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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의 희년과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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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12  0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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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의 희년과 협동조합 (5)

박창수 목사(기독교경제학&사회윤리학 박사, 희년사회 연구위원, 주거권기독연대 공동대표, 서울대학교 대학원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희년 경제법의 4대 원칙을 적용한 희년 협동조합들>

희년 경제법의 4대 원칙들을 협동조합 운동에 적용하여 희년 협동조합들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다. 그 희년 협동조합들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1) 토지

희년 토지법의 원칙은 ‘토지 평등권’ 원칙이다. 토지와 관련된 협동조합으로 ‘토지협동조합’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토지협동조합을 희년 토지법의 ‘토지 평등권’ 원칙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토지협동조합의 실제 사례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바로 공동체토지신탁(Community Land Trust: CLT)일 것이다. 공동체토지신탁은 현재 미국에 257개가 존재하고 있는데, 최초로 설립된 공동체토지신탁은, Slater King과 Robert S. Swann이 Albany Georgia에 설립한 New Communities, Inc.로서, 5천 에이커의 농장을 구입하여 흑인 농부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함으로써 흑인을 보호하였다(전은호·이순자, 2쪽). 공동체토지신탁의 최초 설립자인 Swann은 공동체토지신탁의 개념을 공동체, 토지, 신탁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전은호·이순자, 3쪽).

“∙ 공동체(Community)는 신뢰를 통해 구축된 모든 인류의 공동체라는 광의적 의미와 토지신탁 내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의 주거공동체라는 협의적 의미를 모두 포함

∙ 토지(Land)는 상품으로 교환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공동체에 의해 ‘소유’되고 개인에 의해 ‘사용’될 대상으로 봄. 주택의 경우 CLT가 토지를 소유하고 주택구매자는 땅에 대한 사용권과 집에 대한 독립적 소유권을 갖게 됨

∙ 신탁(Trust)은 공동체의 토지에 대한 신뢰 또는 책무를 강조하는 것으로서, 토지는 공동체구성원에게 맡겨진 공유물로서 사적소유권에 기반을 둔 부동산신탁 등과는 구별”

희년 토지법의 관점에서, 공동체토지신탁은 그 주민들이 각자 토지를 사용하는 만큼 지대(地代, 토지 사용료)를 공동체에 납부하여, 그 공동체의 공동 재정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희년 토지법의 토지 평등권 원칙을 훌륭하게 구현한다.

2) 주택

희년 주택법의 원칙은 ‘만민 주거권’ 원칙이다. 주택과 관련된 협동조합으로 주택협동조합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주택협동조합을 희년 주택법의 ‘만인 주거권’ 원칙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주택협동조합에 가까운 실제 사례 가운데 하나는 유럽의 주택협동조합일 것이다.

“1800년대 후반 유럽의 도시지역에서 값비싼 주택을 장만하기 힘든 노동자와 가족은 똑같은 처지에 있던 동료와 친지, 마을주민들과 함께 돈을 모아 땅을 구입하고 집을 지어 주택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이 주택협동조합이다. 주택협동조합은 180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도 유럽의 주택 보급률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김성오 외 5명, 34쪽).

희년 주택법의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주택협동조합의 한계는, 출자하지 못한 극빈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을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희년 주택법은 극빈층이 임대주택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어 극빈층의 주거권을 보호한다.

3) 대부

희년 대부법의 원칙은 ‘빈민 무이자 대부 및 채무 탕감’ 원칙이다. 대부와 관련된 협동조합으로 신용협동조합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신용협동조합을 희년 대부법의 ‘빈민 무이자 대부 및 채무 탕감’ 원칙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신용협동조합에 가까운 실제 사례는 독일의 라이파이젠 신용협동조합일 것이다. 라이파이젠은 1860년대 프로이센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일하던 공무원의 이름이다(김성오 외 5명, 30-31쪽). 프로이센은 유럽의 다른 농촌지역보다 토지개혁이 빨리 이루어져 소작농보다 자영농의 비중이 훨씬 큰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토지를 경작하는 자영농민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라이파이젠은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노력했다(김성오 외 5명, 31쪽).

