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성령이 충만하여 하느님의 영광과 그 오른쪽에 서 계신 예수를 바라본 스데반을 유대인들이 존경하고 따른 것이 아니라 그를 이단자로 처단하였다는 사실입니다. 율법주의에 사로 잡혀, 역사를 통해 나타난 하느님의 섭리를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영적 능력도 없어서 영적 세계에 대하여 무지하였던 유대인들이 오히려 스데반을 죽였습니다. 교권주의자들이 영의 눈이 밝은 신앙인을 처단한 것입니다. 이런 사건은 기독교 2천년의 역사 속에서도 수없이 반복되어 왔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10월 31일은 종교개혁 기념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96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95개항의 논제를 내걸므로 시작된 교회개혁의 불길이 전 유럽을 휩쓸어 마침내 로마교황청의 강력한 교권에 도전하여 새로운 기독교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인 1415년 보헤미아의 요한 후스 같은 개혁자는 로마 교황청에 의해서 화형을 당하였습니다. 중세를 거치면서 굳어진 로마 가톨릭교회의 권위주의는 교회를 부패하게 하였습니다. 이런 교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스데반처럼 교황청에 의해 순교를 당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런 교회의 역사를 통해 중요한 몇 가지 교훈을 얻게 됩니다.

틀에 갇힌 하느님의 역사 
첫째로, 유대교의 율법주의나 로마교황청의 교권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역동적인 하느님의 역사를 틀에 가두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출애급 사건은 그들이 체험한 가장 큰 구원의 경험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하느님께로부터 율법을 받았습니다. 율법은 하느님의 백성으로 지켜야 할 삶의 규범이었지, 그것이 하느님의 역사를 체험케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율법을 중히 여기면서 그들의 삶에서 하느님을 멀리 하였습니다. 그들의 삶 속에 역동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느님을 멀리 하면서 율법의 틀 안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바벨론 포로 생활을 통하여 저들은 율법서를 편찬하면서 율법에 더욱 열중하였습니다. 그러나 율법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살아 역사하시는 하느님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하느님의 아들이 오셨는데 오히려 그를 반대하고 핍박하여 마침내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들이 예수를 죽인 것은, 그가 그들이 절대시 한 율법을 새롭게 해석하였기 때문이며, 그들이 알지 못하는 하늘의 비밀들을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 올바로 율법을 해석하면서 하느님의 역동적인 역사를 알았더라면, 예수님을 영접하였을 것이며, 하느님의 구원의 비밀들을 깨달았을 것입니다.

로마 교황청도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하느님의 살아 움직이는 역사보다는 교황의 권위를 세우는 일에 몰두하면서 결국 교권주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때에 마틴 루터가 성경을 연구하면서 교회와 교리의 수많은 불합리함을 알게 되었고, 이에 95가지 논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교권에 물들지 않은 젊은 수사의 눈에 로마 교황청의 면죄부 판매를 비롯한 잘못된 교리들이 발견되었고, 거침없이 논제를 제기하고 토론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를 파문하였고, 새로운 진리의 싹을 묵살하여 버리려 하였습니다.
우리가 처음 믿을 때 가졌던 열정적 신앙은 시간이 흐르면서 식어지고 굳어지기 쉽습니다. 계속 자기 신앙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일정한 틀에 갇히고 맙니다. 이런 신앙생활을 10년 혹은 20년 하다 보면, 틀이 단단하게 굳어져서 좀처럼 깨지지 않게 되고 그것을 신앙의 연조(年條)라고 하여 자부심까지 갖게 됩니다. 이렇게 굳어진 신자들이 장로도 되고 권사 집사가 되어 교회의 주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교회도 결국 틀에 박혀 더 이상 발전하지 않게 되고 역동성을 잃게 됩니다.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하늘문
둘째로, 이런 굳어진 신앙을 일깨우고 새롭게 하고자 나타난 주님의 일꾼들을 주목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스데반은 초대교회가 선출한 일곱 일꾼 가운데 한 사람이었지만, 그는 사도들 못지않게 성령 충만하였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이 있기까지의 이스라엘 역사를 깊이 통찰하므로 뛰어난 역사의식을 가졌던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는 성령 충만한 사람이어서 영적 능력도 뛰어났던 것 같고, 마침내는 직접 그의 눈으로 하느님의 영광과 그 우편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뵙기까지 하였습니다.

교회개혁의 기치를 높이 든 요한 후스나 마틴 루터, 요한 칼뱅, 스코트랜드의 존 녹스 같은 사람들이 모두 평범한 신앙인들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진리를 추구하였던 뛰어난 신앙인들이었습니다. 요한 후스는 보헤미아의 수도 프라하에 있는 신학교 교장이었고, 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아끼고 존경하는 훌륭한 신앙지도자였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면서 현실을 비판하고 하느님의 새로운 뜻을 이루려고 노력하였던 위대한 신학자였습니다. 교회개혁의 불을 당긴 마틴 루터 역시 수도승으로 많은 고뇌와 자기 투쟁을 통하여 영성을 일깨운 사람이요, 성경을 깊이 연구하면서 가르친 교수였습니다. 스위스에서 교회개혁운동을 한 요한 칼빈도 아주 명석한 머리를 가진 뛰어난 학자요 신앙인이었습니다. 그가 26세 때 그 유명한 “기독교 강요”라는 책을 집필하였습니다.

새로운 진리, 하늘의 비밀들을 찾아내는 일은 이와 같이 그 시대의 문제와 도전 앞에서 고민하며 끝없는 탐구와 기도와 노력을 아끼지 아니한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새로운 진리나 하늘의 비밀들은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데반에게 하늘 문이 열리고 그 영광이 보인 것은 그만큼 그가 치열하게 영적 각성을 위해 노력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 일은 아무 생각 없이 떠 먹여 주는 밥을 먹는 것처럼 진리를 받아먹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설교를 들으면서, 생활의 여러 가지 문제를 만나면서 왜 그럴까 고민하며 의심하며 기도하는 가운데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고 새로운 진리를 만나게 되며, 하늘의 비밀들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오늘 우리 사회와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하여 고민하며 기도하는 사람에 의해서 이 사회와 교회가 개혁될 것입니다. 내 앞에 닥친 역경과 고난 앞에서 고민하면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사람만이 그 고난을 이길 수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깨달음도 얻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와 우리 민족이 안고 있는 아픔과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온갖 불합리함과 혼돈은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큰 도전입니다. 우리는 이 도전 앞에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계속 물으면서 이 역사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성경은 항상 여러분 앞에 열려 있고, 하늘문도 활짝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새로운 진리를 찾아내고, 열린 하늘 문을 통하여 새로운 비밀들을 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생각하는 사람, 고민하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연구하는 사람, 진리를 위해 두려움 없이 모험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진리를 탐구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여러분의 생활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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