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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소망교회 이택환 목사 설교“포도원의 노래”(사 5:1-7) 성령강림주일
이택환 목사  |  ㅇㄵㄷㅇ 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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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7  10: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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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원의 노래”(사 5:1-7) 성령강림주일

   
 

1나는 내가 사랑하는 자를 위하여 노래하되 내가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을 노래하리라 내가 사랑하는 자에게 포도원이 있음이여 심히 기름진 산에로다 2땅을 파서 돌을 제하고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도다 그 중에 망대를 세웠고 또 그 안에 술틀을 팠도다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더니 들포도를 맺었도다 3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들아 구하노니 이제 나와 내 포도원 사이에서 사리를 판단하라 4내가 내 포도원을 위하여 행한 것 외에 무엇을 더할 것이 있으랴 내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다렸거늘 들포도를 맺음은 어찌 됨인고 5이제 내가 내 포도원에 어떻게 행할지를 너희에게 이르리라 내가 그 울타리를 걷어 먹힘을 당하게 하며 그 담을 헐어 짓밟히게 할 것이요 6내가 그것을 황폐하게 하리니 다시는 가지를 자름이나 북을 돋우지 못하여 찔레와 가시가 날 것이며 내가 또 구름에게 명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리라 하셨으니 7무릇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요 그가 기뻐하시는 나무는 유다 사람이라 그들에게 정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그들에게 공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

이택환 목사(그소망교회 담임) 

이택환 목사는 서울고, 고려대, 장신대를 마치고 한국누가회 간사를 지냈다. 한국의료연구윤리 발전을 위하여 경희대, 국립재활원 등에서 임상시험심리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2006-현재) 그소망교회는 2008년에 개척하였고 현재 마포구 소재의 한 선교단체를 후원하며 장소로 제공받고 있다. 그리스도를 소망하는 교회라는 의미다. 얼마전 서울대에서 열린 과신대(과학과 신앙대회) 토론회에서는 서울대 우희종 교수와 함께  패널로 참가한바 있다. 이 목사는 한국의 창조과학회가 대형교회의 후원에 메몰되여 과대평가된 것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지난 7월 30일, 경북 성주 농민들이 그 지역 참외밭 일부를 갈아엎었다고 합니다. 사드 배치 발표 후, 성주 참외 시세가 작년보다 30% 낮게 형성되었다는 군요. 사드 전자파 유해 논란이 벌써부터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주는가봅니다. 성주 농민들은 국내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성주 참외가 ‘사드 참외’로 낙인찍힐 위기 가운데, 앞으로 사드 배치 후에도 과연 참외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애지중지 키워온 참외를 갈아엎어 버리는 농부들의 심정은 정말 찢어질 것입니다. 얼마 전에 만난 대학 친구는 이제 하던 일을 접고, 귀농해서 딸기 농사를 짓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5년간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가 700만이라고 해요. 그래서 요즘 다른 귀농 뿐 아니라, 딸기 귀농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딸기 수확 때, 혹시 딸기 값이 떨어져 밭을 갈아엎게 되지나 않을까 미리 걱정을 하더군요.

밭을 갈아엎는 농부들의 심정을 이해한다고는 하지만, 농사 한 번 안 지어 본 서울 사람이 100%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어차피 버릴 건데, 참외밭이든, 딸기밭이든 갈아엎기 전에 미리 알려주면, 차로 가서 좀 주워올 텐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도 하거든요. 오늘 구약의 말씀이 밭을 갈아엎는 말씀입니다. 참외밭도 아니고, 딸기밭도 아니고 포도밭을 갈아엎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트랙터가 없으니 갈아엎는 게 아니라, “밭 울타리를 걷고 담을 헐어서, 밭의 포도를 동물들이 먹게 하고, 짐승들로 하여금 짓밟아버리도록 하겠다! 그리고 다시는 그 밭을 돌보지 않아 황폐하게 하여, 찔레와 가시가 나는 곳으로, 비도 내리지 않는 메마른 땅으로 만들어버리겠다!” 는 것입니다. 5-6절,

5이제 내가 내 포도원에 어떻게 행할지를 너희에게 이르리라 내가 그 울타리를 걷어 먹힘을 당하게 하며 그 담을 헐어 짓밟히게 할 것이요 6내가 그것을 황폐하게 하리니 다시는 가지를 자름이나 북을 돋우지 못하여 찔레와 가시가 날 것이며 내가 또 구름에게 명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리라 하셨으니

그렇다면 이 농부는 과연 누구이고 그의 포도밭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사실 이 이야기는 “포도원의 노래”라고 해서 성경에서 널리 알려진 노래입니다. 지은이는 약 2,700년 전의 이사야 선지자입니다. 이사야는 아마도 추수를 축하하러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온 순례자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었을 것입니다. 그가 청중들에게 말합니다.

