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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컬 선교회' 창립 출판기념회도 열려설립취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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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8  1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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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큐메니컬 선교회'  창립  출판기념회도 열려

'“에큐메니컬 선교학” 출판기념회 및 한국에큐메니컬학회 출범식이 9월 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 책은 에든버러세계선교사대회가 개최된 1910년부터 WCC선교성명 “함께 생명을 향하여”(TTL)가 발표된 100년 기간 동안의 에큐메니컬운동의 역사와 선교신학의 주제, 그리고 “함께 생명을 향하여”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원자는 케네스 로스, 로더릭 휴, 금주섭 등 세계적인 선교학자들과 에큐메니컬 활동가 32명이 기고하였다.
   
 
이 책은 남미스페인어권과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번역하였고, 현재 독어와 불어로도 번역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7명의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번역에 참여하였고 올해 8월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판하였다.

한편, 이 책의 출판기념과 더불어,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한 번역자들과 다른 연구자들은 “한국에큐메니컬학회”를 창립하였다(회장, 양권석(성공회대학), 부회장, 최성일(한신대), 김은혜(장신대), 이찬석(협성대), 총무 정병준(서울장신대), 서기 김태연(숭실대), 회계 최상도(호신대)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아시아와 세계적 차원의 에큐메니컬 운동에 참여하였다. 21세기에 들어와 2000년 장신대에서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총회와 2013년 부산에서 세계교회협의회(WCC)총회가 개최되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에큐메니컬 신학과 운동에 대한 정치적인 음해와 무지로 인해 공개적인 학문연구와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국에큐메니컬학회”가 수면으로 올라와 공개적인 활동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는 기독교학회 안에 많은 신학관련 학회들이 있지만 에큐메니컬 신학과 운동을 공개적으로 표방하는 학회는 처음 설립되었다. 앞으로 에큐메니컬 신학과 운동을 위해 소장학자와 다음 세대를 위한 연구와 교육 마당을 펼칠 전망이다.

이날 출판과 창립의 행사는 1부 감사예배(사회 김태연 교수, 축도 이후천 목사)와 2부 출판기념회(사회 정병준 교수, 감사인사 채수일 목사), 3부 학회출범식(사회 신재식 교수, 축사 서광선 박사, 이형기 박사, 한강희 박사) 순서로 진행되었다. 
   
 
                               한국 에큐메니컬학회 설립 취지문
지금 여기 모인 사람들은 오늘의 한국 교회와 신학의 상황에 대해서 깊은 위기 의식을 공감하면서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과 신학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면서, 선교에 대해서 보다 책임적이어야 한다는 신학적 소명감을 갖고 함께 모였습니다.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선포해야 하는 신학적 제자직의 책임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여기에 왔습니다.

교회가 우리 사회의 희망이 되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온갖 구습과 악습을 유지하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는 거친 비판을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비판들이 지금 한국 교회와 신학이 가지고 있는 선교적 인식과 실천에 대해 깊은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인류의 소중한 정신적 유산들은 물론이요 모든 피조물과 인간생명까지 상품화하는 지구적 자본주의가 무절제하고 무자비하게 전개되고 있는 우리 사회 안에서, 교회가 새로운 대안이 되기보다는 소비자본주의의 첨병이 되고 있다는 비판 역시 모두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복음의 가치를 위해서 수고하는 수많은 신자들과 목회자들을 기억할 때, 결코 그렇게 일방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교회가 스스로 지배적인 문화와 질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왔던 측면들, 그리고 그 문화와 질서의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과오를 고백하고 반성하는 일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한반도는 평화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간절한 기도 가운데 있습니다. 모든 것이 아직은 불확실하고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평화의 미래를 위한 간절한 기도가 교회 안팎에서 불길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분단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증오와 적대와 폭력의 논리 앞에 굴복하고 있으며, 갈등과 분열의 땅에서 그리스도의 화해의 메시지를 선포해야하는 가장 기본적인 선교적 책임조차 제대로 감당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또한 듣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 해왔던 역할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이 교회 내외에서 일어나고 있음은 실망의 표현이면서도 동시에 기대 가득한 표현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한국 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과 신학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희생적으로 노력해 왔던 역사와 경험을 다시 한 번 숙고하면서,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새롭게 가다듬어야 하는 절실한 상황에 우리가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반성할 줄 모르는 폐쇄적 독단에 빠져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들이 한국교회의 사정을 충실히 이해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비판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선포와 선교적 참여는, 반드시 대화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하느님의 부름을 받는 그 현장은, 서로 다른 전통과 유산으로부터 자신들의 부름을 찾아서 실천하고 있는 수많은 집단과 전통들이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선포와 선교적 참여는 그러한 다양한 목소리들과의 대화 속에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겸손한 노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선포와 선교가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정말 기쁘게 전할 수 있는 길이 된다고 믿습니다.