“그가 알아낸 바로는, 농민들은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짓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을 봄에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려 쓴 후, 가을에 수확한 농산물 대부분을 원금과 이자로 갚았다. 그 다음해 봄, 농민들은 다시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렸다. 이것이 해마다 반복되었다. 결국 가난한 농민들은 애써 농사지어 고리대금업자 배만 불려주고 자신들은 가난한 상태로 계속 남았던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파악한 후 그는 마을의 농민회의를 소집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농민들에게 제안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여러분 집안에 보관하고 있는 돈, 액수가 작던 크던 그 돈들을 모읍시다. 동전 한 닢까지 모읍시다. 그 돈을 내년 봄 가난한 농민들부터 순서를 정해 놓고 빌려줍시다. 고리대금업자들이 받는 이자의 절반만 받고…….

농민들은 라이파이젠 면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돈을 모아 조합을 결성하고 그 다음해 봄부터 조합원 농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자 농민들의 생활은 훨씬 좋아졌다. 이것이 바로 라이파이젠 신용협동조합의 출발이다.”(김성오 외 5명, 31-32쪽).

가가와 도요히코(賀川豊彦, 일본, 1888-1960, 목사, 협동조합 운동가)는 이 라이파이젠 신용협동조합에 대해,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한 기독교적 협동조합으로 매우 높이 평가했다.

“라이파이젠은 매우 진지한 기독교인이었으므로 협동조합의 수익에서, 조합원 가운데 가장 가난한 사람에게 생산 자금으로 이자 없이 융자하였다. 이렇게 해서 그는, 가난을 벗어나게 하는 데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많은 유럽 여러 나라가 그의 사례를 본받았다.”(가가와 도요히코, 98쪽).

“가장 이상적인 신용협동조합은 독일의 라이파이젠 협동조합이다. 이것은 하나의 기독교운동이다. 이들 협동조합은 가난과 개인의 손 안에 자본이 집중하는 것을 막는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가가와 도요히코, 122쪽).

희년 대부법의 관점에서 일반적으로 신용협동조합의 한계는, 대출해 간 극빈층이 도저히 갚지 못할 경우에라도 그 채무를 탕감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희년 대부법은 가난한 사람이 도저히 갚지 못할 상황이라면 안식년에 모든 채무를 탕감한다.

4) 노동

희년 노동법의 원칙은 ‘노예노동 금지, 품꾼착취 금지, 품꾼노동 지양 및 자영노동 지향’이다. 노동과 관련된 협동조합으로 노동자협동조합(직원협동조합)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노동자협동조합을 희년 노동법의 ‘노예노동 금지, 품꾼착취 금지, 품꾼노동 지양 및 자영노동 지향’ 원칙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동자협동조합에 가까운 실제 사례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노동자협동조합일 것이다.

“1800년대 중후반부터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장인들은 몇 명씩 돈을 모아 공동 작업장을 만들었다. 작업장에서 같이 일해서 만든 물건들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요리사와 서빙 노동자들도 돈을 모아 식당을 운영했다. 피아노 연주자와 바이올린 연주자들, 다른 종류의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은 돈을 모아 오케스트라 협동조합을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유럽에는 협동조합 형태의 오케스트라가 매우 많다. 이것이 바로 노동자협동조합, 혹은 직원협동조합이다. 노동자들은 돈 많은 사장이 운영하는 작업장에 취직해 임금을 받는 것보다 이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식당에 취직해서 일할 때보다 직접 만든 협동조합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인간다운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 연주자들은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활할 수 있었다.”(김성오 외 5명, 34-35쪽).

희년 노동법의 관점에서 노동자협동조합은, 노예노동을 금지하고, 임노동자 착취를 금지하며, 임노동을 지양하고, 협력적 자영노동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희년 노동법의 원칙들을 훌륭하게 구현한다.

참고문헌
가가와 도요히코 지음, 홍순명 옮김, 『우애의 경제학』, 그물코, 2009.
김성오 외 5명 지음, 『우리, 협동조합 만들자』, 도서출판 겨울나무, 2013.
전은호·이순자, “해외 공동체토지신탁제도의 동향과 시사점 - 미국 챔플레인 하우징 트러스트 사례를 중심으로”, <국토정책 Brief> 제392호, 20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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