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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20  18: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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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신앙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

골로새서 1장 16절 이하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창조 이전에 계셨고,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며,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으며, 만물이 그 안에 함께 유지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살아나심으로 만물의 으뜸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그 아들 안에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이런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주심으로 그로 말미암아 모든 만물과 화해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아들 안에서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됩니다. 그는 육신을 입어 이 땅에 오시기는 했지만 그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그 안에 품으신 하느님의 아들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는 2천 년 전 유다 땅에 태어나셨지만 그 시간과 그 공간에 얽매인 분이 아니라 태초부터 종말까지 그 안에 품으신 분입니다. 예수 안에 모든 충만을 머무르게 하셨다는 말씀이 바로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는 만물을 대표(代表)하실 수 있는 분이요, 대신(代身)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는 현재의 50억 인구만 아니라 아담으로부터 시작하여 종말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태어날 모든 인간을 그 안에 품으신 분입니다. 그 모든 인간을 대표하시며 대신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따라서 그의 죽으심은 만물의 죽음이요 만물을 대표하신 죽으심입니다. 예수님은 2천 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를 지셨지만 그 역사 이전에 있었던 모든 인간을 대표하실 뿐 아니라 그 역사 이후 앞으로 올 모든 세대의 인간을 대표하여 돌아가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만물의 죽음을 뜻합니다. 거기서 만물의 모든 죄값이 지불되었습니다. 그는 모든 인류를 대표하여 대신 죽으셨습니다. 동시에 그의 부활은 만물의 부활이 되었습니다. 모든 인류가 하느님의 아들과 더불어 다시 살아났습니다.

자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보는 창조와 구원의 역사는 태초로부터 시작하여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역사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안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에게 미치는 역사임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할 때 우리의 생각은 그가 대표하신 만물에 미치게 되며, 그가 존재하신 태초의 시간과 종말의 시간을 넘나들게 됩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의 신앙은 우주적인 성격을 지녔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이런 우주적인 신앙을 가지려면 이제까지 우리가 가졌던 좁은 사고의 틀을 깨어 버려야 합니다. 거듭나야 합니다. 나의 세계에만 집중되었던 생각, 모든 세계를 나를 중심으로 파악하던 사고 구조를 완전히 버리고 하느님의 자리에서 하느님이 생각하시고 계획하시는 그 역사를 보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 중심의 사고의 틀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역사를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을 갖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백년 미만인 인간의 일생에서 보는 역사가 아니라 태초부터 종말까지를 볼 수 있는 역사의 눈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혔던 과거의 삶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하늘부터 주어지는 새로운 능력, 새로운 지식, 새로운 통찰력으로 하느님의 세계를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거듭남이란 옹졸하고 소극적이던 생각들을 버리고 우주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으로의 탈바꿈을 의미합니다. 자기만을 사랑하고 자기 고집만을 내세우던 삶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의 우주적인 사랑을 배우는 삶을 뜻하는 것입니다. 거듭남이란 단순한 비도덕적 삶에서 도덕적인 삶으로의 변화가 아닙니다. 사고의 전환, 역사의식의 변화를 뜻합니다.

우리가 이런 우주적인 신앙을 갖게 될 때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뀔까요? 바울은 골로새서 3장에서 바뀐 삶의 모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는 먼저 위엣 것을 찾으라고 하였습니다. 땅엣 것을 생각지 말고 그리스 가 계신 위엣 것을 생각하라고 하였습니다. 시간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 영원을 생각하라는 말씀입니다. 육체에 매인 삶에서 벗어나 영의 일을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경건한 생활을 추구하라는 말씀입니다.

다음으로 사도 바울은 우주적인 신앙으로 대인 관계의 폭을 넓힐 것을 권면하였습니다(골3:9-11). 그리스도는 만유시오, 만유 안에 계시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헬라인이나 유대인, 할례당이나 무할례당, 종이나 자유인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주적인 신앙은 이런 모든 인간 차별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유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인간은 다 형제요 동등한 인격을 부여받은 하느님의 백성임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주적인 신앙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는”(골3:13) 사랑의 사회를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우주적인 사랑을 배우고 그 안에 우리가 머물게 되면 하찮은 일로 서로 오해하고 미워하는 일에서 떠나 서로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서로 사랑할 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봉사의 삶을 이룩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우주적인 신앙을 갖게 될 때 약한 자들을 도우며, 흑암에 있는 자들을 구원할 수 있는 하느님의 일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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