지금의 시대는 과거에는 알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교회와 선교를 향해서 도전해 오는 시대입니다. 성과 인종, 문화적 소수자의 문제 등 과거에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들이 교회 안팎에서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뒤로 물러서 방관하거나, 도전 그 자체를 무시하거나, 아니면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은 일을 이미 답을 다 알고 있는 듯이 행세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하느님 앞에 함께 무릎 꿇고 새롭게 그 분의 음성을 듣고자 하는 겸손함과 자기 성찰적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사회는 정체성과 소속감의 경계선이 점점 더 불확실해지는 세계입니다. 한국 교회의 그리스도인들 역시 과거의 종교적 교파적 경계나 정체성에 대해서 충분히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신자들이 교파적 경계는 물론이요, 종교간 경계를 넘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큐메니컬적 감수성의 회복은 정말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종교적, 교파적 정체성들을 보다 개방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리 자신과 교회를 새롭게 설명해 보려는 노력은 단순히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려는 것이 아닙니다. 이 노력은 한 신자의 구체적인 삶과 관련된 가장 목회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나누고 있는 종교적, 혹은 교파적 경계들을 보다 건강하고도 개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때, 모든 신자들이 자신들의 일상의 삶과, 직업인으로의 삶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건강한 긴장 가운데 유지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신학은 곧 시대의 표징 읽기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하늘의 징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징조들은 분별하지 못하느냐?"(마태 16.3)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시대의 표징 읽기를 선교와 신학의 진정한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신학은 우리의 구체적 삶의 현실과 관계없이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그 본성을 해명하는 학문이기보다는, 세계와의 관계 속에서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묻고 대답하는 학문이라고 배웠습니다. 신학은 우리의 역사와 해방과 구원에 관한 질문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신학은 지금 여기에 구체적으로 서서, 하느님의 뜻과 계획안에서 그 시간과 공간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시대의 표징을 분별하는 학문이며, 동시에 지금 여기서 우리를 불러 맡기시는 특별한 선교적 소명을 읽기 위해서 수고하는 학문입니다.

이와 같은 그리스도인들의 시대의 표징 읽기와 선교적 소명 읽기는 일방적 독백이 아니라 반드시 대화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큐메니컬 선교정신은 ‘주변부를 향한 선교’를 넘어 ‘주변부로부터의 선교’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소외되고 고통당하는 이웃들의 삶을 선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변화와 회심의 요청으로 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시대의 표징 읽기는 무엇보다 먼저 주변부로부터 오는 이 요청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그리스도교 안의 다양한 전통들은 물론이요, 우리와는 다른 종교와 문화와 전통을 기초로 시대의 표징과 부름을 읽고 있는 수많은 집단들과의 대화적 관계 속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하느님의 뜻에 보다 가깝게 읽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란 심판의 때입니다. 옳고 그런 것이 모두 제 모습을 드러내는 때입니다. 위기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우리가 처한 상황과 우리가 해야 할 새로운 과제들이 새롭게 드러나는 때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다가온 진리의 새 순간입니다. 이 진리의 새 순간을 위해서, 우리는 교회에 대한 충성심을 보다 확고하게 다지면서도, 동시에 현재의 교회의 신학과 실천에 대해서 가장 자기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새로운 신학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믿습니다. 배타적 교파주의의 울타리와 폐쇄적 분과 학문주의의 경계를 과감히 열고, 우리 시대 교회가 처한 선교적 의제와 논제들을 중심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고 탐구하는 에큐메니컬적 학문 정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면면히 이어온 한국과 세계의 교회일치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면서, 교회와 선교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가장 적극적이면서도, 가장 개방적이고, 동시에 가장 겸손한 태도로 신학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겠다는 희망과 각오로 지금 여기에 우리가 있습니다. 세계사의 모든 모순이 중첩된 분단과 갈등의 땅에 평화와 생명의 새 희망을 길러내는 참다운 교회를 세우기 위해, 헌신으로 함께하는 신학 모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18년 9월 7일  한국 에큐메니컬학회 준비위원회   설립 취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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