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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사역지, 교회 밖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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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1  14: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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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임 사역지, 교회 밖에도 있다

박천응 목사(안산이주민센터 대표, 장신대, 뉴욕대, 인하대학교에서 다문화로 박사)
*  기독공보에 실렸던 내용으로 공론이 필요하여 필자 허락을 받아서 올립니다(편집자)    

국내 청년 실업 문제와 함께 신학대학원 졸업자들의 임지 문제가 심각하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경제 활동 인구는 약 2663만 명이고, 2500만 명이 1만 2000여 직종에서 일한다. 그런데 지난 10년 간 28개 대표기업의 총 매출액은 212% 증가했지만, 전체 직원의 수는 18퍼센트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기업의 성장과 고용은 비례한다'는 말은 억측이 돼버렸다.

교회를 기업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교회도 기업의 성장 논리에 따라 '한국교회가 부흥하기 때문에 신학생을 많이 뽑아도 임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해 왔다. 또한 부교역자의 증가가 교인수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에는 8731교회에 1만 8121명의 목사와 3215명의 전임전도사, 4308명의 교육전도사가 있다.(2014, 12월 현재) 2016년 2월 장신대 신대원생 졸업생은 332명이고, 전국에서 매년 배출되는 본교단 신대원생은 820여 명 이다. 그러나 이들이 전임전도사로 나가는 경우는 고작 20~50%로 신대원 졸업자의 실업률은 50% 이상이나 된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신대원 졸업생들의 현 상황은 몇 가지 시대적 변화가 반영된 결과이다. 첫째는 교세의 감소이다. 교세 감소는 교회의 헌금의 감소, 헌금의 감소는 곧 부교역자 청빙의 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부교역자 청빙이 중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짐을 감안하면 신대원 졸업자의 부교역자 임지의 축소는 곧 중대형교회의 위기로도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교회들의 심방 및 구역 예배의 급격한 축소와 관련 된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 가족 중심의 개인주의적 생활 형태 및 개인의 정보와 사생활 보호의식이 증가하면서 교인들이 목화자의 심방을 그리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어떤 교회는 담임 목사가 구역장들만 당회장실에서 모아 대화의 시간을 통해 심방을 대체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심방과 구역 활성화를 위한 부교역자의 필요성이 교회마다 감소하게 된 것이다. 세 번째는 평신도 리더십의 부상과 관련 된다. 과거 목회자 중심의 시대는 가고 평신도의 교회 참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셀 목회 등은 목회자가 셀의 리더가 아니라 평신도가 셀의 지도가가 된다. 평신도 지도자의 부상은 부교역자 청빙 요구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네 번째는 신학대학의 신대원 정원의 증대에 있다. 신대원생의 수급조정에 문제 제기가 있어 왔으나 일부 교회 지도자들은 세계선교를 위한 선교사로 파송 하면 된다며 막무가내로 정원 증원을 추동했다. 그러나 실상은 무리한 학교 건축과 비용 증가를 학생 수로 채우려는 발상을 선교 논리로 포장 한 것이었고, 선교 후원금도 줄어들어 철수하는 선교사들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대원생 증가와 세계선교 확대는 억지 주장에 가깝다.

그렇다면 위기의 신대원 졸업자 임지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무엇일까? 필자는 우선 사회선교사 제도의 도입이라고 생각한다. 선교의 현장은 교회 밖에 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긍휼사역의 현장에 신대원 졸업자들이 소신껏 진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목사가 단지 1만 2000여 직업 중 하나인 것처럼 '교회 강단에서 설교하는 자'로 묶어 두고 있다. 비록 교회 부교역자 임지는 부족하지만 사회선교 현장에서 목회자들의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물론 교회와 사회선교 현장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는 있다. 교회 밖 선교 현장은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하다. 현재의 신대원생 졸업자들을 사회선교 현장으로 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총회가 '사회선교사 제도'를 적극 도입해 뒷받침해 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목사의 이중직 허용이다. 장로교 합동 측 100주년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년 간 교인 수는 4.8% 줄고 목사는 2.1% 증가했으며, 교회 수는 4.2%로 더 많이 늘어났다. 이는 임지가 없는 신대원 졸업생들이 교회 개척의 길을 선택한 결과이다.

그러나 미자립 개척교회에서는 기본적인 생계가 어렵다. 가족들의 도움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웃 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최근 생활고를 겪는 미자립 교회 목회자들이 이중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감리교는 인건비가 아닌 교회 경상비 예산 3500만 원으로 그 기준을 삼았다. 이중직에 대해 논란은 있지만 이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목회자가 가능한 사회라는 것에 대한 반영이다. 총회가 신대원 졸업자를 책임질 수 없다면 신대원 졸업자가 스스로 자기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길이라도 열어주어야 한다.

세 번째는 신학대학의 구조조정이다. 학생 수를 늘려서 대학 재정을 충당하는 시대는 끝났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는 오히려 학생 수의 감축을 요구한다. 따라서 현재 신대원 학생 수의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다. 신대원생 수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전환해 신대원 수급 조절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네 번째는 고소득, 고액 퇴직금 수령 목회자들의 물질만능의식 개선이다. 목회자는 은퇴하면 총회로부터 연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사택과 수년간 기존에 받던 사례비의 70%정도, 그리고 전별금으로 많은 돈을 받는다. 볼썽사나운 징조들이다. 물질이 부족해 사명을 받고도 갈 곳이 없는 신대원생들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기엔 오늘날 선배 목회자들의 책임이 너무 크다. 위기에 처한 신대원생들의 임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대형교회와 선배 목회자들의 반성과 성찰을 통한 대안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국내에서 목사가 되려면 보통 학부 4년, 신대원 3년은 기본이고 대학원까지 마치면 보통 9년 이상을 수학한 고학력자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목사고시 합격률도 평균 40%선이다. 목사고시를 보고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전도사 2년 정도의 수련 기간이 경과 돼야 한다. 목사들이 평균 교회학교 때부터 교회에 다닌 것을 가정하면 상당한 교회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갈 곳이 없다.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생활을 한다. 더 이상 신대원 졸업생의 임지 문제를 개인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로 치부하기엔 한국교회의 앞날이 너무 암담하기만 하다. 이에 교단의 지도자들은 유럽교회가 왜 관광지가 되거나 사회시설, 무슬림 집회장소, 술집으로 변해 가고 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 뼈를 깎는 자기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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