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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예수님의 실수
김인주 기자  |  thpr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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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10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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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의 실수(마 15:21-28)

김인주 목사(제주 봉성교회)
   
 
1973년 영화 “추억”은 한국에 상영되지 않았다. 극장에 걸린다고 광고하며 많이 소개하였다. 영화 이야기는 소설로 풀어서 신문에 연재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왜 수입되지 못하였을까? 정치와 사회 문제에 서슴지 않고 발언하며 시위에 앞장서는 여주인공과, 엄친아로 많은 시선을 받는 남주인공이 등장한다. 학창시절 그리고 이차대전을 치르며 가정을 이룬다.

남주인공은 영화 작가로 활동하는데, 헐리웃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을 대거 조사하던 시절에, 시대의 광풍을 벗어나기 위해 헤어진다는 결말이었다. 영화인들이 모이던 조그만 모임도 이유 없이 도청되는 살벌한 분위기가 시대 상황이었다. 이렇게 매카시즘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여서 불편했다는 게 한국에서 상영 금지의 이유였다고 추측해 본다.

1950년 2월 9일 미국 상원의원 조셉 매카시(1908-57)는 국무부에서 공산주의자 205명이 암약 중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폭로는 미국 전역을 들끓게 했다. 위스콘신 주의 검사였던 그는 1946년 상원의원에 당선되었고, 과장되고 편견이 심한 애국심이 작동하면서 1952년 재선에 성공했다. 상원 외교관계위원회에서의 증언에서는 '정식등록을 한 공산주의자'가 어느 부서의 누구인지 단 한 사람의 이름도 밝히지 못했다.

많은 조사에도 불구하고 물증은 없었고,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종국에는 군대에도 문제인물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일방적인 추궁을 반복하는 지루한 청문회를 진행하였다. 세간의 지지를 얻지 못하며 1954년에 사태는 마감되었다. 이러한 흑백논리는 지금도 매카시즘이라고 부른다.

토론에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제압하는 것은 어렵다. 애초 목표가 잘못 설정되었기 때문이다. 남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다른 의견을 듣고 나의 생각을 수정하고 확장하는 것이 좋은 태도이다. 처음에 설정했던 과제를 다듬어서 더 깊은 문제를 새로운 목표로 정하는 게 소득이 많은 대화와 토론의 방법일 것이다.

가나안 여인이 예수님께 딸을 고쳐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한다. 단순한 만남 혹은 대화가 아니다. 예수님은 무시하고 지나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논쟁의 달인 예수님도 이 주제에 대해서는 준비가 덜 되었나? 아니면, 이방인에 대한 편견을 쉽게 넘지 못하던 처음 교회의 분위기가 여기에 반영된 것인가? 이 장면에서 예수님은 매정하다. 좋게만 해석하기에는 어려운 질문들이 생겨나는 본문이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다.” 심한 편견과 독설이 나온다.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엄마의 보호본능이 작동했는지, 용기를 가지고 담대하게 예수님의 허를 찌른다. 이러한 절박함이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 예수님이 짐짓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면, 짓궂은 사람이었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그나마, 마지막 순간 예수님은 잘못을 알아차렸고, 확실하게 태도를 바꾸고 칭찬하며 고쳐주신다.

배제와 혐오는 분명 성경의 가르침을 매우 벗어난 것이다. 2년 전 제주사회와 교회는 예멘 난민의 주제를 놓고 여러 의견이 부딪혔다. 불안하게 예측했던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시내에서 폭행을 당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낯선 문화, 색다른 사람에 대해 매우 경직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흑과 백으로 확실하게 진영을 나누며 이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도 회색분자라고 공격하는 잘못된 매카시즘일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국면이다. 교회의 활동에서 감염되는 일이 일어날세라 염려스러운 면도 있다. 혹여 내가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악성 바이러스가 남에게 전파되는 기회를 줄인다고 생각하자.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병자가 되고, 내 몸에 들어오지 않으면 건강하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감염되지 않았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이만, 접촉한 사람들 중에서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 각 사람의 건강 상태 그리고 면역의 능력이 관건이다. 이 바이러스가 지구촌에 널리 퍼지나, 그 위력은 아무 것도 아닌 평범한 독소로 자리매김하는 때가 어서 오길 바란다.

이를 두고서 나의 습관이나 위생상태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는 것은 바른 태도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정죄하거나 비난하는 일에는 훨씬 조심스러워야 한다. 이를 중국이나 우한 지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거나 교회박해에 대한 징벌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이다. 나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이웃에 대해서는 너그러워야 한다. 우리를 향한 시선은 날카로워도 좋지만, 적을 대하여서는 한층 철저하게 내 생각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

세상에는 인과관계로 엮어 쉽게 판단하지 못할 일도 많다. 주님께서도 “실로암에서 망대가 무너져 치어 죽은 열여덟 사람이 예루살렘에 거한 다른 모든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누가복음 13:4)고 하시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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