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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작은교회론” 서평
전기호 목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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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0  09: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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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작은교회론” 서평

/ 전기호 목사 (거창씨알평화교회)

   
 

교회론 책이 많이 있지만, 정말 기대하던 교회론책이 발간되어 참으로 기쁘고, 수년간 함께 기도하고 고민하였을 모든 분들께 우선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평소에 이 시대에 한국적 교회라는 건 무엇인가? 한국적 교회는 어때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종종 던지던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그 답을 주는 귀한 책이기에 더욱 반갑기 그지없다.

얼마 전 미얀마에서 있었던 CCA주관의 Asia Mission Conference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회와 크리스찬이 권력의 중심에서 소수자가 아닌 다수자의 입장으로 정치,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아시아나라에서 교회와 크리스찬은 소수자가 되어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웃 종교가 오히려 다수자인 사회에서 소수자로서의 교회들은 긴장가운데 처해있고, 오래 된 가난의 문제와 세계화가 만드는 정치사회적 갈등이 치열한 아시아 사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의 교회들은 열심히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다양한 아시아의 상황에서 우리 한국교회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었다. 엄청난 대형교회들, 세계2위라는 선교사 숫자, 인기 좋은 한류, 그런 중에도 한편으로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끼어서 쩔쩔매는 모습들, 최하 수준의 인간 삶의 질, 등등 많은 문제 속에서 한국교회는 무엇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을 마치 아시아 교회들이 나에게 던지고 있는 것 같았다.

   
 

이은선교수(생평마당 신학위원장)는, 세계교회도 혼란과 혼돈의 한반도를 보며, 그 개혁의 500주년을 기념하는 시점에 우리에게 기대하는 ‘한국적 그리스도의 교회’로 이 책 ‘한국적 작은교회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썼다. 그런 점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이 책이 영어로 번역이 되어 아시아나 세계교회에 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자, 대형 교회로 알려진 한국교회가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작고 가난한 교회와 예수따르미들의 진정한 복음 선교를 위한 땀과 눈물과 용기와 열정이 세계에 잘 알려져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보면 이 한국적 작은교회 운동은 우리나라 안에서 만의 운동이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를 향해 새로운 대안적 교회운동으로서 제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신학은 상황신학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 신학만이겠는가. 정치, 경제, 종교 모든 것은 다 상황이 만들어 내는 것 아니겠는가. 누구나 자기가 처한 맥락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국정농단 상황이었기에 촛불로 우리는 정권도 바꾸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서구신학을 쫒아왔다. 선교사가 들어오면서 하나님을 등에 업고 온 것도 아닌데, 마치 업고 온 것으로 이해하고, 그 하나님이 참 하나님인줄 알고 계속 키워왔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키워봐도 남의 하나님 같다. 세월이 자나도 내 하나님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하나님은 오래전부터 우리 역사가운데서 따로 한국적으로 자라고 계셨는데 말이다. 그래서 우선 제목에서 한국적이라는 말이 좋다. ‘적’을 빼고 그냥 ‘한국 작은교회론’ 해도 좋겠다 생각된다.

한국적 작은교회론은 발간사에서 지적하듯이 ‘중세보다 더 타락한 한국교회’라는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종교개혁 500년이 되었는데 마틴 루터의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의 진리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개혁 정신이,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교회 체제 밖의 모든 창조 생명을 외면하고, 홀로 평안을 즐기겠다는 배타적 “오직 교회”라는, 이제는 아무도 관심주지 않는 죽은 교리의 혼이 되어 대형교회방주 허공을 떠돌게 하고 있는 현실로 왜곡되었다. 한국적 작은교회론은 이런 인식하에 한국교회가 교회 밖 타자를 계속 소외시키는 왜곡된 죽은 교리로부터 ‘탈’하여 진정 생명과 평화, 정의와 상생의 창조생명 공동체로 ‘향’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은 우선 이 탈이라는 명제를 세 개의 탈, 곧 성장으로부터, 성직으로부터, 성별로부터의 탈로 요약하면서 각각의 주제에 맞는 신앙과 신학적 반성과 정의내지는, 개별 교회들의 예를 소개하면서 탈의 정신을 구체화했다. 각 꼭지들의 내용들은 생명, 평화, 정의의 창조공동체의 다양성에 잘 어울리게 교회와 신학과 신앙의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한국적 작은교회론의 교회는 기본적으로 해석이 다양한 공동체라는 이해를 기초로 하고 있다는 것을 내용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종교개혁의 ‘오직 성서’를 비롯한 문자중심 해석의 교리는 이미 배타적 교리가 되어 한국교회가 탈사회화 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교리가 되었고, 더구나 이웃 종교의 경전들과 성서가 대화하고 소통하지 않고서는 이미 다양한 전통과 문화의 혼종성이 깊이 내재돼있는 한국사회를, 교회가 평화와 화해의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견인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한국적 작은 교회론에서 강조되고 있다.

