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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과 지극히 작은 자유경재 목사의 10분 설교
유경재 목사  |  yukj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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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27  16: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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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과 지극히 작은 자

유경재 목사(안동교회 원로목사)

창세기 6장에 나오는 네피림에 관한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느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사랑하여 결혼하고 거기서 낳은 자식이 바로 네피림으로 거인이요 용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나타난 하느님의 아들들이란 하느님의 세계에 속한 자들로서 인간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신적 존재들입니다. 이것은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야합을 통하여 악마와 같은 존재들인 ‘거인’들이 땅 위에 출현했다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이 타락했음을 뜻합니다. 초인간적인 존재의 출현으로 인하여 하느님이 하늘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을 갈라 놓으셨던 질서들이 파괴되어 버렸습니다. 이로써 전 우주적인 타락이 일어났습니다. 죄가 하늘과 땅에 만연하게 되었음을 뜻합니다. 이런 타락에 대해 하느님은 분명하게 그의 뜻을 계시하시며, 동시에 인간에게 심판을 선언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 하시니라. 창 6:3  간이 신적인 존재와 야합하여 초인간적인 존재가 되었다 하더라도 결국 육체로, 다시 말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머물게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거인들은 영원한 존재가 아닌 120년이라는 한계를 가진 유한한 존재로 남아 있도록 심판을 선고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거인의 출현으로 이 세계는 점점 더 깊은 타락의 구덩이로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마침내 홍수로 그 세계를 심판하시고 노아의 가족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셨습니다.

거인 본능
우리는 먼저 우리 속에, 그리고 이 세계 속에 있는 거인 본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들이 그들의 본래의 자리를 지키지 아니하고 떠나 인간의 딸들과 결합하므로 악이 본격적으로 이 땅에 거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 하느님의 아들들은 제 자리를 지키지 아니한 타락한 천사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들은 인간에게 하늘의 비밀들을 공급하므로 인간을 초인으로 만들려 하였습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머물지 아니하고 신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결국 자기를 지으신 하느님을 대적하는 것이요, 그와 같은 자리에 오르려는 교만을 뜻합니다.

옛날에는 영웅과 용사들이 나라를 지배하고 사람들을 다스렸습니다. 그런 영웅들은 대개가 신인 결합에 의해 탄생된 거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 그 영웅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대신 새로운 거인들이 출현하였습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만들어진 가공할 무기로 무장을 한 강력한 정권의 등장이나 혹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다국적 기업의 등장은 정말 초인의 힘으로 약자들을 억압하고 착취하며 지배하는 거인들입니다. 저들이 내세운 구호는 다 선하고 정의로우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신적인 것들입니다. 그런데도 정의와 평화 대신에 불의와 억압과 착취만이 일상화되어 버렸습니다.

타락한 인간 속에 아무리 신적인 요소가 주어져도 그 인간이 선하게 변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악이 날개를 얻은 것과 같아서 더욱 악해진다는 진리를 우리는 여기서 배우게 됩니다.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여 과거에는 하느님의 신비에 속하였던 것들이 점점 밝혀지고 그 비밀이 드러나므로 인간은 초인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초인이 된 인간은 결국 이 세계를 파멸로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거인이 될수록 더욱 무서운 악을 만들어 낼뿐입니다. 거인을 지향하는 이 세계 문명은 결국 스스로 파멸의 길을 향하여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구약성경 다윗의 이야기에 거인이 등장합니다. 블레셋의 장군 골리앗은 거인이었습니다. 그 거인 앞에서 이스라엘 군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목동인 다윗의 물매에 의해 그는 넘어졌고, 이스라엘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성경은 이와 같이 한때는 거인들이 나라들을 지배하고 이 세계를 다스릴 것 같이 보여도 그것은 아주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거인화 되어 가는 인간의 문명에 제동을 거셔서 그 인간들을 구원하려 하십니다. 바벨탑을 쌓으려는 인간을 흩으셔서 거인이 되지 못하게 하신 하느님, 홍수를 통해서 이 거인들을 이 땅에서 쓸어버리시고 겸손한 신앙인인 노아를 통해서 새 인간을 만드시는 하느님께서 마침내 이 거인문명을 없애버리시고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시고자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지극히 작은 자로 오신 예수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결합이 아닙니다. 그는 하느님의 아들이시지만 자신을 완전히 비우고 오셨다고 하였습니다. 신의 능력을 그대로 간직하신 채 거기에 인간의 껍데기만을 쓰신 것이 아닙니다. 그는 철저하게 신적인 것들을 모두 비우고 오셔서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초인도 거인도 아닙니다. 그는 오히려 가장 작은 자, 가장 겸손한 자,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자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는 고난 받는 종으로 오셔서 멸시와 천대를 받으시다가 마침내 자신을 희생 제물로 내어준 어린양이 되셨습니다. 그는 철저하게 인간이 되셨습니다. 그는 인간으로서 하느님 아버지께 철저하게 순종하시며, 영광을 돌리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속에 어떤 신적인 것들을 넣어주려고 오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신적인 것들과 야합된 우리를 완전히 장사지내고 철저하게 새로운 인간이 되게 하시고자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난 우리는 어떤 신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 되었다는 의미는 오히려 우리가 철저하게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철저하게 낮아지는 인간, 철저하게 겸손한 인간, 철저하게 순종하는 인간, 자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인간이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종종 성령의 은사들을 받아 초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합니다. 그런 착각에 빠진 사람들은 다 시험에 들어 결국은 잘못된 길로 가게 됩니다.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철저하게 겸손하고 낮아지는 인간이 되도록 인도하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의 영역을 끊임없이 침범하여 거인이 되고자 하는 세계 속에서, 그것이 바로 하느님의 질서를 파괴하는 죄악임을 깨닫고 지극히 작은 자가 되라고 요청하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모든 세상이 거인 문화를 지향할 때 우리 교회들만은 봉사와 섬김을 바탕으로 한 종의 문화를 전파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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