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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관련 신학도 성명서진실을 찾는 신학생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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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08  1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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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찾는 신학생들, 세월호 참사 관련 성명서 발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진실을 찾는 신학생들’(가칭)이라는 신학생들의 자발적 결성 단체도 지난 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촛불기도회를 갖고, 성명서와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번 촛불기도회 전 이미 각 신학대학교 게시판에 성명서와 호소문을 게재한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교회의 잘못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누군가의 말에 줄곧 순종해왔다”며 “우린 그간의 나태와 비겁을 고백하며 회개하고,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교회의 눈과 귀가 되어 가난한 이들을 찾고 억울한 울음을 들을 것이며, 손과 입이 되어 그들과 연대하고 정의를 말할 것”이라며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시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진실을 찾는 신학생들’이라는 자발적 모임에는 감신대, 성공회대, 서울신대, 아신대, 연세대, 이화여대, 장신대, 한신대 등의 신학생들과 Chicago Theological Seminary, New Brunswick Theological Seminary, University of Pretoria, Saint Paul School of Theology에서 공부하고 있는 신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고 있으며, 현재 온라인 상으로 약 220여 명의 신학생들이 뜻을 같이하며 모임을 갖고 있다.
   
 

                                                              성 명 서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만드실 때 손수 정성스레 빚으시고 자신의 숨을 불어넣으셨다. 만드신 후에는 예뻐 어쩔 줄 몰라 하셨다. 그토록 소중한 생명이 수백이나 차가운 바닷속으로 사라진 지금, 우리 신학생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희생자와 그 가족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께서 그들과 함께하시리라 믿으며, 그 곁에서 목놓아 울 뿐이다.

끔찍한 참사 앞에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건 기만일 것이다. 정작 누구의 책임도 묻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어야 한다. 누가 죄인인가? 이윤추구에 눈이 멀어 최소한의 기업윤리마저 내팽개친 청해진해운, 너무나도 무책임했던 선장과 선원들, 불성실하고 불공정한 보도를 반복한 언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능력도 의지도 보여주지 못한 해경과 정부까지.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자본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모두가 황금을 향한 무한경쟁에 빠진 나라, 많은 이를 비정규직으로 내몰아 최소한의 자긍심과 직업의식조차 갖지 못하게 한 나라,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이 도리어 당당한 나라, 국민의 생명보다 정권의 안위를 우선하는 자들이 권력을 잡은 나라. 그런 나라를 누가 만들었던가. 수없이 떨어진 어린 꽃들의 죽음 앞에서 도대체 누가 죄인이 아니란 말인가?

신학생으로서 고백한다. 오늘 교회는 병들어 있다. 우리의 눈은 가난한 이를 보지 못하고, 우리의 손은 고난받는 이를 감싸지 못한다. 우리의 귀는 억울한 울음을 듣지 못하고, 우리의 코는 사회의 썩은 내를 맡지 못하며, 우리의 입은 더 이상 정의를 말하지 않는다. 약자들의 수없이 많은 죽음이 한국 사회의 타락과 균열을 증언할 때, 교회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오늘 한국교회는 길게 이어진 부끄러움의 행렬 맨 앞에 서야 한다.

우리 신학생들은 그동안 교회의 잘못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누군가의 말에 줄곧 순종해왔다. 우린 그간의 나태와 비겁을 고백하며 회개한다. 그리하여 "나를 따르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 한다. 우리는 교회의 눈과 귀가 되어 가난한 이를 찾고 억울한 울음을 들을 것이며, 손과 입이 되어 그들과 연대하고 정의를 말할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회개를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시작하려 한다. 우리의 회개와 결단을 담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은 "내 백성을 위로하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유가족, 그리고 함께 아파하는 이 땅의 생명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섣부른 신학적 해석과 교만한 가르침으로 그들에게 상처 주는 것은 고통당하는 이들과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우리 주님의 이름을 모욕하는 일이다.

둘째, 이번 참사를 특정 이단 종파의 일탈적 행위로 제한하여 정부와 교회를 보호하려 해서는 안 된다. 참사의 근본 원인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전체에 있다. 그리스도인조차 맘몬적 자본주의를 철저히 추종해 왔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했음을 회개해야 한다.

셋째, 이번 참사를 계기로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이 땅의 약자들과 더 강하게 연대하길 호소한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우리의 신앙과 실천이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많은 이들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특별히 신학자와 신학도에게 요청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그리스도교 신앙의 책임을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교파와 교단을 넘어 함께 논쟁하고 기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또한 다스릴 권한을 주님으로부터 잠정적으로 위임받은 대한민국 정부를 향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며 권면한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최종적 책임이 자신과 정부에 있음을 인정하고 희생자와 그 가족, 그리고 국민 앞에 죄인의 심정으로 사죄해야 한다. 아울러 내각은 책임을 통감하고 총사퇴하라.

둘째, 정부는 현 권력에 독립적 권한을 가진 특검을 실시해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를 보장해야 한다. 특검은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결과는 물론 그간 드러난 많은 문제점을 낱낱이 조사하여 책임 있는 모든 이를 법의 심판대 위에 세워야 한다.

셋째, 정부는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부문에 대한 관리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노후화된 원전을 연장 가동하고 민영화를 통해 정부의 공공적 통제력을 약화하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원칙 없이 완화한다면 또 다른 재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넷째, 정부는 언론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체의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 국민에게는 이번 사건의 세세한 전말을 알고 이야기하고 기억할 권리가 있다. 유언비어는 정부의 통제가 아니라 엄격한 수사와 공정한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방지할 수 있음을 명심하라.
다섯째, 정부는 집회 결사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주권자들의 자유로운 만남 속에서만 꽃 피울 수 있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그 가족과 연대하며 참다운 나라를 논의하려는 집회와 모임을 막지 말라.
                                                         2014년 5월 1일 진실을 찾는 신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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