또 이 ‘탈’이란, 믿음의 일로써, 이 믿음은 마지못해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수동적 탈이 아니라 억압적 체제에 대한 강한 능동적 저항에서 비롯되는 ‘탈’로 이해된다. 민수기의 출애급 사건을 ‘탈애급’으로 읽으면서, 존재와 삶의 핵심이 기름진 음식에 있는 자기 죽임적, 노예적 삶으로부터 탈하는 것으로써, 그 체제를 향한 강한 저항을 필수로 여긴다. 그래서 한국적 작은 교회론은 교회를 또한 저항공동체로 이해한다. 함석헌은 저항하지 않는 것은 생명이 아니라고 했는데, 유기적 생명 공동체로써의 교회가 생명 진보와 진화를 위해 상황에 저항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된다. 이 저항은 크게는 곧 맘몬이 지배하는 현대 자본주의 문명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고, 나아가 동네 교회들의 숨통을 조이는 성장중심적 시장주의 마케팅전략에 대한 저항이라는 것을 책 이곳저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이 저항은 창조적 소수자로 살려는 목회자와 작은 교회들의 용기를 기초로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 용기는 남성 권력의 교회와 사회지배에 대한 도전과 함께 남,여 구별이 없는 우주 생명의 보편적 창조진화 질서의 회복을 향한 용기라고 이해되고 있다. 가부장적 아버지가 아닌 오히려 사랑과 포용의 어머니로서의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더 필요로 하는 초월적 여성신학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다양한 해석학적 공동체로서의 교회와 체제 변혁적이고, 대안적 가치체계를 향한 저항 공동체로써의 교회는 탈성장과 탈성직, 탈성별의 방향성으로 축약된다. 그래서 한국적 작은교회는 성장이 아닌 성숙을 향하며, 약함을 진정한 강함으로 이해하여 자발적 가난한 교회로써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가난한 자들의 기반위에서 세워지는 교회를 지향한다. 남성 목회자의 군주적 리더쉽으로부터 탈하여 젠더를 초월한 타자 지향적 리더쉽을 촉진하고, 남성 예수의 기독론이 아닌 보편적 우주적 관계 기독론을 지향한다. 만인 사제의 개혁정신에 의한 탈성직은 중세 ‘신부중심’의 성직주의가 현재의 ‘목사중심’으로 바뀐 것 밖에 아무 것도 없는 현실을 보면 그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작은 교회의 ‘작은’이라는 말은 계속 논쟁이 될 수 있으나, 규모나 숫자로 점쳐지는 자본주의의 판단기준을 탈하여 기본적으로 정신의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 복음의 본질은, 생명의 본질은 작음에 있다는 것은 작은자 낮은자로 오신 예수의 성육신이 증거해 주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마지막 부분에 토론회 형식의 좌담회 내용을 통해 위에서 말한 탈성직, 탈성별, 탈성장의 작은교회 운동의 핵심적 내용들을 쉽게 포착할 수 있도록 잘 정리해 놓고 있다. 또 책 마지막에는 작은교회 박람회의 연도별 취지문을 넣음으로, 어떻게 작은교회 운동이 대안적 예수살기운동으로 발전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2014년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과 함께 신앙적 신학적 변혁의 당위성을 절감하면서,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신학과 교회는 절대로 같을 수는 없다는 공감대를 만들어 주었다. 2017년에는 작은교회 박람회라는 말을 작은교회 한마당으로 바꾼 반가운 이야기와 함께, 미 제국의 크레이지 트럼프의 방한과 함께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북한을 폭격하라는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평화’라는 주제는 너무 시기적절했다고 평가된다. 이 취지문들은 작은 교회 운동이 해를 거듭하면서 우리의 콘텍스트에 더욱 집중하면서 “오직”이라는 배타적 교리에서 ‘탈’하는 눈으로 텍스트를 새롭게 읽는 작업을 통해, 타자와 소통하는 열린 영성운동으로 ‘향’하는 교회개혁에 앞장서고 있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서평을 마치면서, 아쉬운 점이라기보다 바라기는 이 한국적 작은교회론의 책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국적 작은교회론 투, 쓰리.... 이렇게 계속적으로 만들어져, 모름지기 한국적 교회론이 역사와 존재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진보되고 진화되어야 하는지를, 한국교회를 견인해 나가는 입장에서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역시 ‘한국적’이라는 말 때문에 보다 더 한국적 내용들이 포함되기를 바란다. 수행적 동양종교의 특성과 ‘성실하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더욱 성실해진다’(誠則明矣 明則誠矣)는 유교적 해석학의 내용이 소개되고 있고, 유영모, 함석헌, 김흥호등이 언급되었지만, 우리의 역사, 문화, 전통,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토착적 영성운동이나 영성가들이 더 많이 연구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렇게 보면 동학, 불교, 유교, 노,장자는 더 말할 것도 없겠다. 아무튼 앞으로도 더욱 작은교회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어 세계에 내 놓을 수 있는 ‘한국적 작은교회론’이 확고히 정립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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