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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신학자, 제주도에서 첫 부흥회
홍인식 목사, 제주 성산교회에서
제주도 성산읍 성산교회(안광덕 목사)는 제주노회의 중견 교회이다. 이 교회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해방신학자인 홍인식 목사가 부흥회를 한다는 소식에 큰 화제이다. 성산포교회에 부임한지 10년 차인 안 목사는 한 때 서울에서 잘 나가는 중견 목회자였으며 우리 교단 중견 목회자운동의 실무자로 한목협(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중요한 멤버로도 활동한 바 있다.
또 안 목사는 현재 제주노회 서기로도 봉사하고 있다. 이쯤되면 교권 인사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해방신학자로 최근에 순천중앙교회에 부임한 홍인식 목사를 부흥사경회의 강사로 모시는 것이다. 홍 목사는 그 동안 맥시코 장로교 신학대학의 교수로 재직했다. 이미 쿠바장로교신학교에서도 교수를 지내고 장신대, 갈릴리신학대학원 등 여러 곳에서 강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제 60을 넘은 이 두 목사를 감히 과거와 같은 이념적 틀로 낙인 찍는 이들은 없다. 홍 목사의 경우 학문적으로 전공한 해방신학을 이제 국내의 목회현장(순천중앙교회)에서 실험을 하는 것인데 대형교회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통 장로교회 출신들이고 공부도 목회도 할 만큼 했고 지역사회에서나 총회, 목회자 세계에서 검증이 된 이들이다. 다만 그 동안 그 의미가 왜곡되고 잘못된 ‘해방’이라는 용어와 그 뒤에 신학이 붙은 해방신학, 남아메리카라는 경험 속에서 상황화로 인해 신학이 개신교인 한국에서 어떻게 실제화될 것인지 궁금하다.
사실 예수는 인간을 죄와 악에서 해방시키고자 이 땅에 오신 것이다. 그리고 불의한 사회체제인 구조악과 인간의 욕심, 명예, 과시 등 세속적인 욕망으로부터도 해방되어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해방신학은 불의한 체제와 악의 굴레로부터 인간이 놓임을 받아야 하고 자유하고 은혜로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복을 누려야 하는 것이 복음이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신학적 도그마와 잘못된 교리와 번영신학, 값싼은혜의 개인화 된 복음 등으로 부터도 우리는 놓임을 받아야 한다. 진짜 해방신학은 바로 이러한 가짜 복음, 허세와 허영과의 투쟁이다. 갈릴리의 예수를 알아가고 예수로 살기를 결단하는 것이다. 얄팍한 인간의 욕망과 기복신앙을 부채질 하는 이단신학과 신앙을 떨치고 건강하고 성경적인 신앙으로 거듭나는 것이 바로 진짜 부흥회가 아닌가?
성산포교회 부흥사경회 합니다.
주제: "오라, 구원하시고 해방자이신 예수님을 힘써 알자!"
강사: 홍인식 목사(순천중앙교회 담임)
때: 2월 20일(월) -22일(수) 새벽, 저녁 |
이 부흥회의 강사는 홍인식 목사다. 그는 중학교 시절 부모를 따라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파라과이 아순시온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장사도 하고 사업도 하고 공부를 했다. 그후 페루 리마의 서점에서 '해방신학' 이라는 책을 보게 된다. 이 책은 페루의 신부이며 화란의 루팽대학에서 공부한 구스따보 구띠에레스(Gustavo Gutierrez)의 해방신학(리베라시옹)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성 염 교수가 번역하여 한 때 국내에서는 금서였다) 이 책과의 만남으로 그의 인생은 큰 전환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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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9월 101회 총회에서 동문들과 함께 한 안광덕 목사 |
그는 목회자가 되기로 작정하면서 가족과 상의한다. 장신대 기교과 출신인 부인의 권유로 장신대에서 와서 공부를 하고 안수를 받은 후 선교사의 신분으로 다시 남미로 돌아간다. 그리고 해방신학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위하여 아르헨티나에서 미구엘 보니노 교수에게 공부하면서 훗날 해방신학 동지가 되는 성정모 교수(아르헨티나 감리교 대학의 교수)와 함께 개신교인으로는 처음으로 해방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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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미에서 성정모 교수(우)와 홍인식 교수(좌) |
그리고 그 학교와 쿠바장로회신학교 교수를 하다가 서울 현대교회의 청빙을 받아 목회를 한다. 그리고 다시 130년 전통의 멕시코장로회신학교 교수로 청빙 받아 사역을 하다가 작년 말에 순천 지역의 모교회라고 할 수 있는 순천중앙교회로 부임한다. 그 과정에서 해방신학에 대한 번역서와 장로교 신학자의 눈으로 본 해방신학에 관한 저서를 낸다.
