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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박윤선 목사에 관한 책 출판 - 박혜란극단적인 찬반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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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2.27  13: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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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란, 아버지 박윤선 목사에 관한 책 출판

극단적인 찬반양론
   

'목사의 딸'이란 책이 나왔다. '하나님의 종이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슬픈 가족사'란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는 한국교회 보수교단의 위대한 신학자 중 한 분인 고 박윤선 목사의 딸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적나라한  인간의 모습을 솔직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박윤선 목사의 내면적 삶의 모습을 직접 본 자녀의 말이기에 진실로 받아드리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게 되어 있다. 오늘날 성직자들에 의해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고 찬양 일변도로 만들어 내는 기록물들이 판을 치고 있다. 자신을 미화하고 우상화로 치장하기 쉬운 성직자들이 자기 모습은 언젠가 누군가에 의하여 낱낱히 드러날 수도 있다는 면에서 언행일치의 삶을 살도록 추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신대와 총신대 그리고 합신대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수 많은 후학을 양성했고, 1979년에는 한국 최초로 신·구약 성경 전권을 주석했다. 1980년 합동측의 교권주의 횡포를 피해 설립한 합신대학교의 초대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윤선 목사는 20세기 한국 보수신학의 거목으로 평가 받는다. 저자는 박윤선 목사와 첫째 부인 김애련 씨의 3남 3녀 중 둘째 딸로 서울공대건축과를 졸업하고 1970년 미국으로 이민간 후 45세의 늦은 나이에 덴버신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여 석·박사 학위도 받았다.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교회에서 성경대학 강사로 활동하였고 2008년에는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고 하며 복음주의권의 향상교회(정주채 목사)에 2년간 출석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국적 정서로는 과연 딸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이렇게 적나라한 글을 쓸 수 있을 지 이해할 수 없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오랜 서구생활을 통하여 한국적 온정주의나 허위의식에서 벗어나 있고 이제는 70이 넘은 분이다. 따라서 부모라 할지라도 사랑으로써 진실을 말할 수 있는(speaking the truth in love) 성경적 관점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려지는 박윤선 목사는 가족들이 보기에 너무나 매정한 아버지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이웃은 커녕 가족과 사랑을 나누는 데 무감각했다고 고한다.

"아버지의 독선적인 성품으로 제일 많이 고통 당한 건 가장 가까이 있던 가족이었다. 아버지는 어린 자녀들이 보는 데서 거의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구타했다. 이는 자녀들에게 무관심한 것보다 더 치명적인 상처가 되었다. 그런 아버지가 밖에서 '하나님의 종'으로 그야말로 함부로 대할 수도 없는 거룩한 어른으로 숭상받던 상황은 오빠들과 언니를 혼돈으로 몰아넣었고, 결국 그들의 인생을 비틀거리며 살아가게 만들었다." <목사의 딸>, 246쪽

"1954년 어머니의 소천 소식을 듣고 유학하던 네덜란드에서 귀국하신 아버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어머니를 비롯해 네 사람의 목숨을 무참하게 앗아 간 미군 운전병이 관대한 처분을 받도록 청원하는 일이었다. 남겨진 어린 자녀들에게는 그 어떤 위로의 말도 없으셨다. 또 도착한 다음 날 신학교에서 경건회 설교를 하고 강의를 시작하셨다. 사람들은 이런 아버지의 모습을 극히 존경스러워하며 경건하다 평가했다. 가정과 가족에게는 철저히 무관심한 채 피의자 청년을 생각하여 사면 청원서를 냈는데, 하나님의 종이라는 신분에 걸맞은 행동이라 여기고 과시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같은 책, 280쪽

