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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전도사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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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7  12: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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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 전도사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별세
   
 
종이 잡지가 종언을 고하기 시작한 1991년 『녹색평론』 을 창간하여 지난 30년간 발행해 오신 김종철 선생의 별세(73세)에 모든 이들이 안타까움을 금지 못하고 있다. 한국인으로는 거의 처음으로 생태 사상을 연구하고 전파했으며 지속가능한 지구을 위한 유일한 생존과 생활 방식은 “농사” 라고 강조한바 있다.

김종철 선생은 1947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거쳐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연구했고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인문연구소애서도 공부했다. 이후 숭전대와 성심여대를 거쳐 영남대학교 영문과 교수로도 재직하셨다. 1970년대에 비평 활동을 시작하기 시작하여  『문학과 지성』의 편집 동인으로 활동했지만 이후  광고없는 잡지 발행에만 전념한다. 

많은 생명 환경운동가들의 지표가 되는 세계관의 변화를 ‘녹색평론’을 통하여 얻는 다. 또 1996년 부인과 함께 번역한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 배운다“ 문명에 때 묻지 않은 티벳의 ‘라다크’ 라는 마을에서 먹고 자고 지내며 기록한 생명순환을 예찬한 헤레나 호르배지라는 여성 학자의 보고서다. 이외에도 미국의 반항아 호이나키의 자서전을 번역했다.

<녹색평론>은 2020년 5~6월 172호까지 29년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발행됐다. 초창기에는 다소 급진적인 성향의 잡지가 살아 남았고, 정파와 종교를 초월한 지식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2004년부터는 대학 교원을 그만두고 <녹색평론>의 편집과 발간에 열중하며 생태주의 사상과 운동의 확대에 힘썼다.

2012년에는 한국 최초의 생태주의 정당인 '녹색당' 창당에도 참여했다. 당시 김 발행인은 '녹색당 전임강사'를 자처하며 사람들에게 녹색당을 알리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녹색당 창당 발기인 30명의 녹색당 가입 이유를 담은 <녹색당 선언>의 머리말을 쓰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고인의 유족은 부인 김태언(전 인제대 교수)씨와 아들 형수(대학 강사), 딸 정현( 『녹색평론』 편집장) 씨 등.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이며 발인은 27일(토) 이었다.
   
 
녹색평론에 대한 위키백과 설명(시인 장석주) 
 
『녹색평론』은 1991년 10월 창간된 격월간 잡지다. 창간 목적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을 치유하고 공생적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의 재건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생태의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대안을 모색한다. 서울, 대구,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에 독자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잡지에는 출판사 광고 이외에는 일반 광고가 없다.
 
발행 겸 편집인인이 김종철 씨고 편집자문위원으로 강수돌 강양구 박경미 박병상 박승옥 박용남 박혜영 송기호 윤병선 이계삼 이문재 장성익 천규석 최성각 하승수 황대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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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녹색당 당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                     

 

2012년 3월 17일  

여러분, 저는 녹색당 창당 작업을 미력이나마 돕고자 ‘녹색당 전임강사’로 자처하며 지난 몇달을 경황없이 지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전국 곳곳에서 많은 동지들이 불철주야 헌신적으로 노력한 덕분에 이 땅에서도 마침내 녹색당이 성립했습니다.

허다한 사람들이 이 척박한 한국 땅에서 지금 녹색당이라는 것은 불가능한 기획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성공했습니다. 이 성공의 의미는 결코 작은 게 아닙니다.

녹색당에 가입한 각자의 동기가 무엇이건 이제 우리는 오랫동안 외로움과 고립 속에서 무력감을 느끼며 살지 않을 수 없었던 세월과 작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녹색당이라는 틀 속에서, 사회적 약자의 인권유린과 자연파괴를 구조적으로 강요하는 삶의 양식을 근원적으로 넘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와 지혜를 나누어 갖게 되었습니다.

현실의 정치는 더러운 것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돈과 인맥과 조직력, 그리고 ‘명망성’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지금의 정치입니다. 그런데도 그 더러운 정치에 적극 개입할 것을 결심하고, 우리는 자신과 이웃을 설득하면서 녹색당을 만들었습니다. 이대로 가서는 우리들 자신과 후손의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고통스러운 인식을 그동안 우리는 공유해왔습니다. 그리하여 비록 소규모일지라도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정치적 언어로 결집한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녹색당을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기성의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방법 이외에 공론의 장에서 발언권을 획득할 길이 없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정당이라는 구태의연한 형식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세계 70여 국가의 녹색당들이 한결같이 ‘반정당적 정당’임을 표방하고 있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입니다.

‘반정당적 정당’이란, 따져보면, 자기모순적인 개념입니다. 기존의 정당이 모두 권력을 추구하고, 특정 집단이나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임에 반하여 녹색당은 권력을 추구하거나 특정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녹색당은 기본적으로 반(反)권력, 자립, 자치, 근원적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결사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녹색당의 정신은 이른바 ‘국익’과 부국강병을 지향하게 마련인 국가의 논리와 상극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의 논리를 부정하면서 동시에 부분적이나마 그것을 수용한다는 이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출현한 것이 녹색당입니다. 여기에 녹색당의 기본적인 딜레마가 있습니다. 이 딜레마를 회피하려면 애초에 녹색당을 만들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념해버리면 반생명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사회 시스템에 제동을 걸고, 방향전환을 이끌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은 생겨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녹색당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자기모순 혹은 딜레마는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닙니다. 이 딜레마로부터 녹색당은 늘 긴장 속에서 자기를 응시하고 성찰하는 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 정치가 어떻게 가능하고, 그것을 통해서 어떻게 진정으로 새로운 삶이 가능할지, 창조적인 실험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온 세계는 근본적인 방향전환 없이는 풀기 어려운 난제들로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사회는 아무런 깊은 고민 없이,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성장논리와 물신주의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이 정신적 불모지에서 녹색당이 성립했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입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이 기적을 순간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으로 가꾸어가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우리들 각자에게 맡겨진 과업입니다.

창당한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녹색당은 벌써 선거라는 가열한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아무리 내키지 않아도 이미 출범한 이상, ‘더러운 정치판’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총선에서 3%의 지지를 얻어야 비례대표 1명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고, 2% 이상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당 자체가 해산된다고 합니다. 웃기는 정당법이지만,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러나 어렵사리 만든 녹색당의 사활문제는 결국 우리들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더러운 정치’를 뒷받침하고 있는 현행 정당법을 탓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노력하면 2%의 지지가 아니라 5%, 10%도 문제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신념의 마력이라는 게 있습니다. 녹색당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들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러나 녹색당의 성공은 우리들 각자의 능동적인 참여에 의해서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현재 녹색당은 대부분 생애 최초로 정당원이 된 민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선거운동 경험도, 선거에 필요한 물적 자원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들이 합심하면 얼마든지 타개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궁극적 원리, 즉 증여의 정신과 상호부조의 원리는 바로 녹색당을 살리는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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