“오늘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노래하려고 하는데, 제목이 ‘내 사랑하는 자의 포도원’입니다.”

사랑이라는 말도 달콤하고, 포도도 달콤합니다. 아마 청중들은 뭔가 달콤한 사랑의 노래를 예상하고 이사야 앞으로 모여들었을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포도원이 있었다네. 그는 심히 기름진 언덕에 포도원을 가꾸었지. 땅을 일구고 돌을 골라내고, 아주 좋은 극상품 포도나무를 심었다네. 한가운데 망대를 세우고, 거기에 포도주 짜는 틀도 설치했지, 이제 좋은 포도가 맺히기만을 기다린다네.”

아마 이 노래에 악보가 있었다면 템포가 빠르고 흥겨웠을 것입니다. 기름진 언덕이라는 최고의 입지 조건, 유능한 농부가 탁월한 솜씨로 잘 가꾼 포도원, 그리고 ‘소렉’ 포도라는 극상품 포도(소렉 포도: 마치 성주 참외처럼 당시 최고의 포도로 쳐 주던 이스라엘 소렉 지역에서 나는 포도), 짐승이나 도둑이 들지 못하게 망대를 세우고, 와인을 짜기 위한 준비까지 다 마쳤습니다. 이제 최고의 포도를 수확할 일만 남았습니다. 이 노래를 듣는 사람의 입가에는 미소가, 입 안에는 군침이 절로 돌았습니다. 그런데 노래가 갑자기 반전됩니다.

“그러나, 좋은 포도 맺기를 바랐는데, 들포도를 맺었구나!”

들포도는 악취가 나는 포도, 썩은 포도, 쓸모없는 포도입니다. 달콤한 사랑과 풍요로움을 한껏 기대했던 청중들의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포도원의 노래는 그들이 예상했던 노래와는 거리가 먼, 절망과 좌절의 노래였던 것입니다. 이어지는 가사는 포도원 농부가 직접 외치는 절규였습니다. 이사야가 청중들을 향해 그 노래를 부릅니다.

“예루살렘 주민과 유다 사람들이여, 여러분들이 나와 내 포도원 사이에서 판단해 보라. 내가 포도원을 위하여 무슨 일을 더 해야 하겠는가? 내가 포도원을 가꾸면서 혹시 하지 않은 게 있었던가? 좋은 포도 맺기를 기다렸는데, 어찌하여 들포도가 열렸단 말인가?”

이 가사의 내용은 유대의 전형적인 재판 모습입니다. 원고는 자신이 책임을 100% 완수했다는 설명을 하고, 오직 피고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음을 고발합니다. 그래서 법정에 심판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청중을 향해 이사야는 포도원 농부가 직접 포도원에 내린 그의 판결문을 들려줍니다. 그 게 바로 포도원을 갈아엎겠다는 판결입니다. 앞에서 읽은 5-6절입니다.

5...내가 그 울타리를 걷어 먹힘을 당하게 하며 그 담을 헐어 짓밟히게 할 것이요 6내가 그것을 황폐하게 하리니 다시는 가지를 자름이나 북을 돋우지 못하여 찔레와 가시가 날 것이며 내가 또 구름에게 명하여 그 위에 비를 내리지 못하게 하리라...

어쩌면 청중들 가운데에는 포도원 주인이 너무 화가 나서 냉정을 잃은 것은 아닐까? 그래도 한두 해 정도 더 기다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혹시 소렉 포도 말고, 다른 포도를 심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이 포도원의 노래가 어떤 특정 포도원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었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이 포도원의 노래는 진짜 포도원 이야기가 아닌, 이스라엘 이야기였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청중에게 이 노래의 실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말해주었습니다. 7절,

7무릇 만군의 여호와의 포도원은 이스라엘 족속이요 그가 기뻐하시는 나무는 유다 사람이라 그들에게 정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그들에게 공의를 바라셨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

포도원의 비유를 현실에 대입하면, 먼저 포도원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포도원은 이스라엘 민족이고, 포도원에 심긴 포도나무가 유다 사람입니다. 포도원은 이스라엘 전체를, 포도나무는 이스라엘 민족을 구성하는 개인으로서의 유대인을 의미합니다. 포도원 주인이 온갖 정성을 다해 포도원을 가꾸고 나무를 돌보았다는 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사랑하시어 택하시고, 자녀 삼으시고, 모세와 선지자들을 보내 양육하셨고, 그리하여 온 세상에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신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포도원 주인인 하나님께서 마땅히 바랐던 열매가 무엇일까요? 정의와 공의입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스라엘 민족이 실제 맺은 열매는 포학과 부르짖음이었습니다. 즉 정의의 단 포도 대신 포학(피흘림)이라는 악취 나는 포도를, 공의라는 좋은 포도 대신 부르짖음(울음소리)이라는 썩은 포도를 그들이 맺은 것입니다.