몇 년 전, 직접 맥시코를 방문하여 홍인식 교수를 만나 취재한 바 있는 조 헌 기자는 페이스 북에서 최근 이렇게 쓰고 있다.
3년 전 남미 브라질 상파울루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취재를 간 적이 있습니다. 가톨릭 프란치스코교종이 등장한 이후 해방신학적 처지에서 정의를 부르짖었기에 해방신학의 현장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남미의 중심에서 해방신학의 최고학자로 존경 받는 분이 한인 1.5세인 성정모 박사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고, 또 남미사회에 아름다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그 변화의 주역이 또한 해방신학자인 남미교포 홍인식 목사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놀랐지요.
그 홍인식 목사가 지난 4월 순천중앙교회에 부임했습니다. 해방신학은 여전히 세계 신학의 주류이지만, 보수우익을 대변하는 한국 개신교 주류에서는 해방신학을 빨갱이신학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큰 교단인 통합에서, 그것도 순천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모교회인 순천중앙교회가 그를 담임으로 초청한 것을 의외였지요. 그가 순천중앙교회에 부임한지 8개월. 순천중앙교회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제가 그 교회를 찾고, 홍 목사를 만났습니다.
(홍인식 목사 관련 기사, 보기)
그후 조 헌 기자는 그 내용을 기사화하였다. 그리고 오는 2월 12일 홍인식 목사는 그의 교회가 소속한 순천남노회로부터 순천중앙교회의 위임목사로 파송식(위임식)을 갖는다. 그리고 그 다음 주간인 20일에 제주도의 성산교회에서 해방신학자로서는 첫 부흥회를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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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인식 목사의 해방신학에 관한 번역서와 저작들 |
남미의 해방신학자 부흥사 이바브침례교회와 키비치 목사
중남미는 콜럼버스의 남미 진출 이후 500여 년간 가톨릭이 독점적 지위를 누려 온 남미에서 최근 20~30년 사이 개신교 신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남미의 대표적인 두 나라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도 90%대의 가톨릭이 60~70%로 줄고, 개신교가 10~20%대로 올라서고 있다.
개신교의 성장은 '예수 믿으면 복받는다‘ 는 식의 번영 신학을 앞세운 오순절 계통과 신은사 운동 그룹이 이끌고 있다. 70~80년대 군부독재와 부패, 빈부 격차의 고조 속에서 개인 구원과 번영을 추구하는 세속적 가치가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도 번영 신학보다는 해방신학적 목회로 '가치와 성장'을 함께 견인한 교회인 이바브침례교회가 한국에 소개되었다. 예배당은 음악 공연장 같으며 강대상이나 딱딱한 의자를 찾아볼 수 없고 객석과 거리를 두지 않은 무대 화면에선 묵상류의 화면과 음악이 흐르고, 객석은 단순한 플라스틱 의자들이 줄 맞추어 놓여 있다.
이 교회 담임 에드 르네 키비츠(50)다. 그는 침례교 신학교를 나온 침례교 목사지만 상파울로 감신대 인문법대학장으로 해방신학 2세대 선두주자인 재브라질 교포 1.5세 성정모 교수로부터 해방신학을 배우고, 신앙와 현장의 연대를 강조한 통전적 선교를 실행하는 목사다. 이 교회엔 일요일이면 3000명이 모여든다.
또 페이스북 친구가 키리츠 목사에게 12만명, 교회 페이지에 5만 6000명에 이른다. 그의 설교 동영상엔 매주 230만 명이 접속해 듣는다. 독재에 대한 비판자에게 공산주의자와 빨갱이로 덧씌우기는 한국이나 남미나 매한가지여서 그도 때론 '공산주의자'란 매도를 당하기도 하지만,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매주 수백 킬로를 달려오는 이들도 있다. 교인 가운데 70%가 25∼39세의 청년층이다.
