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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재현 영화의 가능성과 한계<선 오브 갓>은 좋은 영화일까?
김인주 목사  |  thpr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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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24  17: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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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재현 영화, 그 가능성과 한계

김인주 목사 (봉성교회)
   
▲ 요한복음의 예수

지금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만들어진 영화는 100편을 훨씬 넘는다. 너무 많다고 놀랄 것은 없다. 대부분 백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기준으로 본다면 단편영화나 다름 없다. 영화라는 매체가 탄생하자, 이 신기한 기술을 이용하여 복음서의 이야기를 영상화하려고 무진 노력하였다. 이전에는 상상으로만 그려보던 것을 스크린에다 옮겨보려고 계속 도전한 것이다.

과거 조형예술의 명인들이 화폭이나 조각을 통하여 보여주었던 것을 이제 우리는 영상을 통하여 본다. 올 부활절에 공개된 <선 오브 갓>을 볼 때에도,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착각이거나 단순한 기시감이 아니다. 기독교문화의 중요한 유산인 옛 명인들이 그린 성화들이 이 영화의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에 이러한 영화를 두고서 성서재현영화라 부른다. 영화평론을 과제로 삼아 글을 쓰는 최성수 박사와 이를 두고서 얘기를 주고받은 일이 있다. 그는 <십계>를 전형적인 성서재현영화로 꼽았다. 그 이야기에는 성경에 없는 것이 많이 첨가되었다. <삼손과 데릴라>도 그렇고, 세실 B. 드밀 감독은 성서를 소재로 영화로 만들 때, 달콤한 러브라인을 가미하기를 좋아하였다. 문학작품을 영화로 만들려면, 내용을 첨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종래의 성경 이해와 엇나가지 않는 범위에서 더 보충하여 전개되는 영화를 성서재현영화로 부르기로 우리 두 사람은 합의하였다.

그러면 <벤허>는 어떤가? 1959년에 윌리암 와일러가 만든 작품을 기준으로 보면, 이야기의 골격은 복음서를 의지한다. 더구나 이 영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러나, 내용은 대부분 픽션이다. 한국교회에서 좋은 영화로 평가되는 이유는, 한국개신교의 성서해석과 부딪치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장대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는 무난한 내용들이다. 단지, 아버지 요셉이 아직 생존한 것으로 처음에 나오지만, 사소한 것이기에 누구도 따지려고 하지 않았다.

이와 구분하여 성서해석영화라 불러야 할 영화들이 있다. <노아>가 여기에 해당된다. 전통적인 성경해석을 의지하는 사람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내용이 꽤 있다. 이를 거북하게 느끼는 사람에게는 불경한 영화로 분류될 수 있다. 스콜시지 감독의 <최후의 유혹>도 그런 영화였다.

설교와 비교해 보자. 청중이 원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설교가 좋은가? 그러면 회중에게 아부하는 혹은 편식하도록 방치하는 싱거운 일이 아닌가. 아니면, 과감하게 신앙인들의 안일한 선입견을 깨고자 도전하는 것도 필요한가? 답은 간단하지 않다. 청중의 수준이 관건이 될 것이다.

<선 오브 갓>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제목에서 벌써 요한복음의 눈을 통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 드러난다. 늦게서나마 네 번째 복음서의 내용이 영화화되었다는 것이 반갑다. 기적이나 수난, 부활을 영상화하는 과제는 성공적으로 해결하였다. 개신교의 관점에서는 성모 마리아가 너무 젊게 설정된 것이 눈에 거슬렸다. 십자가 장면에서도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지는 않는다. 남매처럼 보이는데, 그것도 마리아가 여동생으로 느껴진다. 예수 역의 배우는 비쥬얼로는 역대 최강인 듯, 그러나 그것이 또한 약점이다. 배용준이나 유인촌이 그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떠나지 않았다. 고대의 논쟁에서 예수의 얼굴은 흉하게 그려야 한다는 논리도 있었다. 새겨 들을 만 하다. 

중요한 질문은 끝내 남았다. 왜, 예수님은 수난을 당해야 하였는가? 어쩌면, 영상매체로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차원의 질문이 될 것이다. 성화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이 논점은 단골 메뉴였다. 그림이나 조각이, 예수님이 얼마나 처절한 고통 속에서 죽임 당했는지는 보여주지만, 그런 고난을 당한 이유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되돌아 보면, 공관복음서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다. 1979년에 누가복음을 바탕으로 <예수>라는 영상물을 대학생선교회에서 만들었다. 선교영화로 제작했기에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아쉽다. 성서를 화면에 재현한다는 기준으로 보면 가장 충실한 성서영화이다. 누가복음의 특징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토막,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여정은 꽤 실감나게 느껴졌다. 예수와 제자들은 마치 진군하는 병영의 사령부처럼 보였다.

<마태복음>이라는 영화는 이탈리아의 말썽 많은 감독 파솔리니에 의해 1964년에 만들어졌다. 당시 교황인 요한23세에게 바친다는 헌사와 더불어 전개되는 이야기는 철저히 마태복음을 따른다. 열 두 제자가 나란히 늘어선 장면에서는, 이탈리아 국가대표 축구팀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장 감동적인 화면은 십자가 아래에서 무너지는 어머니의 비통함이었다. 처음 장면에 등장한 마리아와는 전혀 다른 30년의 세월이 새겨져 있는 얼굴이었다. 출연배우로 파솔리니의 이름이 오르는 것으로 볼 때, 감독의 아내 혹은 딸이 출연했다고 추정된다. 바하의 마태수난곡 마지막 곡이 배경으로 활용되었는데, 어느 영화팬의 감상대로, 소름끼치는 장면이다.

예수전 영화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주저하지 않고 나는 선택한다. <왕중왕>. 1927년에 세실 B. 드밀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이는 마가복음 영화라 할 만하다. 마가복음의 시각을 확실히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열 살 정도의 소년 마가요한을 등장시켜 극을 전개한다. 흑백 무성영화이지만, 아직도 감동을 주는 화면이다.

50년 전에 이 영화는 우리말로 더빙을 하여, 각 교회를 찾아 선교영화로 상영되었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에서도 발전기를 활용하여 불신자들까지 마을사람들을 모아 놓고 복음서의 내용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 없기에, 확언할 수는 없다. 한국 전체에서 상영한 것인지, 아니면 미국남장로교 선교지역인 호남과 제주를 순회한 것인지는. 여러 사람에게 그 기억을 떠올리도록 유도하였지만, 1961년에 니콜라스 레이가 만든 총천연색 성서역사극 <왕 중 왕>을 기억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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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주
(112.XXX.XXX.10)
복음서를 영상으로 재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가?
(2014-04-24 18:14:5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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