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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통하여 은총의 세계로고린도후서 12: 7-10
유경재 목사  |  yukj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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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29  13: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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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통하여 더 넓은 세계로
(고린도후서 12: 7-10)

유경재 목사 (안동교회 원로)
 

 고린도후서 12장 7절 이하에 보면, 육체의 가시를 없애 달라는 사도 바울의 기도에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라는 하느님의 응답이 있었습니다. 바울이 지니고 있었던 육체의 가시가 무엇인지는 잘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가시는 바울에게는 큰 고통이었습니다. 육체의 가시를 가리켜 사탄의 사자라고 할 정도라면, 그 가시가 보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를 위해 세 번이나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응답이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에서 완전하게 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가시가 제거된 것이 아닙니다. 그 가시로 말미암아 그가 고통을 받았지만 그 고통 때문에 오히려 하느님의 능력이 그에게 머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은혜라는 것입니다. 그 이후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병약함과 모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란을 겪는 것을 기뻐한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그가 약할 그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고난을 통하여 바울은 새로운 능력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육체로는 약하여졌지만, 영적으로는 강하여진 체험입니다. 그의 삶의 중심이 육체에서 영으로 옮겨진 체험입니다. 그는 고난을 통하여 더 넓은 영의 세계를 체험하였던 것입니다.

욕망을 위한 기도
우리는 먼저 사도 바울이 육체의 가시를 없애달라고 세 번이나 기도하였다는데 주목하고자 합니다. 지중해 연안을 여행하면서 전도하였던 바울에게 육체적 질병은 고통스럽고 불편한 것이었을 것입니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하였던 시대에 약한 육체를 이끌고 장거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무리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하느님께 세 번이나 그 병을 고쳐달라고 기도하였을 것입니다. 그의 질병만 없다면 더 효과적으로 그리고 더 많은 곳을 찾아다니며 전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느님께 기도를 하였을 것입니다.

목회의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가 병든 자를 찾아가 기도해 주는 일입니다. 목회자들은 하도 병자들이 많고 또 잘 치료되지 않는 병도 많아서 때로 자신에게 치유의 은사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치유를 중심으로 한 교회가 크게 성장한 것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병 때문에 고통 받는 환자들을 보면 저들을 능력으로 고쳐 주지 못하는 나 자신의 무력함에 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과연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치유의 은사를 가지고 하는 목회가 진정으로 성공한 목회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어차피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육체의 가시를 제거해 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가 거기에만 머문다면 복음의 핵심인 하느님 나라와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우리 믿음의 궁극적인 목적은 육체를 넘어서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영원한 생명에 이르려면 육체의 삶을 빨리 넘어서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전진하지는 않고 그냥 육체의 삶에 머물면서 그 삶만을 풍요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우리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기복(祈福)에서 출발하지만 기도하는 중에 점차 깨달으면서 우리의 목표가 이 땅의 삶을 풍요하게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는 기복적인 내용 대신 하느님 나라를 구하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을 기도하게 됩니다. 그 세계를 볼 수 있도록 우리 영의 눈이 떠지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우리의 생각이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넓은 세계에 미칠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가 이렇게 발전할 때 기복신앙에서 벗어나면서 영의 능력을 체험하게 되고 진정한 생명의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연약한 생명
다음으로, 하느님께서 바울의 육체의 가시를 제거하시지 않고,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라고 응답하신 까닭을 우리가 알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처음부터 인간을 병들지도 않고 아무런 제약도 없는 존재로 만드시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은 육체를 가진 인간을 만드심으로 병도 들고 고난도 당하는 연약한 존재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인간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제한적이며 연약한 존재임을 깨닫고 거기에 머물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시기 위한 하느님의 배려입니다. 물론 인간은 그가 지은 죄 때문에 더 많은 문제와 질병과 고통과 죽음을 가져왔지만, 죄가 아니었어도 마찬가지로 인간은 병들고 죽게 되어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여 인간을 이렇게 제한적인 존재로 만드신 것이 아니라 제한적인 존재가 되게 하시므로 그 제한을 넘어서 펼쳐지는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게 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라는 말씀은 ‘너의 그 육체의 가시는 오히려 너의 영적 진보를 촉진하기 때문에 그냥 두어두는 것이 좋겠다’는 뜻입니다. 육체의 가시를 통해서 영적 진보라는 하느님의 은혜가 그에게 부어진다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은혜는 그 가시를 없애므로 육체에 평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가시를 통해서 영적 진보를 이루는데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은 “여러 가지 엄청난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교만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몸의 가시를 통해서 그가 아무리 “엄청난 계시”를 받았다 할지라도 어쩔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일 뿐임을 깨우치게 하셨습니다. 결국 사도 바울은 가시를 통해서 겸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병에 걸리거나 여러 가지 고난을 만날 때 무조건 나으려 하고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 고난을 통하여 연약한 자신을 발견하기를 힘쓰고, 그 연약함을 넘어서게 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드리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고난을 당할 때 내가 간직해온 모든 욕망을 회개하고 그 모든 것을 십자가에 못 박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내가 이 땅에서 얻으려고 했던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깨달음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인생에게는, 그 날이 풀과도 같고, 피고 지는 들꽃 같아, 바람 한 번 지나가면 곧 시들어, 그 있던 자리조차 알 수 없다”(시 103:15)는 시편 시인의 각성을 체험하여야 할 것입니다. 고난을 통해서 이런 각성을 얻게 된다면, 고난은 결코 피할 것이 아니라 유익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도 시편의 시인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난을 당한 것이, 내게는 오히려 유익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난 때문에, 나는 주의 율례를 배웠습니다. 119:71

 약한 데서 완전하여지는 능력
사도 바울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고난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능력을 체험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내 능력은 약한 데에서 완전하게 된다”는 응답을 통하여 바울은 자기가 약할 때 오히려 하느님께서 자기 안에 온전한 능력으로 일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난은 우리로 영의 눈을 뜨게 하여 하느님의 세계를 보게 합니다. 고난은, 우리의 삶이 이 땅의 육체적 생명에 끝나지 아니하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뿐 아니라 그 세계가 얼마나 놀랍고 신비한가를 알게 해줍니다. 고난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의 세계를 발견한 사람들은 그 영광에 비하면 이 땅의 삶이 정말로 보잘 것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하늘의 비밀을 발견한 사람들은 이 땅의 가난과 질병과 고난을 가볍게 여기며 기쁨으로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전진하며 성장해 갑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지신 십자가는 인간의 모든 욕망을 다함께 소멸하므로 인간을 부활의 세계로 이끌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고난당할 때에 바울처럼 오히려 기뻐하십시오. 영적 진보를 이루시는 하느님의 은혜가 여러분에게 넘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련을 당할 때에 당황하지 말고 하느님께 감사하십시오. 그 시련을 통하여 겸손을 배우게 될 것이고, 하늘문이 열리고 거기로부터 놀라운 생명의 능력이 여러분 속에 들어와 자리 잡을 것입니다. 하잘 것 없는 육체의 욕망을 위하여 기도하는 대신에 영생의 신비를 볼 수 있도록 마음의 눈을 열어주시기를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영생의 넓은 세계로 헤엄쳐 나갈 수 있기를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안개처럼 사라질 이 땅의 삶에 매이지 말고 영광스러운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성장하며 전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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