저자는 박윤선 목사의 신학적 문제점도 지적한다. 지금 한국교회에 팽배한 영육 이원론, 샤머니즘적 기복주의와 율법주의는 박윤선 목사가 그 뿌리를 놓았다고 말한다. 1979년 박 목사가 한국 최초로 성경 전권을 주석한 주석집 역시 한글 번역 성경을 토대로 한 주석이었기에, 주경 신학자로서는 결정적인 결함을 갖고 있었다고 비판한다. 또 아버지의 품을 벗어난 미국에서의 생활을 통해 참 복음과 참 하나님을 경험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박윤선 목사는 유교적이고 가부장적인 권위주의에 사로잡힌 분이었다고 증언한다. 아내에게 매정하게 대했고 자녀들에게도 전혀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보여 주지 않고, 오직 연구하고 책을 쓰는 일과 교회의 일을 하는 데만 매어 달렸던 분으로 그리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성경적인 세계관보다는 육과 영을 구분하고 육적인 차원은 무가치하고 더러운 것으로 보는 비성경적인 이원론적 세계관에서 나온 행동이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모습이 한국교회 특히 보수적 교단들에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데, 이것은 그 목회자들의 스승이었던 박윤선 목사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를  변호하는 이들은 박윤선 목사가 원래 유교적 전통에 깊이 뿌리박힌 상태에서 복음을 받아들였으니, 당신 스스로 유교적 전통을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변호한다. 그와 같은 비성경적 이원론적 세계관의 결과로 주일성수, 기도생활 그리고 그 외의 것은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자신도 모르는 의인론과 영적인 교만(주관적 신앙과 믿음)에 기초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박윤선 목사에게서 율법주의 신앙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면을 지적한다. 박윤선 목사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고 자비로우신 하나님이라기보다는 죄를 지으면 엄벌에 처하는 무서운 하나님이었고, 따라서 하나님의 벌을 피하기 위하여 율법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율법주의적 신앙으로 일관했음을 지적한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바로 오늘의 한국교회 모습이 아닌가? 예을 들어 주일성수만 해도 그렇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주일성수는 십계명에서 말하는 안식일 조항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동일시 하거나 강조한다. 성경의 바른 해석보다는 어떻게 우리 교회에 더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출석하고 헌금을 하게 하는 가? 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다. 사실 그런 것은 교회의 합의이고 교회(교파)의 결정 사항이다. 그런데 오늘날 보수교회들이 그것을 율법화하여  자유가 아닌 율법으로 신도들을 묶고 다스리는 제도로 악용해 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도 주일성수를 하지 않으면 지옥간다고 한다거나 십일조를 드리지 않으면 저주를 받는다고 가르치는 설교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결국 신학교에서 그것을 강조했던 박윤선 목사와 그를 추종하여 교회를 성장시킨 이들에게 그 책임이 돌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율법주의 신앙에는 예수님이 죄인들 대속하셨다는 속죄의 의미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오늘날 구원파 등 많은 이단들이 나오는 것도 모두가 성경을 편향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한국교회 율법주의 신앙관을 정착시킨 장본인에게 그 책임을 최초로 물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실제로 로마서나 갈라디아서에서는 철저하게 율법주의를 배격하고 있는 데도 유독 한국교회에서만은 이 율법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박윤선 목사는 샤머니즘적 기복주의에 사로잡힌 분이었는데  하나님께 정성을 다하면 복을 받는 다고 가르쳤다. 그가 네덜란드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 하나님을 잘 믿은 국가였기 때문에 화란이 잘 사는 나라가 되었고 선진국이라고 한 것은 네덜란드를 제대로 보지 못한 단편적인 생각이다. 네덜란드가 잘 살게되는 이유 중 하나일지언정 하나님을 잘 믿는 기독교 신앙으로써만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하는 것은 무지와 미신적 사고의 결과이다. 우리가 흔히 듣던 철저하게 물질주의적이고 기복주의적인 설교가 보편적으로 신학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부흥사들의 설교에서가 아니라 당대 최고 지성에 유럽가서 공부했다는 박윤선 목사에게서 나왔다고 하는 점이 놀랍다는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 안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 샤머니즘적인 기복주의는 바로 한국교회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먹지 않고 쓰지 않고 헌금하는 것인데 “천국에 보화를 쌓아라”는 말씀을 교회에 내라는 것으로 치환시킨 설교가들의 선전과 선동 덕분이다. 사랑의 하나님이 아니라 벌 주고 진노하고 저주하는 무서운 하나님은 바로 샤머니즘적 신의 모습이다.

박윤선 목사도 한 시대의 영향을 받은 인간이기에 당시 철저하게 유교적이고 가부장적인 사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것이다. 가족들을 돌보지 않고 그저 태연한 척 하는 것이 선비라고 생각되는 문화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아무리 복음을 받아들였다 할지라도 그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현상을 비판보다는 안타깝게 생각하며 동정하는 마음들도 크다.

그러나 이 책에서 박윤선 목사가 한국교회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박혜란은 자신의 아버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장점들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생각있는 독자라면 거기에서 박혜란이 하는 비판에만 머물고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 한 인물의 연약함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공개하는 그의 용기와 의미를 알아야 제대로 본 것이다.

박혜란의 책 '목사의 딸'은 한국교회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대형교회의 무한성장주의로 인한 모순과 일으킨 사고들로 인하여 개혁과 갱신이 요구되는 바로 이때에 목회 영웅들의 허상을 새롭게 보게 한다. 이 책은 앞서도 말했지만 단순히 딸로서 아버지에게 맺혀 있던 한풀이를 악의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성숙한 한국교회가 복음으로 더 새롭게 변화받고 성숙하기 위하여 우리의 허위의식과 감춰진 뒤 우리의 모습을 드러내고 치유받고 변화 되라는 메시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출판은 한국교회의 현재를 고민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모두에게 큰 시사점이 있다. 지금 그의 제자들 중 일부는 이 책의 진정성을 평가절하하며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위대함은 그의 자취보다 주변인들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그것을 만들 수 있는 돈이나 권력이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많은 전기는 미화되고 조작된다. 그들의 내면의 삶은 거의가 공개되지 않거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자신의 부친에 대하여 한국교회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보수신학의 거장도 연약한 한 인간이었다는 정직한 고백과 우리도 모두가 연약한 인간이라는 자의식을 갖게 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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