우리가 볼 때에 두 포도는 너무나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 한 눈에 구분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포도원에서는 좋은 포도와 나쁜 포도가 겉으로는 전혀 구분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볼 때, 포도원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포도원 주인이 괜히 생트집 잡는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이스라엘이 겉으로 보기에는 정의와 공의가 넘치는 사회였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포도원의 노래에 사용된 단어들의 워드플레이(언어유희)가 그것을 말해줍니다. 이사야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정의를 바랬더니 도리어 포학이요, 공의를 바랬더니 도리어 부르짖음이었도다.” 우리말로는 정의와 포학, 공의와 부르짖음이 확연히 다르지만, 히브리어로는 정의(미슈파트)와 포학(미스파흐), 공의(츠다카)와 부르짖음(츠아카)가 발음상 거의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얼핏 들으면 그게 그거 같습니다.

이처럼 정의와 불의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사야의 통찰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어떤 사회든지 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지지 않는 불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북한은 인민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독재를 일삼습니다. 과거 박정희 정권도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한국식 민주주의”라는 미명으로 유신 독재를 했습니다. 5공 시대 전두환 정권은 정의사회구현이라는 이름으로 쿠데타를 정당화했지요. 아무리 타락한 교회의 목사라도 대놓고 헌금을 착취하지 않습니다. 모두 하나님 나라를 위한 예물, 성전 건축, 해외선교, 구제 등의 거룩하고 선한 명목을 앞세웁니다. 겉으로 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속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 정의/미슈파트인지 혹시 미슈파트/정의를 가장한 미스파흐/포학, 피흘림은 아닌지, 그것이 정말 공의/츠다카인지 혹시 츠다카/공의를 가장한 츠아카/부르짖음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어서 이사야는 당시 이스라엘이 왜 좋은 포도가 아닌, 썩어 냄새나는 들포도였는지, 다음의 여섯 가지 화 선포를 통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5장 뒷부분). 첫 번째 화는 이스라엘의 땅을 독차지하려는 땅 부자들에게 선포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상위 1%가 갖고 있는 부동산 총액이 55% 이하 중하위 계층 전체가 보유한 부동산과 맞먹습니다. 상위 1%의 부동산 부자들은 하위 10%의 개인들보다 평균 640배나 많은 부동산 재산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땅의 부자들에게 화가 선포되지 않는 게 이상하지요. 두 번째 화는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오직 개인의 사치와 향락에 빠진 자들에게 선포됩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005년 향락산업에 종사 중인 국내 여성의 수를 비공식적으로 70만~100만으로 집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향락 수요가 그렇게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 향락 공화국이 되어버린 한국사회에 화가 선포되는 게 마땅합니다.

세 번째 화는 일상에서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자들에게 선포됩니다. 네 번째 화도 이와 비슷한데, 선을 악이라고 하고 악을 선이라 말하는 자, 빛을 어둠이라고 하고 어둠을 빛이라 칭하는 자들에게 선포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오늘날 특히 교회 안에 많습니다. 성추행을 하고서도 당당한 목회자, 표절을 하고도 오히려 지적하는 사람을 고소하는 신학자, 차별을 거룩이라, 율법을 복음이라 가르치는 설교자, 그들에게 화가 선포될 것입니다. 다섯 번째 화는 하나님 앞에 교만한 자들에게 선포됩니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믿지, 하나님도 믿지 않고 그분의 말씀도 믿지 않습니다. 끝으로 뇌물을 받아 판결을 굽게 하는 자들에게 화가 선포됩니다. 아시아에서도 거의 하위권에 속하는 부패공화국 우리나라가 화를 피할 길이 없었는데, 혹시 이번에 김영란 법으로 화를 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하나님나라 백성들로 구성된 기독교 국가가 아닙니다. 오늘 포도원의 노래는 원래 하나님의 택한 백성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노래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말씀이 적용된다면 한국 사회 전체보다, 오히려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백성인 새 이스라엘, 즉 한국 교회에 우선 적용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 교회가 하나님이 그토록 바라시는 정의와 공의의 열매를 맺고 있는가? 한국에 개신교회라는 포도나무가 심겨진 지 벌써 120년이 지났지만, 글쎄 아직까지 정의와 공의의 열매가 한국 교회에 가득하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교회에서 부의 양극화, 사치와 향락, 거짓된 삶과 선악의 가치전도, 교만, 그리스도인, 교회 지도자들이 돈 밝히고 뇌물 수수하는 행위 등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모든 면에서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보다 더 깨끗하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어쩌면 한국교회는 좋은 포도보다 냄새 나는 썩은 들포도를 맺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른 교회 이야기할 게 아닙니다.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 교회는 어떤 열매를 맺고 있을까요? 하나님이 찾으시는 정의와 공의의 열매가 이 작은 우리 교회 안에 맺히기를 저와 여러분이 함께 힘써야 할 것입니다. 주여 우리와 함께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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