이성적 지성인이나 젊은이들이 갈 교회가 없다고 하소연하며 교회를 급격히 떠나고 있음에도, 그리스도적 본래 정신이나 진보적 가치를 앞세우면 신자들이 외면한다는 생각이 만연해 있는 한국교회에 큰 시사점을 던져 주는 교회가 아닐 수 없다. 그를 인터뷰한 휴심정의 조헌 기자는 10가지를 '키비츠의 목회 신십계명'으로 정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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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는 사랑으로 이루어진다'는 표어가 쓰인 벽면 앞에 선 이바브침례교회 키리츠 목사 |
1. 정의는 사랑으로 이루어진다
정의는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사랑의 실천과 연대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이 슬로건은 이 교회가 지난 연말 모금 운동을 전개할 때 내세운 것이다. 교회는 40만 달러를 모금해 정의를 실현하는 37개 NGO를 돕고 있다.
2. 반쪽의 복음을 전체적으로 살려 내라
영적인 문제나 죽음 이후만 다루는 게 복음이 아니라는 게 키리츠 목사가 따르는 통전적 신앙관이다. 그는 "하나님은 떠다니는 영만 창조한 게 아니다"며 "이 땅 위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를 말해 놓은 게 복음"이라고 말한다.
3.현장에 길이 있다
젊은 시절 인디오와 아프리카인들 속으로 들어가 사역을 하면서 '복음의 핵심이 현장'에 있음을 터득한 그는 삶과 별개가 아니라 삶과 직결된 게 복음이기 때문에, 추상적인 이야기에 머물러선 안 되며 현실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교회가 정치적 입장을 세우지 않을지라도, 신자들이 토론을 해 정치 사회문제에 무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종 청소를 비롯한 인권 침해 등 명백히 하나님나라에 반대되는 정책에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4. 약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는 하나님나라를 세워라
키리츠 목사는 일부만 복을 누리고 나머지는 희생되는 계급 사회가 아니라 형제애를 바탕으로 한 사회라며, 약자와 무능력자를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한다.
5. 교회 건물이 아니라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이 계신다
이바브교회는 25년간 부지를 빌려 천막에서 예배를 드려 왔다. 교회 신축은 더 이상 이 땅의 임대가 불가능해진 최근에야 이뤄졌다. 헌금의 대부분을 건물에 쓰는 일을 해선 안 되며 형제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게 이 교회의 지향이었다.
6. 교회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교회를 세우라
그는 예수님이 새벽마다 교회에 나오라거나 시도 때도 없이 교회서 살라고 하지 않았다면서 예수님이 원했던 것 이상을 원하지 마라고 한다. 그는 "교회에서 사는 것은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교회는 1주일에 한 번만 오라"고 말한다.
7. 교회 안에 머물지 말고 사람들 안에 머물라
가정과 직장, 마을 일에 충실하며 그곳에서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게 신앙인이라고 한다. 그는 "진정한 복음이란 교회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안에 머물면서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8. 대중성이 아니라 저항력을 길러라
키리츠 목사는 그리스도교는 애초 대중의 종교가 아니라 강력한 소수의 믿음으로 시작된 종교였다고 한다. 예수님도 겨자씨와 늑대 사이의 양 한 마리 이야기를 통해 온 세상을 지배하려는 권력에 대항해 어떻게 하나님 현존의 모습을 지켜 내느냐를 중요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 교회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브라질에서 개신교의 힘을 확대하는 것보다 이 세상적·세속적 욕망의 힘이 이렇게 커 가는데 어떻게 저항의 힘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진정한 힘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다.
9. 다른 교회를 모방하지 마라
키리츠 목사도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는 "저 목사처럼 되고 싶다", "저런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자아를 찾고, 자신만의 소명을 찾아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단다. 그는 모방이 아니라 자신과 소명을 찾을 때가 목회가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말한다.
10. 영성이 깨어날 침묵의 시간을 가져라
키리츠 목사는 1주일에 5회 한 시간씩 핸드폰도 두고 홀로 온전한 침묵 속에서 뛴다. 그는 사람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들음으로 성숙되며, 읽는 것보다 침묵 속에서 영성이 기지개를 켠다고 말한다. |
