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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대에 오르라유경재 목사의 10분 설교
유경재 목사  |  yukj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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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5  14: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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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대에 오르라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

하박국은 유다가 망하기 직전에 활동한 예언자인 것 같습니다. 유다 말기 여호야김 같은 폭군이 착취와 억압을 일삼는 것을 보면서 하박국은 하느님께 항의성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찌하여 나로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악을 그대로 보기만 하십니까? 약탈과 폭력이 제 앞에서 벌어지고, 다툼과 시비가 그칠 사이가 없습니다. 율법이 해이하고 공의가 아주 시행되지 못합니다. 악인이 의인을 협박하니, 공의가 왜곡되고 말았습니다. 합 1:3-4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바벨론을 일으키셔서 심판하실 것을 암시하셨습니다. 실제로 유다는 3차에 걸친 바벨론의 침략을 받고 많은 왕족과 지도자들과 기술자들이 포로가 되어갔고, 기원전 586년에 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때에 다시 하박국 예언자는 바벨론의 침략과 약탈(掠奪)에 대해 항의를 하였습니다.

주님께서는 눈이 맑으시므로, 악을 보시고 참지 못하시며, 패역(悖逆)을 보고 그냥 계시지 못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배신자들을 보고만 계십니까? 악한 민족이 착한 백성을 삼키어도, 조용히만 계십니까? 1:13

하박국 예언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으려고 망대에 올랐다고 하였습니다. 예언자는 거기서 “비록 더디더라도 그 때를 기다려라. 반드시 오고야 만다. 늦어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하느님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하박국 예언자는 왜 망대에 올라가서 하느님의 대답을 기다렸을까요? 예언자가 하느님을 만나려면 골방이나 동굴에 들어가 기도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인데, 하박국은 망대에 올라가서 기다렸습니다. 여기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파수꾼인 예언자
첫째로, 하박국이 망대에 올라간 것은 그 자신을 파수꾼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에스겔 3장 17절에 “인자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으니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을 깨우치라”고 하였습니다. 예언자는 항상 예민하게 그 역사를 살펴서 그 사회를 향하여 경고의 나팔을 불어야 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그 책임을 소홀히 하여 그 사회가 심판을 받게 될 때에 예언자도 함께 심판을 받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하박국은 혼돈의 시대에 살면서 자기 자신이 바로 그 시대의 파수꾼임을 확인하면서 따라서 누구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뜻을 알아야겠다는 책임감 때문에 망대에 올랐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그 시대의 어떤 기관이나 사람보다 가장 먼저 하느님이 이루시는 역사를 살피고 그 뜻을 알아야 할 자리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교회는 이 시대의 예언자의 역할을 떠맡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교회가 이 시대의 파수꾼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파수꾼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의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바로 이 예언자의 사명을 별로 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교회는 정신을 차리고 깨어 일어나 파수꾼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망대에 올라서야 하겠습니다. 특히 오늘의 국제 정세나 우리 사회가 지극히 혼란스러운 때이기에 어느 때보다도 예언자가 필요한 때입니다. 하박국처럼 우리도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잘 알 수 없는 혼란한 시대에 어디에 그의 뜻이 있는지 묻고 호소하고 부르짖으며 하느님의 응답을 기다리기 위해 망대에 올라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어서 속히 깨어 일어나 예언자적 기능을 올바로 감당할 수 있도록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회복하여야 하겠습니다.

망대에 올라 두루 살펴라
둘째로 하박국 예언자가 망대에 오른 것은 두루 살피기 위해서입니다. 옛날 이스라엘의 성들은 산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그 성의 망대는 가장 높은 곳이며 그래서 산 아래 멀리까지 두루 살필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망대는 가장 그 시대를 잘 살필 수 있는 자리를 상징합니다. 하박국은 그 시대가 하도 혼란스러워서 무엇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게 되자 훌쩍 그는 망대에 올라가 좀 더 멀리, 좀 더 넓게 두루 살펴보고자 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오늘 한국교회가 제대로 예언자의 사명을 감당하려면 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멀리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망대에 올라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맡겨주신 예언자의 사명을 올바로 감당하려면 그의 말씀을 통하여 그 시야를 넓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데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향하여 나가는데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시야를 이 세상에 고정시켜서는 안 되고 하느님의 나라를 바라보고 영원한 생명의 세계를 비전으로 간직해야 합니다.

하박국은 망대에서 하느님의 응답을 들었는데, “더딜지라도 기다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시대가 아무리 혼란하고 문제가 아무리 많아도 조급해 하지 말고 하느님의 역사를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차분하게 하느님의 역사를 기다리는 의인들은 시대가 아무리 혼란해도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하느님의 나라를 목표로 진실한 삶을 추구해 간다는 말씀입니다.

망대에 올라 외치라
끝으로, 하박국이 망대에 오른 것은 거기서 들은 말씀을 그 백성에게 외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망대에서 선 파수꾼이 침략하는 적군을 발견하게 되면 나팔을 불어 그 성에 경고를 발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언자도 그 백성이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지 않고 우상숭배에 빠져 타락할 때 그들의 죄악을 지적하고 하느님의 심판의 경고를 전하였습니다. 한국교회도 이 사회의 불의를 지적하면서 하느님의 심판을 경고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예언자의 사명을 포기함으로 제대로 이 사회의 불의를 경고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지역주의나 사회적 불평등, 그리고 과거에 저지른 잘못들을 청산하지 못하고 그대로 안고 가면서 계속되는 불의를 향하여 교회가 제대로 경고를 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속 발전하고 변화하는 하느님의 역사를 따라 자신을 새롭게 하지 못한 채 옛 것에 안주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어리석음에 붙잡혀 있는 한국교회가 속히 그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이 사회를 일깨우고 함께 하느님 나라의 이상을 향해 나가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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